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미래창조과학부 국정감사에 이어 27일로 예정됐던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도 결국 파행으로 끝났다.
특히 방통위 국감에는 피감기관 증인들마저 마치 짠 것처럼 지각을 하는가 하면,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오전 내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야당 위원들을 펄쩍 뛰게 만들었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야당 위원들은 27일 오전 10시가 훌쩍 넘어도 증인들이 출석하지 않자 “고발을 검토하겠다”며 경고했지만, 방통위 관계자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누구도 방통위 상임위원들이 어디에 있는지, 왜 출석을 안 하는지, 또 최성준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지 입을 열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신상진 미방위원장이 피감기관장들을 종용해 국정감사 출석을 방해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방통위 김재홍 부위원장은 “국정감사 개회를 놓고 여야 간 합의가 안 됐다는 얘기를 듣고, 정식 개회 전에는 들어가지 않는 게 좋겠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는 말로 지각의 변을 했다가 “그 얘기 누구한테 들었냐”는 추궁을 받기도 했다.
25분가량 늦게 모습을 드러낸 박홍근 방심위원장은 왜 늦었냐는 거듭된 질문에 설명은 않고 “죄송하다”는 말만 번복했다.
결국 야당 미방위원들은 국정감사장을 잠시 벗어나 긴급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계속된 미방위원장과 여당의 국정감사 참석 거부와, 불참한 최성준 방통위원장에 대한 입장과 대책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였다.
논의를 마치고 돌아온 박홍근 미방위 야당 간사 등은 연거푸 국정감사를 거부한 여당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국민의 명령, 헌법이 명시한 국정감사를 진행하지 못했다”며 유감도 표했다. 또한 신상진 미방위원장이 피감기관장 출석을 막았다면 국회 윤리위원회에 고발하는 것을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은 최성준 방통위원장이 법관 출신임을 강조하면서 “법을 잘 아는 분이 법리 이행을 하지 않는다”면서 “방통위원장 고발과 윤리위원회 제소를 검토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후 2시 국회 본관 627호 미방위 회의실. 오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최성준 위원장이 돌연 국정감사장에 들어와 자리에 착석했다. 왜 오전 국정감사 때 출석하지 않았냐는 기자들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대신 30분가량 늦게 국정감사장에 들어온 야당 위원들의 추궁이 나오자 그제야 정식으로 “송구스럽다”며 사과했다.
최 위원장 불참 사태가 진정되자 야당 위원들은 다시 한 번 여당의 국정감사 참여를 촉구했다. 이날 단독 국감을 강행하지는 않았지만, 29일 예정된 원자력안전위원회 국정감사 때부터는 야당 단독 으로라도 관련법에 의거 국정감사를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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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방위원들은 국회의원회관으로, 피감기관 관계자들은 국회 주변으로 흩어졌다. 만에 하나 오늘이라도 여당 의원들이 국정감사 참여 의사를 밝힐 수 있으므로 일단 대기 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그럼에도 여당 의원들은 오후 6시가 다 되도록 국정감사장에 나타나지 않았고, 야당 위원들은 다시 한 번 성명서를 내고 여당 의원들의 대승적인 결단과 협조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