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인근에 위치한 apm플레이스 쇼핑몰 8층. 이곳에서는 다른 쇼핑몰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광경이 펼쳐졌다. 사람들이 저마다 360도 회전 의자에 앉아 VR(가상현실) 콘텐츠를 즐기고, VR 헤드셋을 통해 가상 승마 체험을 하고 있었다.
국내 VR 기기 업체 고글텍은 29일부터 세계 최초로 VR 콘텐츠를 상시로 즐길 수 있는 ‘VR 스타트업 캠퍼스’를 오픈했다. 중소업체가 동대문 한복판에서 VR 체험 공간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글텍을 이끄는 스티브 최 대표는 “동대문은 외국인들이 쇼핑을 위해 자주 찾는 곳”이라며 “동대문에 위치한 VR 스타트업 캠퍼스를 통해 우리나라의 VR 기술력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VR 스타트업 캠퍼스를 직접 찾아가봤다.
■구글이 주목한 C1-글래스 체험구매 가능
VR 스타트업 캠퍼스가 위치한 동대문 apm 플레이스 외관에는 고글텍이 마련한 대형 현수막이 자리잡고 있었다.
‘국내 첫 VR(가상현실) 전시체험장’이라고 적혀있는 이 현수막에는 고글텍의 자신감이 담겨있는 메시지도 포함됐다. 그 메시지 내용은 바로 ‘Google(구글)이 인증한 C1-glass(글래스) VR 세상을 바꾼다!!’였다.
고글텍 C1-글래스는 아이폰, 안드로이드폰과 상관 없이 VR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뷰어 기기다. 구글의 카드보드 VR 뷰어와 비슷한 개념의 제품이다.
VR 스타트업 캠퍼스에는 C1-글래스를 체험할 수 있는 회전 의자가 10개 정도 마련됐다. 캠퍼스 공간 주변에는 별도의 출입문이 없어 누구나 손쉽게 해당 기기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직접 써본 C1-글래스는 휴대성 부분에서 매우 탁월했다. 한번 쓰고 버리는 제품이라는 인식을 탈피하기 위해 폴리카본 소재를 적용한 것도 눈에 띈다. 안경을 착용한 사람들도 큰 제약 없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C1-글래스는 구글과 박근혜 대통령이 주목한 제품으로도 잘 알려졌다. 구글은 지난 2월 29일 구글스토어를 통해 C1-글래스를 직접 판매하기 시작했다. 타사 VR 뷰어가 구글스토어에서 직접 판매되는 것은 ‘구글 카드보드 VR 뷰어’ 이후 처음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2일 경기도 성남 분당에서 열린 판교 스타트업 개소식에서 C1-글래스를 직접 착용하기도 했다.
고글텍은 동대문 VR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C1-글래스 체험 및 판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스티브 최 고글텍 대표는 “2만원대 가격으로 C1-글래스 제품을 판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누구나 쉽게 VR 콘텐츠 제작하도록 돕겠다”
C1-글래스 체험공간 오른편에는 작은 무대와 함께 VR 승마 체험 공간이 마련됐다. 이중 무대에 세워진 고글텍 ‘드림 카메라’가 눈에 띈다.
‘드림 카메라’는 고프로 4K 카메라 13대로 구성됐다.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3D VR 영상으로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카메라는 개소식 당일 걸그룹 타히티의 공연에도 활용됐다.
최 대표는 “오는 4월 20일까지 무료로 드림 카메라 대여 접수를 받을 예정”이라며 “이후 드림 카메라 대여비는 15만원으로 책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평균 60만원대인 카메라 대여비보다 저렴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관련기사
- "VR 콘텐츠 생태계 만들자" SBS·LG전자·KT·ETRI 맞손2016.03.30
- [G5 출시] 싸고 가볍게...360도 VR 생태계 활짝2016.03.30
- 고글텍, 국내 최초 VR 스타트업 캠퍼스 개장2016.03.30
- VR 저널리즘, 뉴스의 오래된 미래다2016.03.30
스티브 최 대표는 드림 카메라가 손쉬운 VR 콘텐츠 제작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 그는 “누구나 이곳에서 음악 무대를 진행하거나 각종 간담회를 열어도 된다”며 “스타트업 캠퍼스가 VR 콘텐츠 제작뿐만 아니라 VR 관련 제작사 창업도 도울 수 있는 스타트업 오픈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고글텍은 향후 스타트업 캠퍼스 내에서 도시 체험 전망대 공간을 꾸밀 계획이다. 또 반응이 좋으면 전국 각지에 스타트업 캠퍼스를 추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