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안희정 기자]"처음엔 안 하려고 했어요. 카카오헤어샵으로 얼마나 많은 이익을 낼지 확신이 들지 않았죠. 그렇지만 전 국민이 사용하는 메신저라는데, 그냥 가만히 있을 수도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대구 한 대형마트 앞에 위치한 민스헤어는 입지 조건만 놓고보면 불리한 여건에 놓인 케이스다. 주변으로 비슷한 헤어샵만 세 개가 있고, 얼마 전에는 대형마트 안에도 대형 프렌차이즈 헤어샵이 입점했다. 소규모 헤어샵 입장에서 만만치 않은 경쟁 환경이다. 카카오 헤어샵 참여를 결정한 배경에는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절박함도 포함됐다.
아직 초반이라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민스헤어는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 파워를 고려해 참여한 카카오 헤어샵 서비스를 통해 O2O의 힘을 체감하고 있다. 카카오헤어샵을 통해 7월엔 오픈 이래 최고 매출을 찍었고, 매일매일 신규 손님도 늘고 있다.
헤어샵이 이전보다 잘 굴러간다는 것은 민기선 원장의 표정에도 그대로 묻어난다. 불리한 입지 조건이지만 프랜차이즈 헤어샵과 붙어도 해볼만하다는 자신감도 진하게 엿보인다.
앞서 언급했지만 카카오헤어샵에 참여할 당시만 해도 성공 가능성에 대한 민 원장의 반신반의였다.
"전국에 8만9천개가 넘는 미용실이 있고, 대구에는 5천개가 있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 곳 가겟세도 만만치 않고 단순 시술 가격 할인만으론 손님을 끌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게다가 헤어디자이너도 계속 교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카카오헤어샵에 들어가는게 맞을까 고민했죠. 예약이 잡혔을 때 손발이 맞아야 하는데, 이게 될까? 의문이 들었어요."
민 원장은 카카오헤어샵 입점 전엔 이러한 고민을 했지만, 막상 입점하고 나니 카카오헤어샵이라는 매니저가 24시간 대기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따로 예약 담당 매니저가 없어도, 예약 관리가 수월했다.
게다가 그동안 단골손님 위주로 돌아가던 헤어샵에 신규 손님이 들어오자 모든 헤어디자이너들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단합도 됐다. 일거리가 더 늘어나니 힘든 것보단 신바람이 났다고 말했다.
"생각보다 카카오헤어샵에서 광고를 많이 안 하더라고요. 출시 당시 이걸 하는 것인지 마는것인지 (외부에) 딱히 티가 나지 않았어요. 그런데 손님들이 먼저 알고 예약과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신규로 오는 손님들은 다 카카오로 오시더라고요."
카카오헤어샵 수수료를 걱정하지 않은 건 아니다. 그런데 수수료보단 광고효과를 생각하니 남는 장사였다. 헤어샵 이용자의 리뷰 한 건이 소중했다. 블로그나 전단지 등 다른 광고 수단이 필요 없게 됐기 때문이다.
"헤어샵을 오픈하고 난 후 최고 매출을 찍었어요. 꼭 카카오때문은 아닐 수도 있어요. 여름휴가철이 헤어샵은 성수기거든요. 그렇지만 영향은 분명히 있어요. 신규 고객을 보면 알 수 있죠."
민 원장은 카카오헤어샵을 통해 모든 헤어디자이너들의 열정이 다시 살아났다고 설명했다. 칼퇴근 했던 디자이너들이 예약도 더 잡고 늦게까지 일한다고 한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민스헤어가 카카오헤어샵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는 비결을 물었다.
"카카오헤어샵의 하트 기능을 잘 활용하세요. 저는 시술하고 있는 손님께 '휴대폰이 잠시 쉬고 있네요! 하트 한 번만 눌러주세요'라고 말하곤 해요. 하트는 관심 미용실을 뜻하는데, 하트 개수와 리뷰로 인해 헤어샵이 해당 지역에서 상위권에 노출될 수 있거든요."
그는 카카오헤어샵을 한 단어로 말하면 희망이라고 말했다. 신규 손님 창출뿐만 아니라 문자나 블로그보다 광고효과가 가장 크기 때문이다. 한눈에 대구 시내 헤어샵을 다 볼 수 있다는 것도 굉장한 도움이 된다. 잘되는 헤어샵을 분석도 하고, 덩달아 긴장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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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카카오헤어샵에 원하는 건 뭘까. 기자가 물어보자마자 수첩을 펼치고 그동안 정리해 뒀던 것을 가감없이 말했다.
"디자이너마다 장점이 있고, 할 수 있는 시술이 있고 없는 게 있어요. 그 디자이너만 할 수 있는 메뉴를 따로 만들어줬으면 좋겠어요. 특정 디자이너한테만 손님이 몰리는 경우도 있는데 그 디자이너가 모든걸 다 할 수 있는건 아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