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산업혁명]②인류 최후의 戰場 AI

"삐끗하면 끝장"...글로벌 기업 각축전 돌입

홈&모바일입력 :2016/06/07 17:52    수정: 2016/06/08 09:52

황치규 기자

지디넷코리아는 창간 16주년을 맞아 '제4차 산업혁명'이 몰고올 파장에 대해 탐구하는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ICT 기술로 촉발되는 4차 산업혁명은 인류가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전혀 새로운 세상을 펼쳐낼 것으로 전망됩니다. 산업 지도가 급변하고 노동과 교육 등 삶의 뿌리가 근본부터 바뀔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지디넷코리아는 국내 전문가 심층 인터뷰를 통해 미래 세상을 예측하고 우리가 대비할 일이 무엇인지를 알아보려합니다. 앞으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 기술로 통하는 인공지능(AI)은 IT는 물론 비(非)IT 기업 역학관계까지 뒤흔드는 대형 변수로 부상했다.

AI를 둘러싼 업체 간 합종연횡이 급물살을 타면서 산업 구조조정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세계 휴대폰 시장을 호령하던 노키아가 아이폰 이후 펼쳐진 모바일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무너진 것 처럼 AI와 로봇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하루아침에 무덤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위기감도 거대 기업들 사이에서 확산되는 분위기다.

AI를 주도하는 글로벌 기업들

AI발 격변은 알파고가 등장하기 전부터 글로벌 IT시장의 대형 변수였다. 몇년전부터 IT전문가들 사이에서 AI는 판을 좌우할 인류 최후의 전쟁터로 평가됐다.

최근들어 글로벌 IT업체간 경쟁의 무게중심은 AI쪽으로 완전히 넘어간 상황이다.

거물급 IT회사들이 새로 내놓은 서비스 대부분이 AI 기반이다. 글로벌 기업 수장들이 공개적으로 하는 연설에서도 AI는 핵심 키워드가 됐다.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개최한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구글 I/O 2016' 기조연설을 사실상 AI로 시작해 AI로 마무리했다.

그는 대부분의 구글 서비스들이 AI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강조하며 AI발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구글은 사실상 인공지능 회사이며, 자율주행차나 알파고는 여러 서비스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것이었다. 피차이 CEO는 "기후변화와 건강관리,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AI가 사회 전반에 걸쳐 거대한 변화를 몰고올 것임을 예고했다.

순다 피차이 구글 CEO

피차이 CEO의 발언에 힘을 실어주듯 구글은 이번 IO에서 AI와 음성 인식 기술에 기반한 스마트 스피커인 구글 홈,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모바일 메신저 등 신제품들도 대거 발표했다.

[관련기사1: 스마트홈부터 AI까지…뜨거웠던 ‘구글 I/O’ 현장]

[관련기사2: 인간지능 대체할 머신러닝의 현재와 미래]

지난 3월 열린 MS 빌드2016 개발자 컨퍼런스의 핵심 주제 역시 AI였다. MS는 이번 빌드2016에서 AI 채팅 봇을 쉽게 개발할 수 있게 해주는 프레임워크를 발표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빌드 기조연설에서 ‘플랫폼으로서 대화(Conversations as a Platform)’란 개념을 밝히며 인공지능, 인간의 언어, 봇 등의 유기적인 결합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모든 개발자가 MS 기술을 사용해 모두 지능을 가진 앱을 개발하게 될 것”이라며 “사람과 사람뿐 아니라, AI가 대화를 통해 사람과 컴퓨터의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한다”고 강조했다.[관련기사: MS “두려워 말고, AI와 대화하라”MS “두려워 말고, AI와 대화하라”]

페이스북도 AI를 전진배치한지 오래다.

