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사로잡은 '티볼리 에어'...개발자에게 이유 물었더니

공간 활용성 주효....개방감 높여 실내 극대화, 차체 늘려 트렁크 확대

카테크입력 :2016/05/30 09:00

정기수 기자

엔트리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티볼리 에어'의 가장 큰 특징은 동급 최대의 적재공간이다.

리어 오버행(차량 후면부터 뒷바퀴 차축 중심까지의 거리)이 티볼리보다 245㎜ 길어져 트렁크 공간이 기존 423ℓ에서 720ℓ로 늘어났다. 여행용 가방 4개를 싣고도 공간이 남는다. 소형 SUV는 물론 시장에서 경쟁하는 현대차 투싼이나 기아차 스포티지의 1.7ℓ 모델을 넘어섰다. 60:40 비율로 접을 수 있는 2열시트를 폴딩하면 1천440ℓ까지 공간이 확대된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전폭과 휠베이스(앞 뒷바퀴 간 거리)는 각각 1천795㎜, 2천660㎜로 기존 티볼리와 같지만, 마치 더 넓어진 듯한 느낌을 주는 실내공간이다. 감성적인 디자인의 접목을 통한 개방감 극대화가 티볼리 에어의 개발을 일선에서 진두지휘한 개발자들이 전한 비결이다.

(왼쪽부터)마케팅팀 맹진수 팀장, 선행설계팀 심준엽 팀장, 상품기획팀 조영욱 팀장, 감성디자인팀 김경 팀장(사진=쌍용차)

지난 27일 서울 대치동 쌍용자동차 대치지점에서 열린 '티볼리 브랜드 개발자 간담회'에서 심준엽 선행설계팀 팀장은 "티볼리 에어의 경우 트렁크 공간 확장과 실내 변화가 고려돼 오버행이 늘어난 것"이라며 "작은 공간을 보다 넓게 활용해 최대한의 효율성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티볼리 에어의 뒷좌석에 앉아 헤드레스트와 1열 시트를 보면 변화 폭이 크다. 헤드레스트는 앞으로 각도가 비스듬히 누워있고, 1열 시트의 왼쪽 윗 부분은 시야에 걸리지 않게 안으로 들어간 파여진 형태로 디자인 됐다. 운전석 역시 전고를 350㎜ 높인데다 시트 위치가 높아 시야가 넓다. 내비게이션, 공조 버튼 등도 운전자의 시야에 방해되지 않게 이상적으로 위치해 있다.

심 팀장은 "티볼리 에어의 실내는 단순히 공간을 나누는 데 그치치 않고 감성적인 디자인 패키지를 적용해 공간을 넓게 보이게 튜닝한 것이 특징"이라며 "9가지 시각적 영역에서 선행 설계와 엄격한 평가를 거쳤다"고 덧붙였다.

티볼리 에어에 장착된 세미 버킷시트는 2015 인간공학 디자인상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기도 했다. 이 시트는 처짐량을 기존에 비해 약 7~8mm 증대시켜 경쟁 차종보다 인체가 시트에 닿는 면적을 골고루 분포시키고 특정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중을 분산시켰다.

티볼리 에어 실내(사진=쌍용차)

실제 이날 전시장을 찾아 티볼리 에어를 시승한 한 여성 고객은 "티볼리 에어에 실제 앉아보니 기존 모델보다 확연히 넓다는 느낌"이라며 "시트가 몸을 감싸는 느낌도 만족스럽고 시승 내내 불편함을 느낄 수 없었다"고 전했다. 또 "두살배기 아이를 혼자 둘 수 없어 동승하는 경우가 많아 이동시 짐이 적지 않은데 적재 공간이 커 마음에 든다"고 덧붙였다.

티볼리 에어의 휠베이스를 그대로 둔 채 리어 오버행을 늘린 것 역시 의도된 것이라는 게 쌍용차의 설명이다.

쌍용차 김경 감성디자인팀 팀장은 "티볼리 에어는 티볼리보다 질적인 측면의 사용성과 고급성을 강조한 것이 디자인 컨셉트"라고 말했다.

실제 티볼리 에어의 경우 휠베이스가 아닌 리어 오버행만 늘어난 만큼, 3열을 넣어야 하는 컨셉트카 XLV의 무빙 시트을 적용하면 공간 제약상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 힘든 형식적인 구성에 그칠 가능성이 높았다. 결과적으로 5인승 모델이 늘어난 내부를 적재공간으로 최대한 활용해 실용성을 높였다는 게 업계 평가다.

