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CJ헬로 합병심사…국회 3당 생각은?

"국회 M&A 관여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대세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간 인수합병(M&A) 심사가 늦어지면서 국회의 개입 여부가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심사가 계속 늦어지면 오는 6월에 새로 개원하는 20대 국회에서 이 이슈를 다룰 수도 있다는 의견이 일각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4.13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함에 따라 이 이슈를 통해 방송통신분야 주도권을 쥐려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기도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700MHz 주파수 분배 과정에서 방송통신사업자 간 분쟁이 발생했을 때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가 주파수정책 소위원회를 꾸려 해당 이슈를 끌고 간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21일 여야 3당의 주요 관계자들의 의견을 확인해본 결과 "기업 사이의 M&A에 국회가 관여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대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M&A 인가와 승인은 행정부의 몫이라는 게 주된 이유다.

다만 "소비자 후생이나 시장 생태계에 치명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되면 인가조건 등에 대한 검토나 논의가 필요할 수 있다"는 의견도 존재했다.

제18대국회 제303회

이번 총선에서 제1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의 우상호 의원실 관계자는 “주파수는 공공재이고 나라재산이기 때문에 국회에서도 다룰 수 있었던 문제이지만 M&A는 기업과 기업의 관계 문제이고, (국회가 개입하면) 이를 판단하는 행정부의 권한을 침해할 소지마저 있다”며 “국회가 왈가왈부하거나 가부를 얘기할 수 없는 이슈”라고 말했다.

또 같은 당의 유승희 의원실 관계자는 “19대 국회 일정상 상임위에서 해당 이슈를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고, 20대 국회 역시 일러야 7~8월 중에야 상임위 구성이 마무리 될 것”이라며 “시간적 여력이 있는지 모르겠고 시기적으로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비자나 플랫폼 결합이 향후 방송통신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따라 20대 국회에서 아예 얘기를 꺼내지 못할 이슈는 아닌 것 같다”며 “정부가 이번 M&A건을 불허할 것이라고 보지 않기 때문에 인가조건이 이용자 후생을 높이거나 합리적 조건인지를 들여다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국회와 정부는 서로의 고유영역이 있고 특히 기업결합의 경우 국회가 콩놔라 배놔라 할 수 없다”며 “기업결합은 정부가 철저하게 공익성과 미래지향성을 갖고 판단할 문제이고 현존하지도 않는 통합방송법을 근거로 논의하자는 것도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라고 일축했다.

미방위의 새누리당 관계자도 “국회에 보고하고 승인을 요청해야 한다는 제도가 있으면 모를까 기본적으로 기업결합에 대한 인허가 사항에 대해 국회가 개입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며 “과거 700MHz 이슈는 방송통신사가 첨예하게 대립했기 때문에 논의를 거쳐서 승인을 하도록 한 것이지만 M&A 이슈에 국회가 개입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같은 당의 배덕광 의원실 관계자는 “합병으로 인해 시장의 독과점이 발생하고 이것이 소비자후생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완전히 공공재가 아니라고 얘기하기도 어려운 것”이라며 “때문에 700MHz 이슈 때처럼 소위를 만들자고 하는 게 전혀 어색한 것은 아니고 20대 국회에서 면밀히 들여다보자고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새누리당의 비례대표 1번으로 국회 등원을 앞둔 송희경 당선자는 “아직 당선자 신분이고 얼마 전까지 KT에 임원으로 있었기 때문에 조심스럽다”면서도 “그럼에도 M&A건의 경우 해외사례에서 잘못된 경우가 많다는 점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에서 유일하게 미방위 소속인 장병완 의원실 관계자는 “현재 SK텔레콤의 M&A 건은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가 나오지도 않은 상태이고 이해관계를 가진 특정회사들만 관심이 있는 이슈”라며 “공정위의 결론이 나야 이건에 대해 논의할 문제이지 현재로서는 공식적인 입장이 정해진 게 없고 향후 국민전체 이익에 부합하지 않거나 잘못됐다고 판단될 경우 의견개진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