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개인 인터넷 방송 건전화 실태점검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권고…업계, 시행여부 고민

방송/통신입력 :2016/04/06 12:52    수정: 2016/05/12 18:34

정부가 개인 인터넷 방송 건전화를 위한 자율 규제안을 마련하고 실태점검에 나섰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달 31일 미래부, 경찰청, 주요 인터넷방송사업자 등과 협의회를 갖고 막장 개인 인터넷방송에 대한 사업자의 자정노력을 촉구했다.

이번 협의회에 참석한 인터넷방송 사업자는 아프리카TV, 팝콘TV, 다음TV팟, 판도라TV 등 4곳이다.

지난해 인기 BJ A씨는 아프리카TV 방송에서 '베스트BJ'르 대가로 자신의 여자 친구 등을 성상납 했다고 폭로해 물의를 일으켰다.

방통위는 개인 인터넷방송 개선방안으로 음란, 도박, 성매매 등 명백한 불법정보를 방송하는 악성 개인인터넷 방송진행자(BJ)의 경우 사업자가 즉시 이용해지(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등 시정 조치할 것을 권고했다. 이는 권고 수준이지만, 사실상 사업자들이 무조건 따라야 하는 내용이다.

방통위는 또 사업자들에게 모니터링 인력 보강을 요구함과 동시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인터넷방송 모니터링 강화 및 신속한 통신심의 방침 등도 공지했다.

이어 음란, 선정, 사행성 조장, 욕설, 비하 등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인터넷방송 사업자를 대상으로 실태점검을 실시한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개인 인터넷방송 사업자 계획은?

아프리카TV

이번 방통위의 자율 규제안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되는 사업자는 개인 실시간 방송이 주를 이루는 아프리카TV와 팝콘TV다. 판도라TV는 개인 인터넷방송 ‘플럽’이 아직 베타 서비스 중이고, 다음TV팟은 개인방송 이용률이 전체 서비스 가운데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일단 아프리카TV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시행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다.

협의회 사업자들과 협의해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단, 음란물 등은 현재도 바로 영구정지를 취한다고 설명했다.

또 과거의 경우처럼 영구정지 당한 BJ를 다시 복귀시켜줄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는 확답하지 못했다. 앞으로 어떤 이슈가 발생할지 알 수 없어 단언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유다.

팝콘TV 역시 기존에도 음란물이나 도박 방송의 경우 바로 영구정지를 시켰다는 답변과 함께, 방통위가 보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어 모니터링 인력을 외주사에 맡겨 보다 투명하게 방송 진행자 관리를 진행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판도라TV는 개인 인터넷방송 ‘플럽’이 아직 베타 서비스 중이라 제대로 된 내부 규정이 없다고 설명했다. 단 현재도 소수의 운영 팀 직원이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불법 음란물 방송의 경우는 종료를 시킨다고 말했다. BJ 제재 규정은 아직 없고 협의 중인 단계다.

다음TV팟은 기존에도 관련 법령이나 심의 규정을 근거로 약관/운영 정책을 만들고 음란물이나 도박 관련 방송에 대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와 같은 강력한 제재 조치를 취해왔다고 밝혔다.

■방통위, 칼 빼든 이유는?

방통위가 개인 인터넷방송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게 된 배경은 최근 개인 인터넷방송을 통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내용들이 여과 없이 노출돼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반면 사업자들이 자체 규정에 따라 처벌함에도 단속과 규제가 미흡하다는 허점을 악용해 솜방망이 처벌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아프리카TV의 경우는 영구정지 당한 BJ를 다시 복귀시켜 또 다른 논란을 수차례 낳기도 했다.

이에 방통위는 실태점검을 통해 개인 인터넷방송 사업자가 시행 중인 운영 정책과 약관 등을 꼼꼼히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또 방통위는 집중 모니터링을 통해 문제가 되는 방송과 댓글 등도 면밀히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음란물이나 도박 관련된 방송은 성인 제한을 걸었다 하더라도 명백한 불법이고 바로 처벌돼야 하는 사안이다. 이 부분은 사업자들의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사업자들이 적극적으로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한 만큼 한 달 정도 이행여부를 지켜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막장 방송, 악성 BJ 뿌리 뽑힐까?

그 동안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개인 인터넷방송에 대한 집중 모니터링 계획을 수차례 밝힌 뒤, 문제가 된 BJ에 대해 사업자에게 이용 해지 조치 요구 등을 해왔다.

지난해에도 성행위 등 음란방송, 욕설 등 막장방송, 스포츠베팅 등 도박 조장 방송 등을 지목해 집중 모니터링하고 아프리카TV 등에 수차례 시정 권고 한 바 있다. 특히 작년에는 장애인 비하 발언이 논란이 돼 장애인단체가 반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개인 인터넷방송은 한 플랫폼에도 수천개의 방이 만들어지고 실시간으로 방송이 이뤄지기 때문에 단속의 어려움이 있다. 인기 BJ의 경우 사업자들이 문제를 일으켜도 눈 감아 주거나, 최소한의 이용정지만을 시켜 문제를 되풀이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번에는 방통위가 개인 인터넷방송 사업자를 대상으로 실태점검에 들어가고, 방심위가 모니터링 강화와 통신심의에 적극 나서기로 한 만큼 여론의 이목이 더욱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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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대부분 사업자가 정부가 나설 때만 공지사항 게시판을 통해 이용제재 강화 소식을 알리고, 반짝 제재에만 그쳐 문제가 계속 되풀이 돼 왔기 때문이다. 눈에 띄는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대로 커진 시점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한 곳에서 영구정지를 당하게 되면 다른 플랫폼에 가서 다시 방송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개선책 논의가 시작됐다”면서 “이번 개선방안 시행과 실태 점검에도 개인 인터넷 방송에서 발생되는 문제가 더 심해질 경우 보다 강도 높은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