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은 2011년 3월 벨루가(Beluga)란 스타트업을 인수했다. 한 해 전인 2010년 탄생한 이 회사는 그룹 메신저 전문업체였다. 구글 출신인 루시 장 등이 공동 설립했다.
그로부터 5개월 뒤 페이스북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용 모바일 앱을 선보였다. 바로 페이스북 메신저였다.
그 때까지 페이스북은 별도 메신저가 없었다. 그냥 페이스북 모바일 앱 안에서 채팅 기능을 구현했다. 당시 페이스북 채팅은 비동기 메시징 서비스에 가까웠다.
■ 2012년부터 페북 계정 없어도 사용 가능
페이스북 메신저 첫 버전은 루시 장을 비롯해 조너선 펄로우, 벤 데븐포트 등 벨루가 공동 창업자들의 작품이었다. 공동 창업자들은 엔지니어와 제품 관리자, 그리고 디자이너 각 한 명씩의 도움을 받아 페이스북 메신저를 완성했다.
메신저는 페이스북의 첫 별도 앱이었다. 등장 초기 비동기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기능이 강했던 페이스북 메신저는 이후 진화를 거듭했다. 이듬해인 2012년 4월에는 ‘읽음’ 표시 기능이 추가됐다.
2012년부터 페이스북은 본격적으로 메신저 덩치 키우기에 나섰다. 그 첫 결실이 바로 페이스북 계정이 없더라도 메신저 앱을 쓸 수 있도록 한 조치였다.
사실상 메신저 앱의 홀로서기라고 평가할 수 있는 이 정책은 2012년 12월부터 본격 적용됐다. 페이스북은 안드로이드 앱부터 먼저 적용한 뒤 이듬해 초에는 iOS 앱으로 확대했다.
이런 정책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 메신저는 초기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는 페이스북 메신저는 첫 3년 동안은 성장 속도다 더뎠다고 평가했다. 2014년 4월에야 월간 이용자 2억 명에 도달했다.
그러자 페이스북은 ‘강제 이주 전략’을 적용했다. 메신저 이용자 2억명을 돌파하던 2014년 4월부터 페이스북 메인 앱에서 채팅 기능을 빼버렸다. 페이스북에서 채팅을 하기 위해선 메신저 앱을 깔지 않으면 안 되도록 만들어버린 셈이다.
이런 정책에 대해 이용자들은 반발했다. 페이스북이 만든 앱을 두 개나 깔아야 하는 상황이 영 내키지 않았던 탓이다.
■ 2014년말엔 메시지 지연현상 대폭 줄여
하지만 규모를 앞세운 페이스북의 정책은 조금씩 먹혀들기 시작했다.
메신저 이용자 2억명을 돌파한 지 7개월 만인 2014년 11월엔 5억명 고지를 점령했다. 그리고 4개월 뒤인 2015년 3월엔 6억명에 이르렀다.
페이스북이 메신저 사용을 독려하기 위해 강제 이주 정책만 쓴 건 아니었다. 실시간 채팅 기능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속도 개선 작업에도 박차를 가했다.
IT 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2014년 4월 중대한 업그레이드를 단행했다. 엄청난 시간을 투자한 작업 끝에 메시지 지연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
2015년엔 더 중요한 기능을 추가했다. 바로 동영상 채팅 기능이었다. 페이스북 메신저는 이 때를 기점으로 전화를 대체하는 다면 통신 도구로 진화했다고 테크크런치가 평가했다.
그해 3월 열린 F8 개발자 회의에선 메신저 플랫폼도 공개됐다. 서드파티 도구들과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한 기능이었다. ESPN 등 초기 파트너들도 대거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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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올초 열린 F8에선 챗봇까지 선보이면서 한층 더 진화했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당시 메신저가 소통 도구 역할 뿐 아니라 비즈니스 도구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진화에 힘입어 페이스북 메신저는 경쟁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킥(1억7천500만), 라인(2억1천800만) 등을 멀찍이 따돌리고 있으며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위챗(7억6천200만) 역시 페이스북 메신저에는 미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