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가 두 번 째 대국에서도 이세돌 9단을 눌렀다. 또 불계승. 이 9단의 뚜렷한 패인을 분석하기 어려울 만큼 승리의 방식이 충격적이다. 이 9단이나 이를 지켜보는 프로기사들이나 이 9단의 패인을 또렷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겉보기에 이 9단은 (인간 프로기사가 생각하기에) 변칙수에 당했다.
하지만 이 변칙수는 알파고가 생각하기에는 고도의 정수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둑TV에서 해설을 맡은 김성룡 9단은 “알파고를 잘 못 봤다”고 고백했다.
김 9단은 “알파고 때문에 바둑을 새로 배운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그는 또 “1국 때와 달리 2국이 끝나고 난 지금은 인간이 인공지능에 단 한 판을 이긴다면 대성공”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이 9단이 역부족일 수도 있다는 의미로도 들린다.
이날 대국은 알파고의 현란한 변칙수와 빈 틈 없는 집계산이 빛을 발한 한 판이었다.
이 9단은 최대한 조심하는 전략으로 나왔으나 결국 집을 만회하지 못했다.
알파고는 1국과 달리 2국 초반부터 변화를 예고했다.
3번째 수를 알파고가 프로기사와 바둑을 둔 지 처음으로 소목에 뒀다. 지금까지 포석 단계에서 알파고가 소목을 선택한 적은 없다.
알파고의 결정적인 변칙수는 10번째 수가 넘어가면서 나왔다.
좌하귀와 우하귀의 모양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손을 빼고 중앙 상변으로 건너뛴 것. 이 9단은 여기서 장고에 빠져들었다.
이 9단은 그러나 알파고의 변칙수에 안정 기조로 대응했다. 네 귀와 네 변에서 서로 모양을 갖추려했다. 특히 귀와 변에서 실리를 얻는 전략을 택했다.
이후 중반전까지는 흑백이 서로 어울리며 백중지세를 보였다.
문제는 이 9단이 상변에 침투한 수였다.
알파고가 변칙수로 놓았던 바로 그 자리인데 나중에 보니 너무 커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한 점만 잃고 소득을 얻지 못했다.
침투한 돌은 중앙에 뜨고 말았고 자연스럽게 중앙에서 세력 싸움이 벌어졌다.
중앙 싸움이 난전으로 흘러가면서 큰 바꿔치기가 벌어졌다.
이 9단은 뜬 돌을 버리고 우상귀에 실리를 키우며 집 수를 늘렸다.
알파고는 그 대신 뜬 돌을 잡고 상변에서 중앙으로 이어지는 집을 부풀렸다.
하지만 집 차이가 컸고 이 9단은 결국 돌을 던졌다.
바둑TV에서 해설을 맡은 김성룡 9단은 “우리가 알파고를 잘못 봤다”며 “인간이 인공지능에 한 판을 이긴다면 대성공”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분명히 패착으로 보였던 알파고의 수가 결과적으로 계산된 수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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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인간이 해보기 어렵다는 게 김 9단의 관전평이다.
지금까지는 알파고가 인간의 바둑을 배웠으나 이제 인간이 알파고에게 바둑을 배워야 하는 세상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