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알파고 같은 AI(인공지능)를 만들어 한 번 겨뤄보게 했으면 좋겠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의 AI 기술 수준이나 개발현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인터넷 양대 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인공지능 연구와 서비스 개발을 담당하는 'AI 랩'을 각각 운영중이고,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도 게임분야에 한정되기는 했지만 AI랩을 신설, 연구개발이 한창 진행중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해외 유망기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통신기업인 SK텔레콤은 인공지능 플랫폼과 SW개발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세기의 대결로 관심이 뜨거워진 이세돌 9단과 알파고 대국을 계기로 국내 기업들의 향후 AI 투자가 좀 더 활발히 전개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네이버는 지난 2012년 ‘네이버랩스’를 설립하고 1천억원 투자를 발표한 이후, 신규 서비스들을 내놓고 있다. 카카오 역시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는 ‘AI랩’을 운영하며 인공지능 기반의 게임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미 네이버는 AI를 이용한 음성인식 검색서비스와 ‘N드라이브’ 사진 분류서비스를, ‘지식iN’ 서비스에 딥러닝 기술을 적용한 바 있다. 또 카카오도 즉답 검색서비스와 여행지 추천서비스에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알파고를 만들어 낸 구글이나 애플, IBM 등 글로벌 기업들이 오래 전부터 AI 관련 전문가를 영입하거나 관련 기업에 투자하면서 적지 않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아직은 영세한 규모지만, 정부 차원에서도 향후 민간 주도의 ‘지능정보기술연구소’를 설립해 구심점을 만든다는 계획이어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의 대표 IT기업인 삼성도 해외 유망기업에 투자 하면서 AI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해외 주요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미래산업인 AI 분야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구글은 영국의 스타트업인 딥마인드(Deep Mind)를 6억 달러에 인수해 알파고를 개발했고, 애플 역시 AI를 차세대 핵심 기술로 보고 모바일 스트르밍 업체인 스웰(Swell)과 지능형 개인비서 앱 개발 업체인 큐(Cue)를 인수했다. 최근 중국의 바이두도 3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에 AI 연구소를 설립했다.
삼성 역시 올 초 세계 최초의 가정용 로봇 개발 회사인 지보(JIBO)에 200억원 가량을 투자한 데 이어, 인공지능 기술관련 벤처기업인 ‘비캐리어스’에도 투자를 결정했다. 해외 주요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해서는 아직 미미한 규모지만 이 역시 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정부 과제나 투자를 바탕으로 AI 스타트업들이 생격나고 있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카이스트(KAIST)를 중심으로 연구기관의 연구개발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과제로는 인공지능분야 SW 육성을 위한 ‘엑소브레인(Exobrain)’과 ‘딥뷰(Deep View)’ 과제가 꼽힌다. 엑소브레인에는 10년간 1070억원이 지원되며 딥뷰에는 ETRI를 포함해 광주과학기술원, 포항공대, SK텔레콤 등 229개 기관이 참여해 시각 지능 플랫폼을 개발 중에 있다.
카이스트 출신의 ‘루닛’, 엑소브레인 참여기관인 ‘솔트룩스’, 의료관련 기업인 ‘디오텍’ 등이 정부 연구과제와 투자 유치를 통해 제품 개발을 가장 활발히 진행 중이다. 특히, 루닛의 경우 소프트뱅크벤처스를 통해 20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으며 디오텍, 뷰노코리아, 마인즈랩 등 벤처는 의료분야에 특화된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연구소에서는 ETRI가 공동 개발한 자동통번역프로그램인 ‘지니톡’이 대표적 성과로 꼽힌다. 지니톡은 오는 2018년 평창올림픽에 자동통번역 서비스를 선보인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국내 대부분의 인공지능 연구개발 작업이 정부 과제에 의존하고 있어 기업들의 보다 과감한 투자가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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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기술센터 관계자는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 해외 기업들이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투자와 개발이 확대되고 있지만 국내는 아직 이에 대한 투자나 육성이 미비하다”며 “특히 대부분 정부과제에 의존하다 보니 단기간에 가시화할 수 있는 분야 위주이고 인지컴퓨팅이나 슈퍼컴퓨터 등 대규모 투자나 장기간 연구수행이 필요한 분야는 연구진행이 더딘 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부분의 연구소와 대학이 정부과제에 의존해 연구를 수행하는 비율이 68%에 이르고 자체적으로나 혹은 민간과제로 수행하는 기관은 3개 기관에 불가하다”며 “인력확보도 어려워, 인공지능 기업의 약 91%가 50명 미만, 10명 이내도 4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