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새 주인을 가리는 미국 대통령 선거전의 막이 본격적으로 올랐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26일(현지 시각) 첫 TV 토론을 통해 한 판 승부를 벌였다.
미국 뉴욕 주 헴프스테드 호프스트라 대학에서 열린 두 후보 간 1차 TV토론은 90분 동안 진행됐다. 이날 토론회 내내 두 후보는 인신 공격에 가까운 주장을 펼치면서 열띤 승부를 벌였다.
둘은 미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첫 토론회인데다 두 후보가 워낙 첨예하게 맞서는 상황이라 IT 쪽 이슈는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다.
하지만 사이버 보안 문제 등 일부 이슈에선 두 후보가 팽팽한 견해차를 보여 관심을 끌었다.
아스테크니카에 따르면 이날 토론회 끝무렵에 진행자인 레스터 홀트 NBC 앵커는 “이 나라에서 매일 일어나고 있는 21세기 전쟁에 대해 얘기해보자”면서 “우리 조직이 사이버 공격을 받고 잇으며, 비밀들이 도난당하고 있다”고 말을 꺼냈다.
이와 함께 누가 미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주도하고 있으며, 이런 공격에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 지에 대해 질문했다.
■ 민주당 전당대회 해킹엔 "러시아 소행" vs "경선 불공정"
두 후보는 사이버 보안이 정말 중요하다는 점에 대해선 의견 일치를 봤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선 팽팽하게 맞섰다.
특히 두 후보는 민주당 전당대회 해킹 사건을 놓고 팽팽하게 맞섰다.
클린턴은 민주당 전당대회 배후가 러시아라고 주장했다. 이날 클린턴은 “러시아가 사이버공격을 하고 있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푸틴 대통령이 거칠면서도 긴 게임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민주당 전당대회 해킹 사건보다 더 중요한 건 ‘불공정한 경선’이라고 맞받아쳤다.
트럼프는 “클린턴은 자꾸 러시아가 배후라고 주장한다. 맞을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 어쩌면 중국이 그랬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민주당 경선 과정이 (클린턴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 의원에게 매우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전당대회 직전인 지난 7월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민주당 내부 이메일을 공개했다. 당시 폭로된 이메일로 민주당 경선 과정이 힐러리 클린턴에게 유리하게 조정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트럼프가 지적한 것은 바로 그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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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또 이슬람국가(ISIS)를 비롯한 테러 단체들을 거론하면서 “사이버 보안은 여러 정책 중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 부분에 대해선 클린턴도 같은 생각이었다. 힐러리 클린턴은 트럼프 발언 이후 반박 기회를 갖자 “기술 기업들과 함께 ISIS가 인터넷을 통해 우리나라와 유럽에 있는 여러 사람들을 직접 지목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