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장 진출과 확대에 나선 국내 IT업체가 정부의 세심한 지원과 관심을 촉구했다. 현지 정착시 제도·물리적 부담을 덜고, 세계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마케팅, 기술개발, 전문인력 채용과 육성, 투자유치와 기업간 협력 등에 정부의 체계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래부와 수출지원기관은 2일 네트워크장비업체 판교 다산네트웍스 사옥에서 간담회를 열고 국내 ICT수출기업 10곳의 임원들과 만났다. 감소세인 ICT수출을 다시 활성화하기 위해 보완, 개선 중인 수출지원체계 발전방향을 소개하고, 각 수출기업별 애로사항을 듣는 자리였다.
간담회에 참여한 기업들은 ▲현지 시장 및 제도에 대한 정보 공유 ▲해외전시회 참가 및 해외마케팅 지원 ▲글로벌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제품 및 기술개발 지원 ▲중소·중견 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 강화와 정책금융의 대기업 편중 문제 해소 ▲정보보호 및 클라우드 각 분야 현지 전문가 육성을 위한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미래부는 한국 수출 30%를 차지하는 ICT산업 수출 활성화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기업 애로를 즉시 해소하고, 중장기적으로는 K-ICT 전략 등을 통한 ICT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지난 8월 발족한 '민관합동 K-ICT 수출지원반'을 매월 운영해 ICT기업 애로사항 발굴과 해소에 주력하기로 했다. 빈번한 애로사항 해소 매뉴얼을 만들어 기업 및 유관기관과 공유할 예정이다. ICT해외동향정보사이트(conex.or.kr)를 통해 온라인 수출 원스톱 지원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KOTRA 수출지원기관과 협업해 자금지원 등 애로사항을 해소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K-ICT전략으로 지능정보, 정보보호, IoT, 5G, 디지털콘텐츠, SW 등 차세대 수출품목과 서비스 개발을 중장기 집중 추진한다. 5개 항목을 ICT 10대전략산업에 포함해 R&D지원 강화, 세제 지원 확대, 융합활성화, 수출저변확대, 시범프로젝트 확대, 활용저해 규제 개선 등 작업을 이어가겠다는 설명이다.
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은 "미래부는 ICT 기업이 수출 및 해외진출을 보다 활발히 추진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과 자원을 집중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또 "미래부와 정부 차원의 ICT사업을 통해 국내 기업들이 세계 시장 성공 사례를 만들고 우리나라를 ICT강국이 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협력해 나가겠다"며 "정부의 역할뿐아니라 민간이 힘을 합쳐 함께 수출 기회를 키워 나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재유 제2차관 외에도 류제명 SW정책과장, 국제협력총괄담당관(송경희 과장), 이재형 융합신산업과장, 서성일 정보통신정책과장이 참석했다. 유관기관에선 김득중 NIPA 글로벌사업단장, 홍승표 IITP기술정책단장, 양창준 KAIT통계정보센터실장, 소영술 KOTRA IT사업단장, 수출입은행 서비스산업금융부 조인규 팀장이 함께 자리했다.
이들에게 애로사항과 정책관련 의견을 내기 위한 ICT수출기업으로 마이다스아이티(정승식 부사장), 윈스(조학수 전무), 하이디어솔루션즈(이승엽 대표), 영림원소프트랩(권영범 대표), 와이즈넛(강용성 대표), 마인즈랩(유태준 대표), 다산네트웍스(남민우 대표), 진명통신(김중일 대표), 스코넥엔터테인먼트(최정환 부사장), 이노피아테크(장만호 대표)가 참석했다.
