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쇼핑몰이 파는건데도 가격이 제각각?

안희정 기자의 휴대용 유모차 최저가 구입기

인터넷입력 :2016/04/10 15:01    수정: 2016/04/10 15:15

최저가는 온라인 쇼핑에서 변함없이 관심을 끄는 키워드입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소비자가 최저가를 체감하기도 쉽지 않은 것이 요즘 현실입니다. 최저가를 외치는 온라인 쇼핑몰들의 함성소리가 점점 커지다보니, 소비자 입장에선 헷갈리는 측면도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에서 물건값은 같은 쇼핑몰이라고 해도 똑같은건 아닙니다. 사는 경로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가격이 다른 경우도 많습니다.

지난주 기자가 2살 딸아이의 휴대용 유모차를 최저가로 사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기자는 현대H몰에 올라와 있는 상품이 마음이 들어 여기저기 알아봤습니다. 역시나 구매 경로에 따라 가격에 좀 차이가 있더군요. 결론부터 말하면 현대H몰에서 사는 것 보다 현대H몰이 입점해 있는 11번가에서 사는 게 좀 더 저렴했고, 11번가에서 직접 검색해 사는 것보다 네이버쇼핑을 통해 들어간 11번가에서 사는 것이 더 저렴했습니다.

왜 그런지 알아봤습니다.

기자가 산 유모차 모델은 베이비젠 요요 구모델입니다. 신제품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좀 더 싸게 사고 싶어 기자는 구모델을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올해 업그레이드 되어 출시된 '베이비젠 요요' 유모차의 모습. 백화점 가격 75만원.

현대H몰에서 팔리는 베이비젠 요요 구모델 가격은 59만1천400원입니다. 현대H몰에서 자체적으로 약 16%를 할인해주기 때문에 실제로는 49만7천670원에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싸게 현대H몰에서 파는 제품을 사는 것도 가능합니다.

현대H몰은 G마켓이나 11번가 등 오픈마켓에 입점해 있습니다. 11번가에서 같은 상품을 검색해 보니 현대H몰이 판매자인 같은 제품은 가격은 48만2천690원이더군요. 현대H몰에서 직접 살때보다 1만4천980원 더 쌉니다.

반면 네이버쇼핑을 통해 현대H몰에 들어갔더니 같은 제품 가격이 47만2천790원입니다. 네이버 가격비교를 이용해 5%로 추가 할인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네이버쇼핑에서 11번가에 들어가니, 기자가 사려고 한 유모차 가격은 46만2천480원이었습니다. 기자는 여기가 최저가라고 판단하고, 바로 구매했습니다.

(왼쪽부터) 11번가 앱에서 유모차를 검색해 나온 화면, (가운데)네이버쇼핑에서 유모차를 검색해 11번가로 들어간 화면, 주말에 네이버쇼핑에서 유모차를 검색해 11번가로 들어간 화면

상품마다 다르겠지만, 네이버쇼핑에서 검색해 들어간 쇼핑몰의 가격이 쇼핑몰에 직접 들어가서 사는 가격보다 저렴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네이버쇼핑에서 바로 가격 비교를 할 수 있다 보니, 오픈마켓 등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더 많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네이버쇼핑 안에서 추가 쿠폰을 주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습니다.

네이버 가격비교 쿠폰은 네이버가 아니라 오픈마켓이 펼치는 마케팅 전략입니다. 가격비교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업체들은 최저가를 제공하기 위해서 쿠폰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 겁니다.

같은 오픈마켓인데도 11번가에서 기자가 산 유모차가 가장 저렴한 가격에 팔리는 건 최저가 보상제 때문이었습니다. 11번가측에서는 행사기간 내에 주문한 상품의 구매금액이 다른 온라인 쇼핑몰에서 동일한 조건으로 결제한 금액보다 비싼 경우 차액의 110%만큼을 포인트로 보상해 준다고 합니다.

유모차를 사고 며칠 후 주말에 기자는 무심코 이미 구매했던 상품을 다시 검색해 봤습니다. 11번가에서 산 유모차 가격은 더 내려가 있더군요. 기자가 살때만 해도 46만2천480원이었는데, 다시 들어가보니 44만8천820원으로 내려가 있었습니다.

주중보다는 주말에 가격이 좀 싼건 우연한 상황인걸까요? 그런 아닌거 같습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모든 업체가 그러는건 아니지만 판매자들이 주말에 가격을 좀 더 내리는 경우가 꽤 있다고 합니다.

주말에는 마트나 백화점에 직접 가는 소비자들이 많아 온라인 매출이 줄어들다보니, 오픈마켓 등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주말 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해 할인율을 조정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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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얼마전 '온라인 쇼핑, 가격 전쟁만이 살길이다?'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생필품 처럼 가격대가 저렴하고 자주 소비하는 제품을 구매할 때엔, 가격보다 쇼핑 경험이 온라인 쇼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부각했습니다. 그러나 다소 가격대가 높은 상품을 구매할 경우엔 한푼이라도 싸게 사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다음에는 기자가 경험한 직구 세계에 대해 독자분들과 공유해볼까 합니다. 환율이 올라가는 요즘, 직구가 과연 효과적인 구매의 답이 될수 있을지, 꼼꼼히 체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