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바를 만든 썬은 안드로이드에 대해 아무 문제도 제기하지 않았다.”
구글과 오라클 간의 자바 저작권 소송 최종심이 마침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0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코 지역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선 에릭 슈미트 알파벳 회장 겸 구글 전 최고경영자(CEO)가 안드로이드 개발 초기 과정에 대해 증언했다.
미국 IT 매체 아스테크니카에 따르면 에릭 슈미트 회장은 이날 증언을 통해 “안드로이드를 개발하던 당시엔 (자바를 개발한) 썬과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 "썬도 자바 API 사용에 대해 알고 있었다"
슈미트는 1982년 UC버클리에서 컴퓨터과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썬마이크로시스템즈에서 일했다. 자바를 개발할 당시에 썬에서 일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는 “자바 언어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배포된 것인가?”란 변호사의 질문에 “아무런 대가 없이 쓸 수 있었다”고 답변했다.
썬에서 일하던 슈미트는 1997년 노벨로 이직했다. 구글에 합류한 것은 2001년이다.
이날 증언에선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만들던 얘기도 나왔다. 슈미트는 안드로이드를 개발할 때는 자바 언어와 API를 비롯해 공짜로 쓸 수 있는 것만 이용했다고 강조했다.
슈미트는 특히 안드로이드 개발 때 썬의 ‘실행코드’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슈미트는 “실행코드는 도움이 되긴 했을 테지만 사용료를 지불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아스테크니카에 따르면 슈미트 회장은 “썬으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지 않고도 언어를 실행할 수 있다고 믿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40년 간의 경험을 통해 API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고 답변했다.
특히 슈미트는 이날 구글이 자바를 이용해 안드로이드를 개발한다는 사실은 썬도 잘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아스테크니카가 공개한 발언록에 따르면 슈미트 회장은 당시 썬을 이끌던 조나단 슈워츠 CEO는 자바 API를 사용한 것이 위법 행위하거나 썬으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아야 한다는 얘기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슈미트 회장은 이날 구글 측 변호인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자바를 만든 썬은 아무 문제도 제기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결국 자바 API 저작권 공방은 썬을 인수한 오라클이 제기한 문제란 점을 강조한 셈이다.
■ 오라클, 반대심문 통해 구글 영업 관행 꼬집어
이에 대해 오라클 측 변호인은 반대 심문을 통해 조나단 슈워츠가 에릭 슈미트에게 자바 API 사용까지 허락한 건 아니란 점을 부각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오라클 측 변호인은 구글 애드워즈의 사용 조건을 제시하면서 에릭 슈미트를 압박했다. 구글 측은 애드워즈에서 API를 비롯한 모든 것들을 사용할 때는 라이선스와 함께 허락을 받도록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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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슈미트 회장의 이날 증언은 현지 시각 오후 1시에 종료됐다. 재판을 주재하는 윌리엄 앨섭 판사는 “배심원들도 바쁜 사람들이다”면서 “난 그들에게 오후 1시엔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선언했다고 아스 테크니카가 전했다.
에릭 슈미트 회장은 11일 공판에도 출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