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이 4번째 대결에서 마침내 구글 딥마인드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의 벽을 뛰어넘었다.
3연패 끝에 첫승이다.
이세돌 9단은 4국 시작 이후 내내 끌려 다녔지만 중반들어 알파고가 치명적인 실수를 한 이후 승기를 잡았고, 알파고로부터 돌을 던지는 장면을 이끌어내며 불계승을 거뒀다. 지금까지 3연패하며 갖고 있던 부담을 어느정도 씻어내는 의미있는 승리였다.
13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4국에서 흑돌을 잡은 알파고는 화점과 소목으로 포석을 놨다.
백돌을 쥔 이세돌 9단은 양화점으로 맞불을 놨다.
초반은 팽팽했다. 알파고가 먼저 공세적인 입장을 취했고 상대적으로 이세돌 9단은 신중한 전술로 나왔다. 실리를 취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이세돌 9단은 4국에서 지금까지와 비교해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초반 판세를 유리하게 이끌지는 못했다.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알파고의 우세가 두드러졌다. 대국을 중계한 프로기사들도 이해할 수 없는 변칙수들에 대해 수시로 당황해했다. 알파고의 의도를 파악하기 힘들어하는 장면이 속속 연출됐다.
그러나 이후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중반을 한참 지나면서 알파고가 치명적인 실수처럼 보이는 수를 둔 후에는 이세돌에 유리한 흐름이 이어졌다. 이후 판세는 이세돌 9단쪽으로 빠르게 넘어갔다. 데미스 하사미스 딥마인드 대표도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곤경에 처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알파고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알파고는 불리한 국면을 특유의 변칙수로 돌파하면서 판세는 혼전속으로 빠져들었다.
혼전 속에 이세돌 9단은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알파고를 상대로 승기를 굳혔고 알파고가 돌을 던지는 장면을 이끌어냈다.
알파고는 1, 2,3국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5판 3선승제로 진행된 이번 대국에서 이미 우승을 확정했다.
그러나 이세돌 9단은 4국을 통해 한판도 이기기 힘들 거라는 일부 전망을 깨고 이번 대국에서 첫승을 거두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 대국이 시작되기 전만 해도 이세돌 9단의 압승을 예상하는 전망이 많았지만 대국이 시작되면서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이세돌이 한판만 이겨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들이 쏟아질 만큼 알파고의 위력은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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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기사들에 따르면 알파고는 이길만큼만 이기는 수를 두는 스타일이다. 강자랑 붙으면 강해보이고, 약자랑 붙으면 상대적으로 약해 보인다는 의미다. 때문에 공략할만한 약점을 찾기도 쉽지 않다. 상대방 입장에서 의도를 예상하기 힘든 수를 왜 뒀는지 파악하기도 쉽지 않다. 부분 부분 실수처럼 보이는 수는 두지만 대세가 바뀌는 실수는 없었다. 그러나 4국에서는 달랐다. 프로기사들이 18급 수준이라고 할 정도의 수까지 뒀다.
이세돌 9단은 마지막 5국에서 알파고를 상대로 또 한번의 승리에 나선다. 5국은 15일 오후 1시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