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의 승리를 어떻게 봐야 할까?
이세돌 9단이 구글 알파고에게 2연속 불계패를 당했다. 충격도 이런 충격이 없다. 과연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뉴욕타임스는 1국이 알파고 승리로 끝난 직후 ‘인공지능은 진짜 물건(real deal)인가?”란 주제로 전문가 토론 코너를 마련했다. 이 토론엔 ‘인간은 과소평가됐다(Humans Are Underrated)’ 저자이자 포천 편집자인 지오프 콜빈을 비롯한 네 명이 참여했다.
■ 알파고 승리, AI 전문가에게도 충격
콜빈은 인공지능 전문가에게도 알파고의 승리는 충격이라고 주장했다. 또 딥러닝 기술 발달로 전문가에 대한 기본 가치 기준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 칼럼에서 “앞으로는 인간들 사이에서만 발생하는 상호관계를 잘 관리할 수 있는 능력만이 더 가치있어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관점에서 공감 능력이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집단내에서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과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덕목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MD비즈니스스쿨이 하워드 유 교수도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그는 이번 대결로 기계가 의사결정을 할 때 인간의 직관과 흡사한 능력을 보여줬다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진짜 문제는 인간의 능력을 어떻게 개발할 것이냐는 부분이라고 하워드 유 교수가 지적했다. 의학지식을 비롯한 각종 전문 영역이 언젠가는 쓸모가 없어질 날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워드 유 교수는 “후세들은 더 높은 지적, 사회적 기반을 닦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앞으로는 ‘전문가’란 개념 역시 인간들의 상호작용 방식에 좀 더 강조점이 주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하워드 유 교수는 전망했다.
■ 인간능력 향상 기여 vs 아직 멀었다
반면 맥힐대학의 도이나 프리컵 교수는 알파고가 오히려 인간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제퍼디 대회에서 인간을 꺾었던 왓슨이 약학이나 비즈니스 분야에 데이터 과학을 접목하는 기폭제가 됐던 것처럼 알파고의 알고리즘 역시 인간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알파고에 적용된 강화학습은 이미 로봇과 인간의 소통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카네기멜론대학의 엠마 브룬스킬 교수는 알파고의 성취를 인정하면서도 한계를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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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이란 복잡한 게임에서 승리한 건 대단하지만 어쨌든 미리 고정된 게임을 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알파고는 미리 규정된 규칙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인간 세계는 바둑과는 다르다고 브룬스킬 교수는 주장했다. 따라서 게임을 새롭게 규정하는 영역은 여전히 인공지능이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