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ETRI 원장 “한국 4차산업혁명 최적지”

28일 국회 포럼 창립총회서 특별강연

방송/통신입력 :2016/06/28 17:01    수정: 2016/06/28 17:48

“앞으로 5년 뒤면 손자, 손녀들에게 애완동물이 아니라 애완로봇을 사줘야 하는 일이 생길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여기 있는 국회의원들은 애완로봇 간 싸움이 벌어졌을 때 그것을 보유하는 소유주 간 보상 기준을 정하는 입법을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상훈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은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4차산업혁명포럼 창립총회’에 특별강연자로 나서 향후 제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미래 변화상을 이같이 설명했다.

먼저, 그는 정보화 이전의 세계를 ‘물리적 행성(제1지구)’,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정보화가 만들어 낸 3차 산업혁명 이후를 ‘사이버 행성(제2지구)’에 비유하며 4차 산업혁명은 물리적 행성과 사이버 행성이 융합된 ‘디지털 행성(제3지구)’이라고 정의했다.

이상훈 원장은 “무한대의 CPU, 메모리, 네트워크,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행성 생태계가 출현 중이며, AI, IoT, 빅데이터 등이 유기적 인과관계를 갖고 이러한 생태계를 떠받치고 있다”며 “현재 전 세계 시가총액 10대 기업 중 7개 기업을 사이버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4차 산업혁명의 변혁에서 성공한 기업들이 이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훈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이어, 이 원장은 4차 산업혁명이 모든 것을, 실시간으로, 믿을 수 있는 상태로 연결시켜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최상의 경험을 제공하는 ‘디지털 유기체 생태계’로 이끄는 변혁을 촉발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인터넷은 모든 사물을 초연결하는 디지털 생태계로, 모든 사물은 인공지능을 품고 점점 똑똑해지는 초지능 유기체로, 물리적 공간에서 느끼는 가상현실은 몰입감과 사실감이 극대화된 초실감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이 같은 4차 산업혁명이 “앞으로 제조, 서비스업의 혁신을 넘어 글로벌 경제, 사회, 문화, 고용, 노동 시스템 전반의 변혁을 촉발시킬 것”이라며 “향후 국가 중장기 전략 수립에 있어서도 국가, 사회 시스템을 하나의 유기체적 시스템으로 보고 설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국가-사회 시스템 지능정보국가로 변화시킬 전략 필요

이미 미국은 막강한 클라우드와 컴퓨팅 파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클라우드 생태계 선점에 나섰으며, 일본은 자동차 산업 등의 강점을 바탕으로 로봇기반 인간접점 시장 점령을, 독일은 지능제조 생태계 선점을, 중국은 거대자본을 바탕으로 ‘2015 제조강국굴기’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역시 국가, 사회시스템을 지능정보국가로 변화시키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며 기존시스템의 지능화→모든 사회시스템의 지능화→인간의 신체적, 정신적 역량 확장→인간과 사회시스템의 유기체화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이 원장은 강조했다.

이에 맞춰 국가중장기 전략에 인공지능 사회와의 공존을 전제하고, 인공지능의 고도화에 따른 경제사회적 영향을 평가하고, 인공지능과 생명공학의 연구개발에 관한 기본지침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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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개인 정보보호의 바람직한 방향의 설정과 사회 시스템 탑재를 위한 윤리, 법률상 과제도 고려돼야 한다는 게 이 원장의 설명이다.

이상훈 원장은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ICT 인프라와 국민적 디지털 역량을 갖고 있으며 초단기에 브로드밴드를 구축해 IT코리아를 만들었던 성공 경험을 갖고 있다”며 “한국은 4차 산업혁명의 최적의 테스트 베드가 될 수 있으며 향후 국가 중장기 전략 수립에 인공지능의 역할과 기능을 기본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