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최근 애플이 아일랜드 정부로부터 부당하게 세금 혜택을 받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유럽 규제기관인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아예 아일랜드 정부에 130억 유로(한화 약 16조원) 가량의 세금을 받아내라고 명령했다.
이런 가운데 애플이 또 다른 거대 시장인 중국에서도 세금 특혜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 사이트 쿼츠는 1일(현지 시각) 애플이 거대 시장인 중국에서도 세금을 덜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애플 영업 실적과 세금 납부를 위해 따로 떼놓은 예산을 토대로 세금 혜택을 받고 있다는 것이 쿼츠의 주장이다.
이 같은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쿼츠는 애플이 지난 해 10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 나온 수치를 인용했다.
당시 애플은 2015 회계연도에 미국 내 세금으로 161억 달러, 그외 지역에 29억 달러를 지출했다고 보고했다. 애플의 회계연도는 매년 10월에 시작된다.
애플은 2015 회계연도에 중국에서 230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쿼츠에 따르면 중국 법인세는 25%다. 미국 세율(33%)과 최근 문제가 된 아일랜드 세율(12%)의 중간 수준이다.
중국 법인세 세율 25%를 적용할 경우 57억5천만 달러에 이른다. 애플이 해외지역 세금으로 할당한 29억 달러를 훨씬 웃도는 액수가 나온다.
쿼츠는 “애플이 29억 달러 세금을 (EU 등에 한 푼도 안내고) 중국에서만 지불한 것으로 계산하더라도 12.6% 세율을 적용받았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 애플, 특허사용료 대부분 아일랜드 법인으로 귀속
당연한 얘기지만 애플의 해외 세금 29억 달러 중 가장 많은 부분은 EU에 납부됐을 가능성이 많다. 유럽은 미국에 이어 애플에겐 시장 규모 면에서 두 번째를 자랑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그 뿐 아니다. 애플은 통상적으로 특허 관련 사용권 상당 부분을 아일랜드 법인으로 귀속시키고 있다. 따라서 애플이 중국에서 아이폰을 판매하더라도 지적재산권 사용료 명목으로 아일랜드로 보내고 있다.
결국 애플은 중국에서 벌어들인 매출 상당 부분을 아일랜드로 귀속시킨 뒤 세금 혜택을 받았을 가능성이 많다. 그렇게 하지 않고선 29억 달러를 갖고 미국 이외 지역의 세금 문제를 전부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게 쿼츠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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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아일랜드에서 세금 특혜 논란에 휘말린 것은 이런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세계 각지에서 아이폰 판매 등을 통해 얻은 수익 중 상당 부분을 합법적으로 아일랜드로 이전한 뒤 낮은 세율을 적용받은 셈이기 때문이다.
물론 애플이 아일랜드에서 탈세를 한 건 아니다. 아일랜드 정부가 애플에 낮은 세율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 EC는 ‘부당한 국가 보조금’으로 간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