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지상파 초고화질(UHD) 본방송 상용화 라는 촉박한 일정을 앞두고, 여전히 이해당사자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향후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UHD TV수신기에 안테나를 포함하는 문제와 UHD 콘텐츠 암호화 문제로 사업자간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진통이 예상된다.
지상파UHD 방송표준방식협의회는 4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지상파UHD 표준방식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표준안에 UHD 암호화를 포함하는 것이 적합한지와 UHD TV에 안테나를 장착하는 문제에 대해서 이해당사자간 입장차이를 드러냈다.
임중곤 KBS UHD추진단 팀장은 “한해 3000억원에 달하는 방송 콘텐츠가 방송과 동시에 불법적으로 유통되고 있다”며 "불법 유통되는 콘텐츠를 방지하고 정당한 대가가 지불돼야 다시 콘텐츠 제작에 투자하는 식의 콘텐츠 유통시장의 정상화를 이룰수 있다”고 암호화 도입을 역설했다.
하지만 지상파를 제외한 소비자단체와 유료방송 측에선 UHD 암호화 추진에 문제의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한국소비자연맹 정지연 사무총장은 "콘텐츠의 가치는 중요하지만 UHD 방송 암호화 추진이 정말 콘텐츠 보호만을 위한 것인지 재송신 대가를 높이기 위한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며 “HD방송을 송출 거부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향후 (그렇지 않는다는 것을) 담보할 수 있도록 충분한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한상혁 국장은 “CAS 기술을 활용해 콘텐츠를 보호한다고 하는 것은 아예 길목을 막아 콘텐츠를 볼 수 없게 하겠다는 것인데 이런 방식은 저작권 보호 개념이 아닌 돈을 내는 사람에게만 보여주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CAS를 콘테츠 보호에 쓰게 되면 두고두고 논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UHD TV에 안테나를 포함하는 문제도 논란이 됐다. 임중곤 KBS 팀장은 "안테나가 없으면 UHD방송 수신이 안 된다”며 “수백만원 짜리 TV를 사고 안테나가 없어서 수신을 못하는 일이 없도록 안테나가 장착된 상태로 TV가 출시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가전사는 이러한 지상파 측 요청에 난색을 표시했다. 삼성전자 전병환 상무는 "현재 TV에 안테나가 내장돼 출시되는 경우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안테나를 내장해 만족할만한 수준의 수신이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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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김진필 연구위원은 "시청자들이 직접수신이 높다면 가전사에서도 안테나를 내장 시키든 여러 방안을 고려할 수 있겠지만, 현재 직접수신률 10%, 그것도 수도권 사용자만을 위해서는 고려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협의회는 TTA 민간표준을 통해 국내 지상파 UHD 방송 방식을 미국 ATSC 3.0으로 결정했다. ATSC 3.0이 유럽식인 DVB-T2보다 5-6년 후에 나온 최신 기술로 더 많은 기능을 지원하고 특히 IP기반 양방향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를 선택됐다. 미래부는 이날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 등을 반영해 7월 중 ATSC 3.0을 국내 방송표준방식으로 확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