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젊고 실속있는 도심 SUV '라브4 하이브리드'

공간 활용성·가속성능 만족...고속주행 소음은 아쉬워

카테크입력 :2016/03/14 08:29

정기수 기자

친환경자동차의 명가 토요타가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국내에 최초로 도입했다.

라브(RAV)4 하이브리드는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한 SUV에 하이브리드의 효율성을 더한 차다. 여기에 주행성능을 강화해 운전의 재미도 잡았다.

토요타는 지난해 프리우스 V, 캠리 하이브리드에 이어 올해 국내 시장에 라브4 하이브리드를 필두로 신형 프리우스 등을 연이어 선보이고 친환경차 강자의 입지를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토요타의 지난해 국내 판매량(7천825대) 중 하이브리드차량의 비중은 32.4%(2천539대)에 달한다. 토요타는 하이브리드 라인업의 보강을 통해 올해 국내 시장에서 작년보다 약 8% 증가한 총 8천500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다.

라브4 하이브리드 주행(사진=토요타)

한국토요타 전략·기획 부문 강대환 이사는 "라브4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한 라인업을 완성해 나갈 것"이라며 "국내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SUV의 붐을 일으키고 확산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라브4 하이브리드의 시승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경기도 청평자연휴양림을 왕복하는 120여km 구간에서 진행됐다.

외관은 지난해 말 국내 출시된 4세대 라브4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가솔린 모델과 거의 동일하다. 4세대 모델부터 도입된 킨 룩(Keen Look)과 Bi-LED 헤드램프, 더욱 커진 하단 그릴이 강렬한 인상을 자아낸다. 차량 측면부와 후면부 등 곳곳에 추가된 하이브리드 엠블럼과 뒷범퍼 위에 'E-Four' 로고가 부착된 정도가 차이점이다.

4.2인치 풀컬러 멀티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사진=지디넷코리아)

실내에는 계기판 중앙에 놓여진 4.2인치 풀컬러 멀티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MID)가 눈에 띈다. 배터리 잔량을 비롯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구동 환경과 실시간 연비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다만 주행 중에는 스티어링휠의 각도에 따라 부분적으로 가려지는 부분이 있어 한 눈에 파악하기 힘들다는 점은 아쉽다.

센터페시아 하단 밑으로 들어가 있는 주행모드 선택과 열선시트 버튼도 낯설다. 오작동 우려는 줄었지만 주행 중 조작하려면 다소 적응 기간이 필요할 듯 싶다.

라브4 하이브리드 실내(사진=지디넷코리아)

가속 페달을 밞으니 차량이 미끄러지듯 나아간다. 전기모터를 이용해 구동하기 때문에 실내는 고요하다. 시승이 평일 낮에 이뤄진 관계로 혼잡했던 도심을 빠져나오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됐다. 외부의 소음과는 달리 조용한 실내와 시트의 편안한 착좌감이 시내 주행의 스트레스를 덜어준다.

이 차는 별도의 프레임이 없는 일체형으로 제작된 모노코크 타입으로 만들어졌다. 오프로드 성능에 승용차가 갖고 있는 도심에서의 편안한 주행을 결합한 크로스오버 SUV의 원조격으로 불리는 모델이다.

라브4 하이브리드 엔진룸(사진=토요타)

남양주 톨게이트를 빠져나오면서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고 가속 페달에 얹은 발에 힘을 넣었다. 초반 가속성능은 하이브리드차량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힘차다.

라브4 하이브리드는 최고출력 152마력의 2.5ℓ 2AR-FXE 엣킨슨 사이클 가솔린 엔진과 143마력의 전기모터가 결합돼 시스템 최고출력 197마력의 성능을 발휘한다. 최대토크는 21.0㎏·m다. 여기에 이 차에 적용된 전자식 4륜구동 E-four 시스템은 전륜의 2개의 모터와 제너레이터 외에 후륜에 1개의 모터·제너레이터가 추가돼 가속이나 코너링, 미끄러운 노면 등 주행 상황에서는 후륜에 동력을 전달해 앞뒤바퀴의 구동력을 적절히 배분한다.

이에 따라 급가속시에는 뒷바퀴 모터가 적극적으로 반응해 가속 페달의 응답력이 한층 빨라진다. 선회 구간에서는 후륜에 더해진 구동력이 롤 현상을 최소화 하며 차체가 균형을 잃지 않게 해준다. 통상 전고가 높은 SUV가 커브길에서 약점을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다만 가속페달을 힘껏 밟을 때 들리는 모터 구동음은 익숙하지 않다면 거슬릴 법 하다. 120km를 넘어서자 큰 만족감을 선사했던 가속감도 이전 만큼 경쾌하진 않고, 외부 소음도 유입된다.

라브4 하이브리드(사진=토요타)

실내공간은 만족스럽다. 운전자를 교체하고 뒷좌석에 앉자 신장 177cm의 기자에게도 레그룸이 여유롭다. 트렁크 공간도 넉넉하다. 배터리가 뒷좌석 아래 들어가 있어 공간 손해를 덜 봤다. 2열 시트를 접으면 적재 공간은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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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운전석 무릎 및 조수석 쿠션 에어백을 포함한 동급 최대 8개 에어백 시스템과 사각지대감지 시스템, 후측방경고 시스템, 경사로밀림방지 시스템, 트레일러 스웨이 컨트롤 등 다양한 안전사양을 갖춘 점도 이 차의 장점이다.

다소 거칠게 차를 몰아붙이며 급가속과 급정차를 거듭한 구간의 연비는 10.2km/ℓ였다. 에코 모드로 연비 주행을 하면 16~17km/ℓ 수준까지 나온다. 이 차의 공인 연비는 13.0㎞/ℓ다. 가격은 4천26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