김 팀장은 "앞으로도 티볼리 모델의 휠베이스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5인승을 유지하고 넉넉한 트렁크 공간을 확보한 티볼리 에어는 거주 공간성과 활용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새로운 세그먼트의 크로스오버 SUV"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슈팅브레이크(쿠페스타일 왜건)가 가지는 사이드 프로포션을 통해 화물 적재성이라는 특장점은 물론, 기존 SUV의 스케일 프로포션을 유지했다"며 "기존 시장에 없던 SUV 타입의 슈팅브레이크 디자인을 완성, C세그먼트(준중형)급 SUV의 적재공간을 실현했다"고 덧붙였다.

티볼리 에어 트렁크(사진=쌍용차)

쌍용차는 티볼리 에어를 일반적인 슈팅브레이크의 차체 비율 '오버행(1.9) : 휠베이스(5.9) : 리어행(2.2)'에 맞춰 설정했다. 특히 SUV의 형태를 유지하는 데 주력했다. 티볼리 에어의 전장과 전고 비율은 10 : 3.68이다. 아우디 Q3나 현대차 싼타페, 기아차 스포티지의 전장과 전고 비율은 10 : 3.66~3.67 수준이다.

비상하는 새의 날개를 형상화한 쌍용차 패밀리룩의 핵심 요소인 전면부 숄더윙 그릴은 향후 쌍용차가 개발할 모델에도 반영될 예정이다. 김 팀장은 "형태적 아이콘이 아닌, 그래픽적인 요소로 향후 나올 모델에도 프런트 아이덴티티의 방향성으로 구현될 것"이라며 "차급에 맞게 렉스턴 후속(프로젝트명 Y400)과 코란도 C(프로젝트명 C300) 후속 모델의 개발에도 적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티볼리 에어의 차체 비율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선행설계팀 심준엽 팀장(사진=쌍용차)

티볼리 에어는 티볼리와 달리 주요 고객 타깃층도 달라졌다. 티볼리가 '생애 첫 SUV'를 기치로 20~30대 엔트리카 수요에 집중했다면, 티볼리 에어는 차체와 트렁크를 넓히면서 유모차나 레저용품 등을 싣기 편해져 가정을 꾸린 30~40대가 공략 대상이다.

쌍용차의 공략은 현재까지는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지난달 티볼리 출고고객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티볼리의 남녀 고객비율은 각각 60.2%, 39.8%로 나타났다. 반면 티볼리 에어는 남성이 57.9%, 여성이 42.1%의 비중을 차지했다. 연령별로는 30~40대가 티볼리(55.7%)와 티볼리 에어(60.0%) 모두 가장 높았다.

쌍용차 마케팅팀 맹진수 팀장은 "티볼리와 티볼리 에어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며 "새롭게 진출한 엔트리 준중형 SUV 시장과 소형 SUV 시장 모두 확대되어 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티볼리 에어는 지난달 2천342대가 판매돼 전월(1천439대) 대비 62.8% 급증했다. 기아자동차 스포티지 1.7(1천808대)를 534대 차이로 따돌리고 엔트리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2위에 올랐다. 해당 부문 1위인 현대자동차 투싼 1.7(2천580대)과도 불과 238대 차이다.

같은 기간 티볼리 브랜드 역시 내수시장에서 전년동월 대비 57.2% 증가한 5천375대가 판매됐다. 전월(4천797대) 대비로도 12.0% 늘었다. 티볼리 에어가 3월 가세하면서 판매 확대에 불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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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리의 올 1~4월 국내 누적판매 대수는 1만6천768대로 전년동기 대비 46.4% 증가했다. 이 기간 수출은 103.4% 늘어난 8천374대로, 국내외에서 총 2만5천142대를 판매했다. 쌍용차는 이달 유럽을 시작으로 다음달부터는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1천300여개 판매 네트워크를 통해 티볼리 에어의 해외 판매에 본격 돌입한다.

업계 관계자는 "숏바디 모델의 꾸준한 판매량과 티볼리 에어의 신차 효과가 지속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판매 호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쌍용차 대치지점에 전시된 '티볼리 에어'(사진=지디넷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