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첨단 산업 직종에서 남녀 평등 고용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남녀간 고용 차별 문제는 오히려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세계경제포럼(WEF)은 18일(현지 시각) 발표한 ‘직업의 미래(The Future of Jobs)’보고서를 통해 여성 차별 문제가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란 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최근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첨단 IT 업종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남녀간의 임금 및 고위직 승진 격차 해소 노력과 상반되는 것이어서 충격적이다.
그 동안 여성 고용이 부진했던 과학, 기술, 엔지니어링, 수학 등 첨단과학기술(STEM)에서 성 평등 해소 노력을 많이 해 왔다. 이런 노력들은 느리긴 하지만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WEF 보고서는 이런 기대가 아직은 환상에 불과하다는 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오는 2020년까지 고용 증가 추이가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문은 건축, 엔지니어링, 컴퓨터, 수학 관련 분야다. 하지만 이 분야에서 여성 고용 수준이 평균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됐다.
WEF에 따르면 세계 건축, 엔지니어링 분야의 여성 고용 비율은 11% 수준에 머물 것으로 추산됐다. 또 다른 성장 업종인 컴퓨팅 및 수학 분야도 23%에 불과했다.
일자리 창출 및 상실 추이는 여성들에게 더 참혹하다. WEF는 “여성들은 STEM 분야에서 20명이 일자리를 잃는 동안 한 명이 새롭게 일 자리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남성은 일자리 네 개가 없어질 때마다 한 개씩의 새로운 자리를 갖게 되는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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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여성들을 단순한 업무로부터 해방시켜줄 것으로 기대됐던 자동화 역시 기대를 걸기엔 힘들 것으로 지적됐다. 자동화로 인한 직종 소멸로 입는 피해가 남성보다는 여성 쪽에 훨씬 더 집중될 것이란 게 WEF의 전망이다.
WEF는 “현재 40% 수준인 남녀간 경제적 격차가 앞으로는 더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