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스마트폰용 모뎀과 프로세서를 통합한 칩 개발을 포기했다. 스마트폰, 태블릿 시장을 겨냥한 브록스톤 플랫폼과 중저가 스마트폰용 반도체 통합칩 프로젝트인 소피아(SoFIA) 개발도 중단하기로 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어낸드테크 등 외신들은 인텔이 브록스톤 플랫폼과 함께 소피아 3GX, 소피아 LTE, 소피아LTE2 상업용 플랫폼 출시를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인텔 대변인은 이들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통합칩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최고경영자는 블로그에 “데이터센터, IoT, 5G, 메모리, FPGA(프로그래머블 반도체)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내용을 게시했다.
어낸드테크에 앞서 무어인사이트&스트래티지 대표 패트릭 무어헤드는 포브스 기고문에서 인텔이 스마트폰 SoC 전략을 전면 수정했고 연내 출시할 것으로 전망됐던 브록스톤, 소피아 제품 개발도 중단했다고 한 바 있다.
인텔은 이들 반도체 개발을 중단하면서 모뎀칩을 제외한 스마트폰용 프로세서 시장에서 당분간 철수하기로 했다. 스마트폰용 통합칩 개발에 투입하던 자원은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클라우드와 IoT 등 새 성장동력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다
어낸드테크에 따르면 인텔은 PC나 모바일보다 데이터센터, IoT, 메모리, FPGA 사업 등에서 수익을 확대하기 위해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위한 투자를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또 5G로의 변화를 겨냥해 “유무선 통신 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을 포함해 클라우드에 모든 기기, 사람들을 연결하고 통신 인프라 분야를 강화할 것”이라며 “이같은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재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인텔은 그동안 브록스톤, 소피아 등 스마트폰용 SoC와 모뎀 개발을 위해 수십억달러를 투자했다. ARM 기반 반도체가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반전을 꿈꾸며 시장 진입을 시도했다.
인텔은 마이크로아키텍처 제품을 재개발했고 VIA통신 CDMA 자산, 인피니언 모뎀칩 사업부, 실리콘하이브 등을 인수해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투자는 늘리고 가격은 낮추는 공격적인 전략을 통해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럼에도 인텔은 모바일 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인텔 모바일사업부는 2013년 31억달러(3조5천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2014년에 42억달러(4조7천억원)로 적자폭이 더 커졌다. 그러자 투자은행 JP모건은 보고서를 내고 인텔이 모바일 사업을 포기해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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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은 JP모건 보고서 후 클라이언트 컴퓨팅 사업부를 만들고 여기에 모바일사업부와 PC사업부를 합쳐 모바일사업 적자가 외부로 드러나지 않도록 했다. 그러나 인텔의 앞날은 불투명하다. 인텔이 최근 발표한 2분기 전망치는 증권가 예상보다 낮았다.
인텔은 최근 대규모 감원 계획도 밝혔다. 내년 중반까지 전체 인력의 11%인 1만2천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인텔은 이를 통해 올해 7억5천만 달러, 내년 중반까지 14억 달러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