페이스북은 지난 4월 개최한 연례 F8 컨퍼런스에서도 AI를 선봉에 내세웠다. 페이스북은 이번 F8 컨퍼런스에서 개발자들이 인공지능 기반 소프트웨어인 챗봇을 개발할 수 있게 해주는 메신저 플랫폼을 공개하며 인공지능 메시지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관련기사: "메신저앱, 향후 5년간 페이스북의 중심"]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사진=씨넷)

최근들어 AI 분야에서 두드러지는 회사가 있으니, 바로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격전지로 부상한 AI 기반 가상 비서 시장에서 인공지능 기반 음성인식 소프트웨어 알렉사를 앞세워 앞세워 가장 먼저 깃발을 꽂았다. 아마존은 2014년 알렉사를 탑재한 스마트 스피커인 아마존 에코를 선보인 후 지금까지 300만대 이상을 판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

알렉사는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 최근에는 에코 사용자가 우버 택시를 호출하고 도미노 피자를 주문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핏빗 스마트밴드에서 건강정보나 NBC 선거 뉴스를 받을 수도 있다. 사용자 습관이나 관심을 기업이 보다 많이 이해할 수록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관련기사: IT 강자들, '인공지능(AI) 비서' 개발전쟁]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는 최근 코드 컨퍼런스에서 "아마존은 4년째 AI를 연구해왔고 전문 인력도 1000여명에 달한다"면서 AI가 앞으로 20년간 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올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물간 듯 보이는 IBM도 AI 플랫폼인 왓슨을 앞세워 명개 재건을 꿈꾸고 있다. IBM의 경우 구글, MS, 페이스북, 아마존 등과 달리 왓슨을 활용해 다른 기업들이 AI 혁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병원 등 세계 각지에 있는 다양한 기업들이 왓슨을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관련기사1: IBM 인공지능 왓슨의 8번째 언어는 한국어]

[관련기사2: 세계 첫 AI 변호사, 美 대형로펌에 취업]

■전통 기업들도 AI 등에 업고 환골탈태

제조 등 IT밖에 있는 전통적인 기업들 사이에서도 AI는 전략적 요충지다. AI를 기반으로 전통기업들의 DNA 자체가 달라졌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에서 들린다. IT기업과 비 IT기업을 구분짓던 경계선도 빠르게 파괴되고 있다. 제조와 유통 가리지 않고 경계의 파괴는 대세로 떠올랐다.

세계 최대 유통 업체 월마트에서 디지털 전략을 담당하는 조직인 월마트랩에는 이미 3천여명의 엔지니어들이 투입돼 있다. 웬만한 IT기업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스타벅스도 IT회사가 아니지만 IT를 활용한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대표적인 회사 중 하나로 꼽힌다.

월마트가 아이폰앱을 사용해 샹품을 스캔하고 쇼핑카트에 담는 것만으로 쇼핑물건 결제할 수 있는 시험을 마쳤다.

글로벌 제조업체인 GE는 더 이상 제조 업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회사라고 외친다. 세계 10위권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도 공개했다.

[관련기사1: GE, 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진출]

[관련기사2: SW중심기업으로 거듭나고픈 한국기업에게]

자율주행차 시대의 개막을 앞둔 자동차 업계에서도 AI는 핫이슈다.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인 일본의 도요타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인공지능 연구소까지 설립하고 앞으로 5년간 1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나아가 도요타는 구글로부터 로봇 회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까지 인수할 것이란 보도까지 나왔다. 도요타의 자율주행기술은 넘어 노약자들을 위해 물건을 집어주는 R2-D2, 사람처럼 대화하고 음악 연주도 해주는 엔터테인먼트 로봇에도 관심을 보여왔다.

미국 회사인 GM의 행보도 주목된다.

GM은 올초 자율주행 기술 개발업체인 크루즈오토메이션도 인수했다. 크루즈오토메이션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속도로 자율주행 기술이 주특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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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닛산자동차가 산하 최대 부품계열사인 칼소닉칸세이를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도 자율주행차 시장 투자를 위해서라는 분석이 많다.

자동차 기업과 IT기업 간 전략적 제휴도 크게 늘었다. 구글은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해 포드, 크라이슬러와 제휴를 맺었고, 현대자동차는 커넥티드 카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 IT업체인 시스코시스템즈와 손을 잡았다.[관련기사: 현대차에 탑재될 시스코 핵심 기술은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