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김태진 기자)“1998년에는 해저케이블 비중이 73%, 위성이 27%를 차지했지만 이제는 해저케이블이 99%, 위성이 1%를 차지한다.”
과거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국제행사 중계 도중 ‘위성 수신 상태가 고르지 못해 화면이 고르지 못한 점 양해 부탁드린다’는 자막을 종종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안내가 사라졌다. 스포츠 중계의 경우 위성을 사용하지 않고 해저케이블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7일 KT에 따르면, 1962년 7월 위성 ‘텔스타 1호’를 이용해 미국-유럽 간 첫 TV 중계가 시작된 이후 대부분 통신위성을 이용해 이뤄지던 해외 스포츠 중계가 해저케이블 기반의 ‘국제방송중계망’을 통해 시청자에게 전달된다.
한국의 경우 1982년 스페인 월드컵부터 2004년 아테네 올림픽까지 통신위성 기반의 ‘국제방송중계망을’ 활용해 해외 스포츠 중계를 해왔지만 현재는 일회성 국제방송중계에만 위성을 이용하고 있다.
오히려 HDTV급 이상 고화질 다채널 콘텐츠를 제공하거나 장기간 안정적 중계가 필요한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주요 국제대회는 해저케이블을 이용한다. 지난 6일 개막한 ‘2016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역시 마찬가지다.
과거 위성 기반의 국제방송중계망은 지상파방송3사가 동일한 경기 혹은 최대 2개의 경기를 선택해 중계할 수밖에 없었지만 해저케이블을 통한 중계는 방송사별로 최소 6개 이상 채널을 제공할 수 있다. 이는 해저케이블 전송용량이 위성 대비 약 5만3천배에 이르기 때문이다.
또 위성통신의 경우 대기나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고 ‘태양간섭’이나 비로 인해 위성전파가 산란되거나 흡수돼 신호강도나 낮아지는 ‘강우감쇄’로 인해 통신 품질에 이상이 생기거나 일시적으로 통신이 중단되는 단점을 갖고 있었다.
특히, 그동안 국제방송중계뿐만 아니라 해외 트래픽의 대부분을 위성을 이용했으나 구글 등 해외 사이트 접속률과 콘텐츠 이용량이 증가하면서 최근에는 해저케이블을 통해 99%의 국제 트래픽이 처리된다.
머리카락보다 가는 1/8mm 광섬유 한 가닥으로 250만명이 각각 다른 8Mbps급 HD화질의 영상을 동시에 시청할 수 있고, 700Mbyte 용량의 영화를 1초에 3천500여편까지 전송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65Km 1069Tbps 용량의 해저케이블이 278개 시스템에 의해 해외 트래픽을 전달하고 있으며 운용 사업자만 340여곳에 이른다.
한국에는 총 10개 해저 케이블이 연결돼 있으며 그 중 KT 해저케이블 통합관제센터(SNOC, Submarine Network Operation Center)가 몌추2, 쳐추, KJCN 등 총 7개 해저케이블을 운용 중이다.
KT는 SNOC를 통해 77.53Tbps 용량의 해저케이블을 운용하고 있으며 내년 NCP 국제해저케이블이 개통될 경우 총 157.53Tbps를 책임지게 된다. 이는 국내에 육양돼 있는 10개 국제해저케이블 총 179.77Tbps 용량의 88%를 차지한다.
특히, KT는 안정적인 리우 올림픽 중계를 위해 부산 송정에서 시작하는 FNAL 해저케이블을 통해 LA의 One Wilshire 데이터 센터를 연결하고, 미국 내 설치된 KT의 전송장비가 OBS(Olympic Broadcasting Service)가 보유한 미국-브라질 간 해저케이블을 연결해 브라질 국제방송센터를 통해 생생한 올림픽 영상을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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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규 KT 네트워크운용본부장은 “한국과 브라질을 잇는 국제방송중계망은 다양한 루트로 설계돼 있다”며 “전송로는 링형망으로 4중화로 되어 있고 추가 복구 전송로까지 확보해 전체 6중화로 지금까지의 국제대회 방송중계망보다 안정성에 더욱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진과 같은 천재지변이나 선박으로 인한 해저케이블 장애와 같은 긴급 상황 발생 시 LA가 아닌 뉴욕에 위치한 데이터센터로 연결할 수 있기 때문에 즉시 우회복구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