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10%선까지 올라온 알뜰폰이 성장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업계 자구의 노력과 정부 지원 등에 힘입어 하반기 이동통신 시장에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지난 2일 미래창조과학부는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ㆍ녹색소비자연대와 함께 용산역 대합실에서 알뜰폰 홍보 등 ‘합리적 통신소비 캠페인’을 전개했다.
이 자리에서 미래부 최재유 제2차관은 “1만원 등 저렴한 데이터 중심 요금제 등을 통해 알뜰폰 점유율은 현행 10% 수준에서 12~13%대까지 올리겠다”고 밝혔다.
또 윤석구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은 “연내에는 어렵겠지만 멤버십 혜택 강화 등을 통해 알뜰폰 점유율을 15%까지 올릴 것”이란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 6월 기준 알뜰폰 가입자 수는 639만7천277명으로, 전체 이통 시장의 10.64%에 달한다.
이날 알뜰폰 사업자들은 지난 달 정부가 내놓은 ‘통신시장 경쟁정책 추진 계획’ 중 전파사용료 감면 1년 연장과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 방침 등에 긍정적인 평가와 반응을 보였다.
또 정부 지원을 기반으로 다양한 멤버십 혜택과 차별화된 요금제로 가입자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에 중장기적으로 점유율 15% 진입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아직 알뜰폰 사업자들의 재무구조가 취약하고, 이통 3사 대비 협상력도 떨어져 자생하는 데 있어 여러 난관이 예상된다.
■알뜰폰, 아직도 첩첩산중
현재 국내에는 CJ헬로모바일, SK텔링크, KT엠모바일, 미디어로그 등 약 20개에 달하는 알뜰폰 사업자가 존재한다.
하지만 상위 몇 개 사업자를 제외하고 대부분 사업자들이 제대로 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적자이거나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넘는 정도다. 저렴한 요금제 탓에 가입자 당 평균수익(ARPU)은 이통 3사의 3분의 1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가입자 점유율 10%를 넘어선 지금까지도 재무구조가 취약하고, 이통 3사와의 협상력도 떨어진다는 지적은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의미다.
이처럼 2011년 시작된 알뜰폰 시장이 점유율 10%에서 성장 곡선을 끌어올리지 못하는 이유로는 홍보여력 부족과 오프라인 유통점이 없다는 한계가 꼽힌다. 우체국 외에 오프라인 유통점이 없다보니 가입자 확대에 어려움이 있다. 그나마 우체국에 입점한 알뜰폰 사업자 수도 10곳에 불과하다.
오픈라인 창구가 필요하지만 윤석구 한국알뜰폰사업자협회장은 “언감생심”이라는 입장이다. 오프라인 유통에 드는 지원금을 사업자들이 지불할 여력이 없어서다.
온라인 판매처 역시 ‘알뜰폰 허브’란 사이트가 운영되고 있지만 홍보 부족과 사업자 간 이해관계가 달라 이용률이 저조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부분의 가입자 유치를 우체국에 의존해야 하는 실정이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단말기 수급에 있어서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에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갤럭시S, 갤럭시노트 시리즈 등과 같은 프리미엄 인기 단말기를 확보해야지만 판매 물량이 많지 않다보니 대량 구매가 어렵다. 자칫 재고를 떠안아야 하는 위험 부담을 감수하든지, 아니면 대안으로 선호도가 낮은 중저가폰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여러 어려움에 알뜰폰 사업자들은 오는 11일 공개되는 제3차 우체국 알뜰폰 사업자 선정 결과를 주목하는 분위기다. 총 10개 사업자가 선정될 예정인데 등락 여부에 따라 사업의 존폐마저 걱정해야 할 처지다.
■알뜰폰, ‘정부 지원+자구책’ 위기 돌파
그럼에도 정부와 알뜰폰 사업자들은 다양한 지원 정책과 차별화된 상품으로 현재의 한계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미래부는 알뜰폰의 성장으로 적체된 국내 이통시장의 판이 뒤흔들리길 기대하고 있다. 5:3:2로 고착화된 이통시장에 경쟁의 불씨를 살려 줄 구원투수로 알뜰폰을 꼽고 있는 것이다. 경쟁에 따른 요금 인하로 소비자 후생을 강화시키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내년 초 재검토 한다고 밝힌 제4이동통신 사업자가 등장하기 이전에 CJ헬로비전과 같은 협상력을 가질 수 있는 중견기업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단기적으로 힘을 갖춘 알뜰폰 사업자가 등장하는 것이 경쟁 활성화에 더 도움이 된다고 보는 것이다.
미래부는 지난 7월 알뜰폰 음성, 데이터 도매대가를 인하하고 전파사용료 감면을 1년 더 연장 하는 등 알뜰폰 활성화 대책을 내놨다. 특히 이통 3사 대비 파격적인 요금제를 출시, 통신비 인하 경쟁을 유도한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기존 요금보다 20% 정도 저렴한 1만원대 데이터 중심 요금제도 곧 선보일 수 있다는 게 미래부 설명이다.
아울러 미래부는 소매시장 요금인가제 폐지와 도매규제 정비를 통해 알뜰폰 사업자들의 부담을 대폭 줄여준다는 방침이다. 이번 조치로 알뜰폰 원가부담이 최대 530억원(도매대가 인하 200억원+전파사용료 감면 330억원 추정)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 지원에 힘입어 알뜰폰 사업자들은 이통 3사 대비 단점으로 지적돼온 멤버십, 마일리지 혜택을 보다 강화하기로 했다. 10월 중 가입자를 위한 의료상담 및 병원예약 서비스, 여행 예약 서비스, 쇼핑몰 제휴 등 멤버십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 같은 노력으로 연내 700만 가입자를 돌파하고, 내년 점유율은 15%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윤석구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은 “알뜰폰 사업에 있어 가장 큰 고민이자 숙제는 홍보가 어렵다는 점”이라면서 “알뜰폰은 이통사 대비 가입자당 수익이 3분의 1에 불과하기 때문에 가입자 증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연내에는 어렵겠지만 멤버십 혜택 강화 등을 통해 현재 10% 정도인 알뜰폰 점유율을 15%까지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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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김홍철 프리텥레콤 대표와 한국케이블텔레콤 류인열 사업협력팀장은 “이번 미래부의 알뜰폰 활성화 정책으로 사업자들 부담이 완화된 효과가 분명 있다”면서 “망사용료 부담이 줄어든 만큼 소비자들의 혜택을 강화한 새로운 요금제 등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이통 3사들이 제공하는 멤버십 혜택과 결합상품 이용에 따른 할인 혜택 등으로 알뜰폰의 경쟁력이 아직은 부족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소비자 입맛에 맞는 요금제 출시와 멈버십 혜택 강화, 정부 지원 등으로 알뜰폰 시장이 자생력을 키워 나가면 결국 이통 시장 경쟁이 활성화 돼 소비자 후생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