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이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 시장을 겨냥해 화이트박스 스위치용 운영체제(OS)를 직접 만들었다. 본사가 올초 순정 리눅스 커널 기반으로 자체 개발해 선보인 'OS10' 얘기다. 최근 델코리아는 국내 기업 시장에서도 SDN 확산 여건이 충분히 마련됐다며 OS10을 통한 '오픈네트워킹' 사업에 속도를 낼 뜻을 밝혔다.
델코리아는 19일 서울 사무실에서 IT미디어를 대상으로 오픈네트워킹 전략을 설명했다. 발표를 맡은 윤석로 델코리아 네트워크사업부 총괄 상무가 OS10을 소개하며, 향후 이 소프트웨어(SW)가 자사의 여러 데이터센터용 네트워크 제품군에 확대 적용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OS10은 데비안 리눅스 젯시 버전의 순정 커널 코드를 사용해 만든 네트워킹OS다. OS는 컨트롤플레인서비스(CPS)라는 애플리케이션 개발환경을 제공한다. 오픈컴퓨트프로젝트(OCP)의 '스위치추상화인터페이스(SAI)'를 사용해 하드웨어 프로세서(네트워킹 실리콘)와 통신하는 구조를 취했다.
SAI는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인텔, 브로드컴, 멜라녹스, 델 등이 대규모 웹서비스 네트워킹 인프라 구성을 위해 만든 이기종 하드웨어 지원 API 표준이다. 이론상 SAI 표준 호환 칩을 탑재한 하드웨어라면 어떤 제조사 제품에든 델의 OS10같은 SW를 얹어 작동시킬 수 있다. 델의 OS10은 기존 네트워크 장비 제조사들과 달리 네트워킹SW와 하드웨어의 결합을 끊고 나왔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OS10은 오픈 패키지와 엔터프라이즈 패키지, 2가지로 제공된다.
오픈 패키지는 순정 리눅스 배포판을 사용해 만들어진 베이스 모듈로 구성됐다. 웹서비스 업체와 연구자들을 위한 버전이다. 현재 온라인에서 무료로 제공돼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다. 여타 리눅스 기반 OS에 준하는 프로그래밍 수용력(programmability), 이식성, 유연성을 지원하는 커뮤니티의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델 측은 주장했다.
엔터프라이즈 패키지는 베이스 모듈에 델이 별도 제공하는 OS10용 애플리케이션 모듈들을 포함한 형태로 구성된 버전이다. 애플리케이션 모듈은 델의 기존 L2-3 프로토콜 네트워킹 기능과 IP, 패브릭, 보안서비스, 관리 및 자동화 툴, 서드파티 애플리케이션 등을 지원하는 구성요소다. 애플리케이션 모듈은 현재 베타 테스트 단계로, 올하반기 출시 예정이다.
윤석로 상무는 "엔터프라이즈 패키지는 OS10의 네이티브 리눅스 환경에 기존 델 네트워킹 시스템(포스10)의 검증된 기능과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추가한 것"이라며 "리눅스의 기술 적용 범주가 제한됐거나 CLI에 익숙한 네트워크 운영자에게 너무 생소했던 2가지 리눅스 기반 네트워킹OS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델 측은 엔터프라이즈 패키지가 완전한 네트워킹OS 스택과 CLI를 지원해, 자사 주요 고객층인 기존 엔터프라이즈 환경에 알맞은 SDN 활용 사례를 제공하거나 그 운영 프로세스에 맞는 최적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식 출시할 경우 델의 네트워킹 OS 9 버전과 동일한 가격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델은 쿠물러스네트웍스, 빅스위치네트웍스, 플루리버스네트웍스 등 화이트박스 네트워킹SW 전문업체들과 손잡고, 그 SW를 델 네트워킹 하드웨어에 탑재한 제품을 공급해 왔다. 오픈스택용 네트워크가상화SW 전문업체 미도쿠라와 다른 형태의 협력을 맺기도 했다. 델이 OS10이라는 자체 네트워킹SW를 만들고 주류 SDN 시장 공략을 선언한만큼, 기존 파트너들과의 협력의 지속 여부에 의문이 제기된다.
[☞관련기사: 델, 네트워크 장비에 멀티 OS 전략 도입]
[☞관련기사: 델, SDN 스타트업 빅스위치와 제휴]
[☞관련기사: 오라클 SDN 파트너, 이번엔 델에 네트워크OS 공급]
[☞관련기사: 델, 오픈스택 SDN 전략에 미도쿠라 영입]
윤 상무는 국내 시장에서 OS10 기반 오픈네트워킹 사업에 어떤 기대를 걸고 있느냔 물음에 "이미 지난 분기(1분기)에 오픈네트워킹 파트너들 중 한 곳을 통해 확보한 대형 레퍼런스가 하나 있다"며 "본격적인 비즈니스는 OS10 엔터프라이즈패키지가 정식 출시된 이후(하반기)에 시작되겠지만, 당장 2분기부터 구축 사례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네트워킹, MS 주도로 바뀌나2016.04.20
- 오라클 SDN 파트너, 이번엔 델에 네트워크OS 공급2016.04.20
- 주니퍼식 오픈소스 하드웨어 전략 통할까?2016.04.20
- 델, SDN 스타트업 빅스위치와 제휴2016.04.20
사실 국내 IT업계 흐름은 변화가 빠른 미국에 비해 몇 년 뒤쳐지는 편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지만, 델코리아는 국내 SDN 시장도 물꼬를 튼 상태라 판단한 상태다. 국내에서 10G급 스위치 수십대를 사용할 정도의 SDN 인프라 구축 사례가 최근 공개됐는데, 기대할 수 있는 수준 중에서도 최상위권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다.
윤 상무가 1분기 '대형 레퍼런스'라 언급한 사례는 지난달 인천자유경제구역청 산하 '인천유시티' 관련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구축 관련 사업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11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U-City 구축 1단계 사업 센터시스템인프라 통합(클라우드 스위치 및 OS)'란 이름으로 공고돼 18일 개찰된 이 사업에, 델과 그 네트워킹SW 파트너 빅스위치 등이 참여할 것으로 최근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