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경매 D-3…통신사 최상의 선택은?

2.1GHz 경매 양상 따라 낙찰가 요동칠 듯

방송/통신입력 :2016/04/15 11:07    수정: 2016/04/15 11:32

“사업자에게 가장 필요한 주파수가 황금주파수 아니겠느냐?”

우문현답. 정부 관계자에 주파수경매를 앞두고 어떤 결과를 예상하느냐고 묻자 한 말이다.

주파수 경매 마감시한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 오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저경쟁가격만 총 2조5779억원. 경매 첫 날 배팅 액수만 최소 24억5천775억원에서 57억1천500만원을 써내야 하는 말 그대로 ‘쩐의 전쟁’이 임박했다.

특히, 이동통신 3사가 각각 700MHz, 2.1GHz, 2.6GHz 주파수를 단 하나씩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각 사업자들이 어떤 주파수를 선택할지에 따라, 낙찰가 수위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치열한 두뇌싸움이 예고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통3사 중 유일하게 2.1GHz 대역에서 40MHz폭을 확보하지 못한 LG유플러스가 2.1GHz C블록을, SK텔레콤과 KT가 각각 2.6GHz와 700MHz 등에서 광대역 주파수를 확보하는 것을 가장 무난한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망은 말 그대로 막연한 가정으로, 특정 사업자가 특정 주파수 대역을 확보하기 위해 물량공세에 나설 경우, 상황은 전면적인 대결양상으로 치닫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지난 2013년 주파수 경매가 치러진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 시나리오1. LG유플러스 2.1GHz 확보

전문가들은 LG유플러스가 예상대로 2.1GHz 경매에 참여하는 시나리오가 경매를 과열시키지 않고 사업자들이 가장 낮은 수준에서 황금주파수를 확보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으로 꼽고 있다. 이 경우, SK텔레콤은 2.6GHz, KT는 700MHz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2,1GHz 대역에서 광대역을 만드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투자이기 때문에 2.1GHz를 선호할 것이고, 800MHz 대역에 30MHz폭을 보유한 SK텔레콤과 달리 KT가 700MHz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2.6GHz가 1.8GHz에 이어 현재 전 세계에서 LTE 주파수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대역이고, 700MHz 역시 네 번째로 많은 사업자들이 쓰고 있다”며 “글로벌 공통 대역이란 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고 다만, 경매과정에서 소위 가성비가 좋은 주파수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40MHz폭을 기준으로 할 때 700MHz와 2.6GHz의 최저 경쟁가는 각각 7천620억원과 6천553억원으로 700MHz 대역이 1천67억원 높지만, 경매 과정에서 사업자들의 선호도에 따라 이 차이는 더 벌어지거나 좁혀질 수 있다.

따라서 특정 주파수 대역을 염두에 두지 않고 경매 진행과정을 지켜보면서 비용 대비 효과를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미래부의 한 관계자는 “700MHz 대역이 주파수 혼간섭을 이유로 평가절하 된 측면이 있지만 저주파 대역이 가장 효율이 높은 주파수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며 “2.6GHz도 LTE 대역으로 손색이 없는 만큼 호불호는 사업자들이 판단한 일”이라고 말했다.

■ 시나리오2. SKT-KT가 2.1GHz 경매 참여

반면, 최악의 시나리오는 SK텔레콤이나 KT가 LG유플러스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2.1GHz 대역 확보에 나서는 경우다.

이런 상황에서는 경매가 가열양상을 띨 수밖에 없다. 가능성도 없지 않다. SK텔레콤은 2.1GHz 재할당을 받아도 당장 3G와 LTE로 나눠 사용할 수밖에 없어 광대역이 불가능하다며 2.1GHz의 추가 확보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때문에 SK텔레콤이나 KT가 700MHz나 2.6GHz 대신 2.1GHz인 C블록 입찰에 참여해 경매가격을 크게 높일 경우, LG유플러스가 2.1GHz를 포기하고 2.6GHz 확보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미 2.6GHz 대역을 운용하고 있는 LG유플러스는 추가로 2.6GHz를 확보할 경우,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 장비구매 가격 등을 낮출 수 있고 협대역으로 경매에 나온 2.6GHz 20MHz폭 까지 확보할 경우, 2.6GHz 대역에서 100MHz폭이라는 초광대역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미래부 관계자는 “2.1GHz를 3G와 LTE로 나눠 쓰고 있어 광대역이 불가능하고 추가 대역이 필요하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궁색하다”며 “3G 가입자는 줄어들고 4G 가입자는 늘고 있기 때문에 사업자들은 이동통신 기술 진화에 맞춰 보유한 리소스를 최대한 활용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시나리오3. 탐색전과 변칙

이번 주파수 경매는 50라운드의 오름입찰방식으로 진행된다. 여기서 5개 블록의 주인이 결정되지 않을 경우, 최종 밀봉입찰이 한 번 더 실시된다.

특히, 50라운드 동안 치러지는 오름입찰방식의 결과에 따라 5개 블록의 순위가 결정되며 1위를 한 주파수 대역은 밀봉입찰에서 무제한 배팅이 가능하고, 나머지 4개 블록은 순위에 따라 밀봉입찰에서 배팅할 수 있는 최대치가 단계적으로 낮아진다.

따라서 오름입찰 경매에서 경쟁사가 반드시 가져갈 것으로 예상되는 주파수에 배팅금액을 높이는 탐색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경쟁사가 싼 가격에 주파수를 가져가지 못하도록 할 수도 있고, 오름입찰에서 해당 블록이 1위를 할 경우 밀봉입찰에서 무제한 배팅으로 실제 이를 차지할 수 있는 여지도 남겨두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앞선 두 차례의 경매에서도 오름입찰에서 ‘승자의 저주’가 오르내릴 정도로 과열양상을 보이다가, 한 사업자가 중도포기하거나 특정 블록의 경매가격을 높이다가 다른 블록으로 옮기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한 업계 관계자는 “주파수 경매는 각사가 반드시 필요한 주파수를 확보해야 하는 첫 째 목적이 있지만 경쟁사가 헐값에 주파수를 가져가지 못하도록 하거나 반대로 이를 가져와 경쟁력을 떨어트리는 일도 있다”며 “사업자들은 주파수 마다 값을 치룰 수 있는 최대치에 맞춰 순위를 정해놓은 뒤 오름입찰 경매를 거치며 경우의 수를 줄여나가는 방법을 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올 연말 미래부가 중장기 주파수 정책으로 K-ICT 스펙트럼 플랜을 내놓고 향후 TDD 주파수를 포함해 가용한 공공주파수 공급 정책을 짜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기에는 활용성이 떨어지는 주파수를 앞으로는 강력하게 회수 재배치한다는 입장도 포함돼 있어 사업자들이 이번 주파수 경매에서 이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