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딥마인드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고에게 패한 이세돌 9단이 스스로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대국을 앞두고 열린 두 번의 기자간담회에서 승리를 자신했던 만큼 이번 패배는 이세돌 자신에게도 충격적이었다.
그는 대국 후 "알파고가 이렇게 완벽하게 바둑을 둘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진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너무 몰랐다"며 "초반의 실패가 끝까지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알파고를 개발한 프로그래머들에게도 깊은 존경심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https://image.zdnet.co.kr/2016/03/09/hjan_4x2qenJCVBiWkZf.jpg)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는 "전투적이고 창의적으로 게임이 진행돼 흥미진진하고 긴장감이 넘쳤다"며 "알파고가 이겨서 기쁘다"고 말했다.
알파고 개발을 주도한 데이비드 실버 딥마인드 총괄 또한 알파고의 승리에 기뻐하며 "다시 한 번 이세돌 9단에게 깊은 존경심을 표하고, 훌륭한 바둑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경기가 알파고에게도 결코 쉽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실버 총괄은 "많은 노력을 들여서 개발한 알파고인데, 기술적으로 오류나 문제 없이 대국을 끝낼 수 있게 돼서 기쁘다"는 소감을 말했다.
반면 프로기사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이날 대국 현장에서 중계를 맡은 김성룡 9단은 "같은 프로기사로서 충격이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이세돌 꺾은 알파고, 얼마나 강했나?2016.03.09
- 알파고 만든 하사미스 "우린 달에 착륙했다"2016.03.09
- 이세돌 vs 알파고…BBC "알고리즘이 직관 이겼다"2016.03.09
- 이세돌 vs 알파고, 체스대결과 다른 점은2016.03.09
그는 "알파고는 실수를 해도 냉정함을 유지한다"며 "프로기사가 뒀으면 거의 끝났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알파고가 큰 실수를 한 적이 있는데, 그런데도 바둑의 형세가 만만치 않았고 그것이 추후 알파고가 이길 수 있는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국 인간처럼 바둑을 두지 않은 것이 알파고의 승리 비결이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