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가 9일에 이어 10일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승리했다. 우주의 원자 수보다 많다는 바둑판 경우의 수를 계산해 인간을 이겼다.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알파고가 다양한 변수를 계산해내고 비교적 정확한 결과값을 빨리 도출해내는 성능을 갖췄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알파고 승리는 제한된 영역에서 성능을 증명해 보인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10일 김현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지식마이닝실장은 “알파고가 바둑에서 승리했다고 인공지능의 한계가 사라졌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인공지능이 바둑을 두는 것과 이를 산업에 적용하는 것은 다른 문제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IBM왓슨을 예로 들었다. IBM왓슨은 개발 후 7년만인 지난 2011년 제퍼디쇼에서 우승했다. 그러나 퀴즈쇼에서 우승했다고 컴퓨터가 사람의 질문을 완벽히 이해하는 능력을 갖췄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 실장은 “왓슨이 사람의 말을 듣고 퀴즈를 잘 풀어냈다고 해서 기계가 인간의 언어 의미를 완벽히 이해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사람의 언어 속에는 문맥이라는 것이 있다”고 말했다. 가령 사람은 단어의 의미 뿐만 아니라 은유, 비유, 반어법 등을 통해 뜻을 전달한다. 여기에 어조나 감정까지 실려 인간의 언어를 기계가 해석하는 과정은 매우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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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빠른 분석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다량의 정보를 수학적으로 풀어내고 답을 도출해야 하는 분야는 확산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추형석 선임연구원은 “알파고는 인공지능이 수많은 바둑 경우의 수를 분석해내는 능력을 입증했다”며 “인공지능은 과학, 사회현상 속 의미 있는 패턴을 찾아내는데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추 연구원은 가령 인간 DNA를 분석해 암세포를 유발하는 유전자를 찾는데 인공지능이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