정승식 마이다스아이티 부사장은 "동남아지역에 새로 진출시 현지 노동법, 세법, 기업설립, VISA 발급 등을 진행하기가 어려운데, NIPA 글로벌사업단에서 법률적 측면을 지원해 주면 기업은 현지 사업에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싱가포르 몇 군데엔 현지 사무실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 있다고 알고 있고 우리도 러시아와 싱가포르 진출할 때 도움을 받았는데, KOTRA나 수출기업센터 사무실 쓸 수 있게 해 주면 호텔같은 곳에서 일할 때보다 훨씬 업무수행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엽 하이디어솔루션즈 대표는 "유럽에선 수십년 된 '텔레케어'라는 서비스 시장이 한국에서는 이제 태동하는데, 이런 분야 사업하는 창업 초기 기업들에게 인센티브가 있었으면 한다"며 "영국에서 우리와 똑같은 서비스 제공하는 회사는 복지부 방문요양서비스를 대체하고 있는데 우리는 복지부 예산이 있어도 경쟁사가 없다는 이유로 조달등록(MARS)을 못하는, 이 얘길 복지부에 하면 조달청에 얘기하라고 답하는 그런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권영범 영림원소프트랩 대표는 "SW 글로벌 진출에는 클라우드로 가는 게 가장 좋은데, 국내 SW기업이 많이 영세해 아무리 정부 R&D지원으로 기막힌 SW를 만들었어도 해외 나가기 위해 필요한 마케팅, 브랜드 알리는 데 드는 상당한 기간과 비용 충당하기 어렵다"며 "한국 기업들이 브랜드 알리려면 개별 기업으로 승산 없다 보고 힘을 합쳐야겠고, 솔루션을 통합해 고객 입장에서 골라 쓸 수 있게 만들면 상생효과 가질 테니 R&D 지원도 그런 관점에서 데이터호환이나 시스템통합 등 준비되게 지원해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용성 와이즈넛 대표 "온라인쇼핑몰 입점 판매자가 한번에 여러 언어권 사이트에 콘텐츠 올릴 수 있는 '크로스보더 세일즈 플랫폼'이란 솔루션에서 다국어처리, 검색, 텍스트마이닝 기술을 제공하는데, 그걸 중국에서 일본, 독일로 확장하려고 준비 중"이라며 "SW업체간의 솔루션 패키지 구성 말고, 다른 관점의 융합도 필요하지 않을까, 하드웨어, 네트워크, SW 등 분야마다 요구사항도 관점도 조금씩 다른데 융합하려면 누구와 협업해야 할지 정보가 필요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태준 마인즈랩 대표는 "우리는 미국 SW시장에 진출해 현지법인 설립하고 성공 레퍼런스를 갖고 확산하려고 하는 초기 기업 입장이고 KOTRA에 수출인큐베이터 신청 하기도 했었는데, GCS(종합적인 수출형R&D지원사업)같은 맞춤형서비스가 우리에게 도움이 될 거 같다"며 "현지 시장에 맞는 제품 패키징, 홍보, 영업, 마케팅, 투자유치하는 과정에 맞춤형 지원이 이뤄지면 우리 제품을 안정적으로 확대,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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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민우 다산네트웍스 대표는 "정부가 해 줄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는데 효과적으로 안 되는 건 아쉽다 … 여전히 정부 예산으로 SW를 개발해 잘 보급하려는 현상, 여전히 SW기업들이 국가산하기관과 경쟁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잘 찾아 보시고 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내 줘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공적개발원조(ODA)가 다리 놓고 길 닦고 하는 건설업 위주인 반면 일본이나 중국은 IT인프라로 넘어간지 오래인데, 기존 대기업과 건설업에 쏠려 있는 ODA를 신성장동력에 힘 싣도록 미래부가 나서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만호 이노피아테크 대표는 "삼성전자 임베디드SW개발파트너로 인도 사업자와 계약해 차세대 방송단말 기기를 납품할 예정이고, 중국 타이완 업체보다 요구사항 충족면에서 경쟁력이 있지만 아직 매출수준은 중소기업이다"라며 "글로벌사업자로서 곧 네덜란드 IBC(암스테르담 방송장비박람회)참가할 때 단독관, 기업단독부스가 지원됐으면 하고, 현지 사업장이나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 물류 및 서비스를 정부차원에서 인프라 갖춘 회사와 계약하거나 그런 법인 세워서 그 쪽과 우리가 계약하게 하는 제도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