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디어텍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내놓을까?
미디어텍 CEO가 한 취재진에 답한 내용을 두고 숱한 추측이 오간다. 퀄컴 AP를 직접 만들기도 하면서 대량으로 구매하는 삼성전자다. 자체 개발 AP 엑시노스 시리즈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중저가형 스마트폰에 미디어텍 AP를 채택할 것이란 보도까지 나온다.
최근 미디어텍이 진행한 테크포럼에서 일어난 일 때문이다. 밍카이 차이 미디어텍 회장은 대만 현지 취재진의 갤럭시노트7 배터리 문제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삼성은 우리의 고객이기 때문에 관련 내용에 응답할 수 없다”며 “애플과도 비즈니스 관계를 갖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중저가폰 AP가 미디어텍의 주력 사업이다. 이런 가운데 CEO가 삼성을 현재 고객이라고 표현하자 내년에 미디어텍 AP를 탑재한 삼성 중저가 스마트폰이 나올 수 있다는 보도가 이어진 것.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우선 대만 현지 경제연구단체의 애널리스트 애리사 리우는 “삼성을 등에 업은 미디어텍이 마진 개선은 몰라도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를 거머쥐었다”며 “삼성이 내년 미디어텍 칩셋 출하량의 10%를 차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스위스계 투자은행 크레딧스위스의 랜디 애이브람스 애널리스트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그는 “삼성이 미디어텍 칩셋을 수년째 테스트용으로 쓰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구매로 이어지는 파트너십 관계를 아직 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텍이 꾸준히 해외 시장으로 나가려는 최근 행보에 이같은 이야기는 더 많이 나올 전망이다.
이 회사는 중화권 스마트폰 제조사의 급성장에 글로벌 점유율 2위 AP 업체 자리까지 올랐지만, 영업이익률이 떨어지고 있다. 새로운 고객군을 찾아 사업을 성장시켜야 한다는 점을 우선 과제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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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디어텍은 자사 AP가 쓰인 LG전자 X파워의 미국 시장 출시 계획을 직접 밝히고 나섰다. 스마트폰 제조사나 대리 판매를 맡는 통신사가 아니라 AP 회사가 마케팅 전면에 나선 것이다.
반도체 업계가 직접 마케팅 전면에 나서는 경우는 드물다. ‘인텔 인사이드’로 잘 알려진 인텔의 공동 마케팅도 PC회사의 마케팅 일부를 보조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