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세 이하만 데이터 무제한?...'청소년요금제'의 비밀

"데이터 습관, 성인으로 이어져"

방송/통신입력 :2016/03/14 17:26    수정: 2016/03/14 17:26

이동통신사들의 청소년 요금제 전략이 바뀌고 있다. 기존 청소년 요금제가 저렴한 가격대를 유지하기 위해 '데이터 차단'에 중점을 뒀다면 최근엔 데이터 속도나 사용시간을 무제한 사용 개념으로 확대했다.

청소년 시기에 데이터를 제한 없이 사용하는 습관이 생기면, 향후 경제적으로 자립하는 성인이 됐을 때 고가 데이터 요금제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청소년 요금제, 데이터 무제한이 대세(?)

저가 청소년 요금제에서 데이터 무제한 포문을 연 건 LG유플러스가 처음이다. 지난해 12월 LG유플러스는 3만원대에 데이터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청소년 요금제를 선보였다. 음성통화 및 문제 무제한, 750MB 기본데이터 이외에 400Kbps의 속도로 무제한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해당 요금제는 출시 이후 2달만에 가입자 5만명을 유치하는 등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어 KT는 지난 2일 만 24세 전용 요금제를 선보이며 무제한 데이터 경쟁에 뛰어들었다. LG유플러스와 비교해 청소년 요금제 가입 연령을 만 18세에서 24세 미만으로 늘려 가입자 유치에 나선 것이다.

KT의 Y24 요금제는 가장 저렴한 3만원대 요금제를 이용해도 하루 3시간 원하는 시간대에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299요금제를 사용할 경우, 음성통화 및 문자 무제한, 300MB 기본데이터 이외에 매일 지정한 3시간 동안 2GB의 데이터가 제공되고 이를 다 소진하면 최대 3Mbps의 속도로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월5000원에 이용하는 데이터부가서비스(마이타임플랜)를 무료로 제공받는 셈이다.

KT Y24요금제

성인 시장까지 겨냥한 '포석'

기존 청소년 요금제는 요금폭탄을 막아주는 데이터 안심 차단 기능이 주요 차별화 포인트였다. 하지만 가격이 저렴한 대신 청소년들이 실제 필요한 데이터 사용량보다 적어 데이터를 빈번히 충전하는 등 불편함이 컸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연맹이 발표한 청소년 휴대전화 이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68%의 청소년들이 데이터 제공량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또 청소년요금제를 이용하지 않는 청소년들은 제공하는 데이터량이 적어서 이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3.8%로 가장 높았다.

이통사들은 이같은 요구를 반영해 청소년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을 늘리고 있는 추세다.

청소년 시기, 데이터를 무제한 이용하는 습관에 익숙해지면 향후 경제력이 생기는 시기에는 고가 데이터 요금제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이통사에게 이득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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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아직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않은 24세 미만 연령층을 타겟으로 파격적인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은 것도 이같은 맥락 때문이다. KT관계자는 "자체 분석 결과, 20대에서 가장 많은 데이터 요구가 있었다”며 “20대 초반은 경제적으로 본격적인 생산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경제적 약자로 볼 수 있어 성인과 다른 차별화된 혜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KT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Y24요금제 가입 기간을 한정했지만, 시장 반응에 따라 가입 기간을 연장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