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보다 10배 무거운 별, 탄생의 비밀 풀리나

과학입력 :2016/08/31 10:51    수정: 2016/08/31 10:52

국내 연구진이 멀고 두꺼운 분자구름 속에서 진행되는 무거운 별의 탄생 과정을 알아낼 중요한 단서를 발견했다.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은 조세형 연구위원 등은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의 단일 망원경을 활용해 무거운 별이 탄생 과정에서 방출하는 메이저를 검출하고, 이를 아타카마 전파간섭계(ALMA)로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우주에서는 수많은 별들이 탄생과 죽음을 반복하고 있는데, 이 중 태양보다 10배 이상 무거운 별의 탄생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가벼운 별의 탄생과 달리 멀고 두꺼운 분자구름 속에서 진행돼 관측이 더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거운 별 주변에는 여러 분자들이 함께 존재해, 이 중 물(H2O) 및 일산화규소(SiO)가 방출하는 메이저를 측정해 원시성 위치 및 활동성을 연구하는 단서로 삼을 수 있다. 메이저는 전파의 일종으로 우주의 메이저는 주로 만기형 별과 별 탄생 영역, 그리고 활동성 은하에서 관측된다.

G19.61-0.23 천체의 전파 영상. 왼쪽 그림은 ALMA로 관측한 86GHz 대역 전파의 영상. 밝게 보이는 A, B, C, D, E, F 성분으로 나타냈으며 이 중 B 성분이 SiO 메이저(흰색 등고선)와 겹쳐져 SiO 메이저 위치를 확인했다. 오른쪽 그림은 ALMA로 관측한 B 성분을 공간 분해능이 더 높은 JVLA의 43GHz 대역 전파로 관측한 결과다. B 성분은 남북의 두 구역으로 분리됐고 이 중 북쪽의 성분이 SiO 메이저(흰색 및 빨강 등고선)들과 연계됐다.

별이 탄생하는 영역에서 물(H2O) 메이저는 천 개 이상의 천체에서 많이 발견됐으나 일산화규소(SiO) 메이저는 지금까지 다섯 개 천체에서만 관측됐다. 연구팀이 이번에 관측한 일산화규소 메이저 방출원인 ‘G19.61-0.23’와 ‘G75.78+0.34’는 각각 여섯 번째와 일곱 번째 일산화규소 메이저 방출 천체로 확정됐다.

메이저 방출원인 G19.61-0.23는 거리가 약 4만1천 광년 떨어진 거대 분자구름 내에 있는 별 탄생영역이다. 매우 뜨거운 고밀도 분자구름 핵들이 존재하며 이번 일산화규소 메이저가 발견된 곳 중 하나이다. G75.78+0.34는 거리가 약 1만8천 광년 떨어진 천체로 G19.61-0.23과 비슷한 특성을 갖는 천체다. 이곳 역시 이번 일산화규소 메이저가 발견된 강한 밀리미터 대역 연속파 전파원 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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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형 연구위원은 “일산화규소 메이저는 밀도 및 온도가 높은 영역의 무거운 원시성(아기별) 근처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에, 다른 파장대의 관측으로는 알기 어려운 원시성 위치 및 활동성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며 “KVN과 ALMA를 통해 계속적으로 별의 탄생 과정을 연구해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한국 천문학자가 주도한 ALMA 관측에 의한 첫 번째 논문 성과이며, 해당논문은 미국 천체물리학저널 8월호에 게재됐다. ALMA는 미국국립과학재단(NSF), 유럽남반구천문대(ESO), 일본자연과학연구기구(NINS)가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 건설해 운영하는 국제적 천문관측장비로, 한국천문연구원은 2013년부터 동아시아 지역 ALMA 컨소시엄의 파트너로 참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