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브렉시트(Brexit)'가 현실이 되면서 전 세계 환율이 요동치고 있다. 이 가운데 세계경제상황에 따라 좌우되는 기축통화 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산으로 꼽히는 비트코인 역시 가격이 치솟았다.
24일(현지시간) 비트코인 시세정보를 알려주는 비트코인위즈덤에 따르면 1비트코인 가격은 660달러 수준을 기록하는 중이다. 24시간 전과 비교해 11% 가량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는 중이다.
텔레그래프 등 주요 매체들이 51.4%에 달하는 영국 유권자들이 브렉시트에 찬성표를 던졌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몇 시간 만에 벌어진 일이다.
국내 비트코인 거래소,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등 서비스를 운영 중인 코빗의 김진화 이사는 "브렉시트로 인해 제도권 금융시장이 위축되기 시작하면서 헷징 수단으로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급격하게 환율이 변동되는 등 세계경제가 불안하고 시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에 투자가 몰린다.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다른 곳에 투자가 이뤄진 뒤 경제가 안정화 되면 다시 이러한 자산을 돈으로 바꾸는 식으로 헷징이 이뤄진다. 비트코인이 이러한 안전자산으로서 일종의 헷징 수단으로 여기지고 있는 것이다.
전날까지만해도 브렉시트가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세였다. 김 이사는 "만약 부결됐었다면 오히려 비트코인 가격이 더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이 요동치는 금융시장에서 기존 화폐를 헷징할 수 있는 상대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힌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3년 키프로스가 금융위기로 유로존,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을 당시 환율이 치솟으면서 이 나라 정부가 국민들의 예금계좌에서 돈을 찾지 못하도록 동결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당시 이에 대응한 대안화폐로서 유통된 비트코인은 1조원에 달한다.
비트코인,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운영 중인 코인플러그 어준선 대표는 "브렉시트와 함께 복합적인 원인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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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효과에 대해서는 "비트코인이 (헷징이 가능한 안전자산으로서) 디지털골드 성격을 갖고 있어 투자 수요가 몰리지 않았나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지난해 초 유럽 최고재판소는 비트코인을 전자화폐로 규정했으며, 영국에서도 일종의 투자가 가능한 자산으로 보고 있다. 일본도 비트코인을 새로운 화폐로 정의하고 있다. 이 같이 브렉시트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는 주요국들이 비트코인을 합법적인 화폐 혹은 자산으로 보고 있다는 점도 최근 가격이 오르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