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널리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 수명을 지금의 2배로 늘려 줄 수 있는 신기술이 소개됐다. 내년 상용화 계획을 통해 소비자기기용 배터리 시장에 변화를 예고했다.
미국 지디넷은 17일(현지시각) 매사추세츠공대(MIT) 스핀아웃 기업 '솔리드에너지시스템즈'가 음극재(anode material)로 흑연 대신 리튬금속호일(lithium-metal foil)을 사용하는 표준 리튬이온 배터리의 대체 기술을 만들어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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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이 배터리에 쓰이는 금속호일이 더 많은 이온을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높은 에너지 밀도를 달성할 수 있다. 달리 표현하자면 이 배터리를 통해 기존 웨어러블, 스마트폰, 전기차, 드론과 같은 기기의 작동 시간을 늘릴 수 있다는 얘기다.
치차오 후 솔리드에너지 최고경영자(CEO)는 "2배 수준의 에너지 밀도를 통해 기존 제품과 용량이 같은 배터리 크기를 절반으로 만들 수 있고, 또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같은 크기에 2배로 오래 가는 배터리를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체 코팅 기법과 새로운 고효율 이온화 액체 물질의 결합이 솔리드에너지의 기술에 바탕이 됐다"고 덧붙였다.
후 CEO에 따르면 솔리드에너지의 첫 배터리 제품은 드론 기기용으로 오는 11월 출시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용 배터리도 내년초에, 그리고 전기차용 배터리도 내후년중에 내놓을 계획이다. 그는 1회 충전으로 400마일(약 644km)을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 상용화를 꿈꾸는데, 이는 요즘 핫한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에서도 기술적으로 구현할 수 있으나 아직 배터리팩의 단가를 적정 수준에 맞추지 못하고 있는 수준의 기술이다. 대신 테슬라는 오는 2025년에 500마일 주행이 가능한 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고 한다.
후 CEO는 MIT 박사 후 과정(post-doc)을 마치는 동안 이 회사의 배터리를 공동 발명했다. 그는 2012년 일련의 발명상을 수상했고, 솔리드에너지는 2차례 펀딩 라운드를 통해 1천650만달러 투자금을 유치했다. 여기에는 후 CEO가 지난해 아이폰6에 탑재되는 형태의 절반 크기 배터리 프로토타입을 시연한 뒤 받은 투자금 1천200만달러가 포함돼 있다. 해당 배터리 용량은 2.0암페어시로 아이폰6 모델에 내장된 1.8암페어시 용량 배터리보다도 컸다.
MIT 측에 따르면 연구진들은 오랫동안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대안이 될만한 리튬금속 배터리의 잠재력을 모색해 왔으나, 그간 배터리의 전해질에 반응할 물질의 부작용을 극복하지 못했다.
후 CEO는 이 분야에 몇 가지 진전을 가져왔다. 초박형 호일을 사용해 배터리 크기 자체를 줄일 수 있게 만들었고, 고온에서도 안전하게 쓸 수 있는 불연성 및 비휘발성 배터리를 만들 수 있게 했다. 그는 배터리의 호일을 얇은 고체 전해질로 감싸는 방법을 썼다. 이는 리튬금속배터리가 작동하기 위해 열을 필료로 하지 않게 만들었다. 일반적인 리튬금속배터리는 섭씨 80도 이상의 환경에서만 작동하는데, 이런 제약을 극복한 것이다. 또 그는 불연성 액체 전해질과 리튬금속이 부적절하게 반응하는 걸 막기 위한 방법의 발명에도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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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한국에서도 차세대 전기차 전지로 주목받고 있는 배터리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이 커졌다는 소식이 있었다. 당시 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연구팀이 리튬이온전지 대비 10배 용량을 얻을 수 있는 리튬공기전지의 상용화에 필수적인 촉매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연구성과가 소개됐다. 전기차를 비롯한 주요 제품을 위한 차세대 대용량 배터리 기술 개발 경쟁이 한층 심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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