한화 김승연 회장, 재미동포 로버트 김 만나

로버트 김 수감 당시 남몰래 후원 인연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미군 해군 장교로 복무하며 우리 정부에 정보를 알려준 혐의로 옥고를 치룬 로버트 김을 만났다.

한화그룹은 29일 김승연 회장이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재미동포 로버트 김을 만나 환담을 나눴다고 밝혔다.

최근 출간한 '로버트 김의 편지' 출판기념회를 위해 한국을 찾은 로버트 김은 과거 어려운 시기에 남몰래 도움을 준 김승연 회장을 이날 감사차 방문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사진 오른쪽)은 9월 29일 오후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로버트 김(사진 왼쪽)을 만나 환담을 나눴다.(사진=한화그룹)

로버트 김은 1996년 미국 해군정보분석관으로 근무하던 당시 미국 정부가 한국 측에 알려주지 않은 정보를 주미대사관에 알려준 혐의로 체포되어 징역 9년에 보호관찰 3년형을 받았다. 당시 로버트 김에 대한 사연을 접한 김승연 회장은 가장의 부재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그의 가족들의 생활비를 남몰래 지원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2005년 보호관찰 집행정지로 자유의 몸이 된 뒤 한 라디오방송의 인터뷰에서 로버트 김이 과거를 회고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김승연 회장은 이날 자리에서 "20년 전 선생님께서 겪은 고초를 언론으로 접하면서, 많은 국민들은 선생님께 '빚을 졌다'는 생각을 했고, 저 역시 작은 뜻을 전한 것도 그런 마음에서였다"는 소회를 전했다.

이어 "한화그룹의 창업이념이 기업의 경영활동으로 국가에 보답하자는 '사업보국'"이라며 "'성공해서 고국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선생님의 신념과도 뜻을 같이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로버트 김은 김승연 회장의 도움으로 석방 후 8여년 간 매주 지인과 후원자들에게 쓴 편지 중 80여편을 추려 '로버트 김의 편지'를 내고 지난 21일 서울에서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