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향 플렉시블 OLED 강자인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에 차세대 아이폰용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급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 시장 변화가 예상된다.
15일 전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연초부터 A3 라인의 플렉시블 OLED 패널 생산 물량을 늘리고 있다. 현재 2단계 투자에 돌입, 생산 능력을 대폭 개선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A3 라인의 현재 생산규모는 월 1만5천장 수준이다. 이를 두배 가까이 늘리기 위한 공장증설과 장비 수주가 한창이다.
투자 규모만 수조원대에 달한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즉, 애플과의 물량 공급 개런티가 있기에 가능한 투자집행이란 설명이다. 다만 비밀유지계약(NDA)에 따라 정확한 물량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매년 3조원 수준의 OLED 패널 연간 1억대 가량이란 이야기가 업계 안팎에서 오간다.
아울러 아이폰의 OLED 패널 적용으로 스마트폰 화면의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OLED 패널은 삼성전자가 갤럭시 시리즈 일부에만 적용했던 고가 패널이다. 초기 번인 현상에 대한 단점도 부각됐지만 플렉시블 특징을 살릴 수 있다는 점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필수 조건으로 떠올랐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OLED 패널 적용 증가는 최근 들어 두드러진다. 지난해 중소형 디스플레이 점유율 23%를 차지한 삼성디스플레이가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한 배경에는 OLED 디스플레이 출하량 증가가 힘이 됐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지난해만 스마트폰용 OLED 디스플레이 출하량이 54%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 패널에서 글로벌 시장 90% 가까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의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회사가 스마트폰용 OLED 시장을 이처럼 이끌어 온 셈이다. 여기에 대량 생산을 가능케 하는 아이폰의 애플과 우선 협력사 지위를 가지면서 스마트폰 화면 패권을 바꿔버렸다. 나아가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외에도 거래선을 대폭 넓힐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아이폰 외에도 플렉시블 OLED 스마트폰이 대세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되며 디스플레이와 장비 업계의 추가 투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당장 삼성디스플레이도 당초 계획보다 투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애플 전용라인 생산능력은 월 12만장으로 내년 하반기부터 가동을 시작할 것”이라며 “A3 공장의 신규라인 공간이 부족해 A4 증설 필요성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쟁사도 OLED 추가 투자가 예상된다. 오랜 기간 아이폰 LCD 패널 공급의 상당량을 맡아온 LG디스플레이도 구미 생산 라인에 중소형 OLED 증설을 준비중이다. TV향 대형 OLED 시장을 주도해온 만큼 기술력은 뒤질 것이 없다는 평가다.
이외에 BOE 등 중국 디스플레이 회사들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OLED 패널 생산을 위한 필수 장비를 대량구매하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국내 업계가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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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2조원 가까이 OLED 투자 계획을 밝힌 폭스콘의 모회사 혼하이정밀공업도 눈여겨 볼 회사다. 이 회사는 최근 샤프를 인수합병, OLED 생산 비중을 40%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샤프는 그간 LCD 기반 이그조 디스플레이에만 집중했고 OLED 패널은 생산하지 않았다.
특히 폭스콘이 아이폰 조립 공장이란 점을 고려하면, 혼하이정밀공업이 제조와 일부 부품 자체 조달이라는 아이폰 OEM 협상 우위를 점하기 위해 OLED 생산 능력을 빠르게 끌어올릴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