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틴(미국)=박수형 기자> "기술은 모두 갖추고 있다. 같이 일할 누군가만 찾으면 된다."
NXP반도체의 최고경영자(CEO)인 릭 클레머 회장이 줄곧 새로운 파트너를 언급하면서 내비치는 자신감이다. 기업이든 정부든 함께 일을 할 수 있는 파트너 누구에게나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오스틴 JW매리엇호텔에서 열린 ‘NXP FTF 2016’ CEO 컨퍼런스에 참석한 릭 클레머 회장은 “자동차 반도체 부문의 블루박스나 ADAS는 파트너링으로 제품을 선보이는 것인데, 초점은 이런 것을 할 때 기저에 깔린 기술은 모두 다 가지고 있고, 누구와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라고 운을 뗐다.
이 회사가 연례 테크 포럼을 열고 선보인 완전 자율주행차량 데모에 쓰인 플랫폼 솔루션,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등의 기술에 부족함이 없다는 뜻이다.
회사의 성장 과정을 보면 그런 자신감도 이해가 된다. 필립스 부품사업 부문이 분사한 NXP반도체는 모토로라의 부품사업 부문이 떼어져 나온 프리스케일을 인수한 뒤, 당당히 차량용 반도체 1위 회사 자리에 올랐다. 차세대 차량에 투입되는 새로운 기술도 공격적으로 한박자 빠르게 내놓는다.
따라서 기술은 다 가지고 있다는 CEO의 자신감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면에는 지금 가지고 있는 기술이 어디에 쓰일 수 있는지 찾는 모습이 분주하다. 당장 같은 차량용 솔루션을 가지고도 누구와 일하냐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릭 클레머 회장은 “블루박스나 ADAS를 가지고도 유럽에서 일을 할 때는 인프라 확충 쪽에 중점을 두게 되는데, 업계 쪽과 이야기를 하면 트럭을 통한 배송 문제 해결에 접목할 수 있는 쪽으로 흐르게 된다”고 말했다.
똑같은 기술이지만 회사의 기술을 써주는 곳에서 원하는대로 맞춰야 하고, 이에 따라 새로운 사업을 발굴할 수도 있다는 경영 철학이다.
릭 회장의 이런 생각은 차량용 반도체에만 그치지 않는다. NFC나 보안, 네트워크 등에서도 파트너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회사 사업 모델의 이정표는 이미 다 나와있다”며 “커넥티드 기술은 더 있지만 중요한 것은 큰 의미의 파트너십으로는 뱅킹(금융) 업계나 전자정부 쪽도 있고, 작게는 후방의 에코시스템을 지원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금융이나 전자정부 사업을 맡아야 할 때면 보안 기술에 집중해 요구 조건을 맞추고 작은 회사들은 솔루션을 보다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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릭 회장이 NXP의 파트너 입장에 섰을 때 회사의 어떤 기술을 쓰겠냐는 질문에는 인프라 단의 데이터 안정성을 지킬 수 있는 점을 꼽았다.
그는 “자율주행이나 전자정부 사업이나 모두 엉뚱한 정보가 새면 안되니까 높은 보안을 요하는 부문”이라며 “네트워킹 솔루션으로 전자화된 데이터를 인프라에 배포할 때 안전하게 지키는 솔루션을 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