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어떤 부분이 달라진 것일까?”
제네시스 G80을 처음 마주한 고객들은 한번쯤 이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 전체적인 G80의 외관과 내장 디자인은 기존 제네시스 DH에 비해 크게 달라진 점이 없기 때문이다.
G80는 제네시스 DH에 비해 편의 및 안전 사양이 강화됐다. 추가된 사양은 통합 자율주행 시스템인 고속도로 주행보조 안전시스템(HDA), 치(qi) 규격을 만족시키는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 EQ900에 먼저 들어간 8단 자동변속기, 애플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이다.
현대차는 7일부터 내달 31일까지 서울 강남 도산대로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G80 가이드 투어 행사를 연다. 건물 3, 4, 5층에 G80를 전시하고 차량 특징과 상품성을 홍보한다는 방침이다.
지디넷코리아는 본격적인 G80 시승에 앞서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G80에 탑재된 애플 카플레이 성능을 테스트 해보기로 했다.
■블루링크 2.0과 호환되는 카플레이
현대차는 지난 6월부터 타 자동차 업체보다 1년 늦게 쏘나타, 제네시스 G80 등의 차량에 애플 카플레이를 적용시켰다. 현대차는 그동안 품질 문제로 카플레이 적용을 늦춰왔지만 늘어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뒤늦게 카플레이 탑재를 시작했다.
현대모터스튜디오에 전시된 모든 G80 차량에는 애플 카플레이가 탑재됐다. 내비게이션 패키지로 포함되는 카플레이는 G80의 가장 하위 트림인 3.3 럭셔리부터 3.8 파이니스트까지 기본 사양으로 포함됐다.
기자의 아이폰을 G80 센터페시아 하단 USB로 연결시키는 순간, G80 내 블루링크 2.0은 아이폰을 인식해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띄웠다. 카플레이가 실행되는 동안 현대차가 자체적으로 지원하는 음성인식을 진행할 수 없고, iOS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가 되지 않으면 카플레이가 실행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같은 안내 메시지는 카플레이가 탑재된 다른 차량에서는 찾을 수 없다. 아우디 Q7, 쉐보레 말리부 등은 아이폰과 연결되면 곧바로 카플레이 화면이 등장한다.
■시인성·음성인식 탁월, 계기반 클러스터 연동 기능은 없어
아이폰과 연결된 G80의 카플레이 화면의 시인성은 탁월했다. 아이콘과 텍스트가 다른 카플레이 탑재 차량 디스플레이보다 뚜렷한 느낌이다. G80의 일부 트림에는 렉시콘 스피커가 탑재돼 아이폰에 내장된 음악을 고음질로 들을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기존 제네시스 DH를 포함한 현대차의 자체적인 내비게이션 음성인식 시스템은 성능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운전자 개개인의 발음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G80 내 카플레이 음성인식(시리)은 제네시스 DH 일반 음성인식 품질보다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떻게 보면 이점이 현대차에게 장점이 될 수도 있고 약점이 될 수도 있다. 아이폰을 쓰지 않는 제네시스 브랜드 운전자를 위해 현대차가 음성인식 만큼은 신경써야 할 것 같다.
G80 내 카플레이 음성인식 기능과 음악 재생 관련 기능들은 스티어링 휠 왼쪽에 위치한 버튼을 통해 실행할 수 있다. 아이폰 내 '시리' 설정에서 ‘Siri야 허용’을 활성화 하면 버튼 조작 없이도 음성인식 관련 기능을 쓸 수 있다. 참고로 카플레이 음성인식은 아이폰 콘텐츠와 동일하게 작동된다. 이 음성인식으로 G80의 공조장치를 조작하거나 자율주행 관련 기능을 실행시킬 수는 없다.
차량 내 탑재된 카플레이에서 아쉬운 점은 계기반 클러스터 연동 부분이다. 듀얼 스크린 모드를 활용한 혼다 신형 어코드의 경우, 화면 상하단에 카플레이 관련 콘텐츠 실행 유무를 파악할 수 있다. 혼다가 애플이 제공하는 카플레이 관련 api를 마음껏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제네시스 G80 계기반 클러스터는 카플레이 관련 콘텐츠 내용을 보거나 직접 실행이 불가능했다.
G80을 포함한 모든 차량에 탑재된 카플레이의 가장 큰 숙제는 콘텐츠 확보다. 현재까지 국내서 카플레이 관련 콘텐츠 제공 범위가 제한적이다. 특히 카플레이 내 지도는 현대기아차가 기존에 제공하는 내비게이션 시스템보다 정확도면에서 떨어진다.
■G80 사전계약자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는 왜 적용 안되나?”
7일 현대모터스튜디오에는 제네시스 G80을 사전계약한 고객들이 다수 찾아왔다. 차량 인수 전에 미리 특성을 파악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중 한 고객은 G80 내 카플레이를 테스트하는 기자의 움직임을 유심히 지켜봤다. 그는 옆에 위치한 구루(현대모터스튜디오 내 직원을 뜻함)에게 “왜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는 적용 안되는가?”라고 물었다. 아이폰이 아닌 안드로이드폰 사용자인 듯 하다.
해당 구루는 사전 예약 고객에게 “최근 구글의 지도 관련 이슈 때문에 안드로이드 오토의 적용이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설명을 듣고 아쉬워한 이 고객은 “카플레이 음성인식은 정말 탁월한 것 같다”며 자리를 떠났다.
이처럼 현대기아차 등 다른 완성차 업체들은 안드로이드 오토 탑재를 늦추고 있다. 사전에 카플레이를 탑재시킨 한국GM, 아우디 코리아 등도 안드로이드 오토의 탑재 시기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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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디넷코리아는 추후 G80 시승을 통해 주행 도중 카플레이 관련 성능을 테스트해 볼 예정이다. 현대모터스튜디오 측은 내달까지 G80 사전계약자 중심으로 시승 프로그램을 진행한 후 일반 고객들도 카플레이가 탑재된 G80을 시승할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제네시스 G80의 가격은 3.3 럭셔리 4천810만원, 3.3 프리미엄 럭셔리 5천510만원, 3.8 프레스티지 6천170만원, 3.8 파이니스트 7천17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