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7년만에 연간 영업이익 최고치를 찍었지만 4분기 성적표는 시원치 않다. 전년 동기 대비 90.3%나 감소한 영업익을 기록했다. 세계적인 수요 감소와 더불어 중국의 패널 생산 물량 공세에 단가 하락이 발목을 잡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도 이같은 상황이 크게 개선될 여지는 보이지 않는다. 중국의 생산물량에 따른 공급 과잉은 여전하다. 패널 수요도 크게 늘지 않는 모양새다. 중소형 패널의 경우 스마트폰은 성장 둔화에 이르렀고, TV용 패널은 아예 줄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이같은 위기 돌파를 위해 올레드(OLED) 선도 업체로 차별화 승부에 나서고 규모의 경제와 생산성 향상으로 수익성을 제고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27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4분기 실적설명회에서 김상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내년 1분기 경기 불확실성과 수요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중국의 패널 공급 증가세가 지속되고 전반적 공급 과잉이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림픽)스포츠 이벤트와 업사이즈 포텐셜은 있지만 공급 과잉 상황을 돌리기 쉽지 않아 시장 세그멘트별 고객별 시장 대응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공급량은 줄지 않고 이에 따라 패널 가격 약세는 지속적일 수 밖에 없으니 현 상황에 대응하겠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OLED를 통한 자신감은 놓지 않았다. 기존 LCD 패널 대비 한차원 높은 기술로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확실한 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아직 OLED 시장이 본 궤도에 오른 것은 아니다. 지난해 40만대를 팔았고, 올해 100만대 판매 목표를 밝혀둔 상황이다. 연간 전체 2억3천만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미미한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 선점 효과와 프리미엄 상품이란 점을 들어 매출도 적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광진 OLED TV 영업마케팅담당 상무는 “지난해 40만대 가까이 출하한 것 중에 절반 물량이 4분기에 나왔다”고 밝혔다.
4분기 OLED 출하량은 18만대 수준이다. 즉 시장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매출 측면으로 봤을 때 고부가 제품이기 때문에 실적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 '경쟁사의 퀀텀닷 기술과 비교 우위가 있냐'는 의문에 대해서는 “차별화된 화질과 디자인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또 다른 니즈를 충족하는 제품”이라며 “퀀텀닷과의 비교는 레벨이 다른 제품이다”고 잘라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에 OLED를 겨냥한 투자에 힘을 싣는다는 계획이다. 올해 연간 투자비용은 4조원에서 5조원 사이로 잡았다.
김상돈 전무는 “여러가지 시장상황과 어느 세대가 효율적인지 검토하기 때문에 정확한 액수를 확정하지 못하고 이 구간 내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투자 집행은 그때마다 탄력적으로 움직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올해 투자에 50~60%는 OLED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향후 미래 투자가 50~60% 이상 차지하는 것이 캐펙스 구조상 맞는 것 같다고 본다”며 “이번 OLED 투자는 새로운 스페이스가 아니라 기존 LCD의 전환투자이기 때문에 투자비 효율과 함께 양산을 빨리 시작할 수 있는 시점까지 검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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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의 기술 격차에 대해서는 경쟁사는 물론 중국 업체들이 쉽게 따라오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테면 대형이든 중소형이든 LCD가 2~3년이 지나야 따라잡을 수 있는 기술이라면, OLED는 5~6년은 지나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LG디스플레이가 가진 인적 구성이나 기술적 구성 등을 고려했을 때 기술력을 따라잡기 위한 시간이 상당히 걸릴 것이기 때문에 차이는 더욱 벌어질 것이란 자신감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