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스마트카⑩]'자율주행의 정수' BMW 7시리즈

차선 인식·간격 조절 '탁월', 정체시엔 제한적 주행

카테크입력 :2016/03/10 07:07

지금 일반 도로에 주행중인 차량 전체가 자율주행이 가능하다면 어떤 세상이 펼쳐질까? 스스로 차량 거리를 조절해 추돌 사고를 막고, 가속 페달을 무리하게 밟을 필요가 없어 운전 피로도가 덜해질 것이다. 심지어 차량 내에서 보다 편하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오는 2020년 자율주행차가 상용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보다 진보된 자율주행 기술을 내놓기 위한 업체간 신경전이 뚜렷하다. 이미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차량도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기자는 8일 뉴 아우디 Q7에 이어 9일 BMW 뉴 7시리즈 시승차를 제공받아 차량에 탑재된 자율주행 관련 기능들을 살펴보고 있다. 해당 기능의 장단점 파악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의 미래를 느껴보기 위해서다.

BMW 뉴 7시리즈에 탑재된 자율주행 기능은 간선도로와 일반도로에서 어떻게 작동될까? 서울역 연세재단 빌딩-경기도 일산 킨텍스-서울 반포 세빛섬을 연결하는 66km 구간을 주행해봤다.

BMW 750Li XDrive (사진=지디넷코리아)

■간선도로 차선 감지 탁월

시승 차량은 BMW 750Li XDrive 모델이다. 제스처 컨트롤, 디스플레이 키, 전후방 카메라, 뒷좌석 태블릿 등 첨단 IT 사양이 두루 갖춰진 차다. 해당 모델의 주행 성능을 파악하고 싶은 독자는 지난해 말 출고된 시승기를 직접 확인해 보길 바란다. (▶바로가기)

서울역 연세재단 빌딩을 지난 후 강변북로에 진입해 액티브 레인 키핑 어시스트와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켰다. 주행 속도는 강변북로 제한 속도인 80km/h에 맞췄고 차간 거리는 총 4단계 중 1~2단계로 맞췄다. 단계가 낮을수록 차간 거리가 좁아진다는 의미다. 사고 방지를 위해 스티어링 휠을 잡은 상태에서 진행했다. 대신 평소 운전보다 손목 힘을 뺐다.

시승차는 커브 구간이 많은 강변북로 차선을 기대 이상으로 잘 인식했다. 차선 흐름에 따라 스티어링 휠이 스스로 조절되고 있음을 느끼게 됐다. 혹시나 생길 수 있는 차선 이탈을 방지해준다. 차간 거리도 부드럽게 조절된다. 무리하게 제동하거나 가속하지 않는다. 마음 놓고 가속페달에 발을 빼도 될 정도다.

차량 안에 설치된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내비게이션 안내 뿐만 아니라 차간 거리 상태, 제한 속도, 액티브 레인 키핑 어시스트 동작 유무를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굳이 계기반이나 센터페시아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 햇빛에 따라 선명도가 차이 나지만 주행하는데 불편함을 줄 정도는 아니다.

강변북로에 진입해 직접 BMW 뉴 7시리즈 자율주행 기능을 실행해봤다. 헤드업 디스플레이 덕에 자율주행 상황을 편하게 살펴볼 수 있다. 이 때 기자는 가속페달을 밟지 않았고, 스티어링 휠을 잡은 손의 힘을 뺐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헤드업 디스플레이 뿐만 아니라 계기반에서도 차량 자율주행 현황을 살펴볼 수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전방에 트럭이 근접해 있어도 겁을 낼 필요가 없다. BMW 뉴 7시리즈의 자율주행 기능은 운전자를 위한 배려가 돋보였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그래도 전방 주시는 필수

킨텍스~서울 세빛섬 구간은 주로 일반 도로에서 주행했다.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제한 속도는 60km로 맞춰놨다.

일반 도로에서도 BMW 뉴 7시리즈의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작동이 잘 되는 편이다. 신호 정차시 부드럽게 정차 가능하다. 출발 시 가속 페달을 살짝 밟으면 차량이 스스로 제한 속도에 맞춰 주행한다.

하지만 이같은 기능들은 아직 완벽한 자율주행 단계에 이르지는 못했다. 핸들을 놓으면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계기반 디스플레이에서 스티어링 휠을 잡으라는 경고메시지가 5초만에 등장한다. 전방 주시가 필수라는 의미다. 운전자가 경고 메시지를 무시하고 스티어링 휠에 손을 때놓고 있으면 자율주행 기능들의 작동이 해제되며,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BMW 뉴 7시리즈에 탑재된 자율주행 기능은 갑작스러운 끼어들기를 시도하는 차량의 움직임까지는 감지할 수 없다. 전방 차량 움직임에만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행하며 갑작스럽게 끼어들기 하는 차량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차량이 너무 밀착 접근해 본능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아 자율주행 기능을 해제시켰다. 정체구간에서는 자율주행 기능 실행이 어렵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도심에서도 무리없이 작동되는 BMW 뉴 7시리즈 자율주행 기반 기술. 하지만 갑작스러운 끼어들기를 감행하는 차량들의 움직임은 스스로 감지할 수 없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앞으로 BMW는 자율주행시 스티어링 휠이 사라지는 기술 개발에 전념할 방침이다.

BMW는 7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설립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쿠페형 콘셉트카 ‘비전 넥스트 100(VISION NEXT 100)'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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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콘셉트카는 두 가지 종류의 주행 기술이 있다. ‘부스트(Boost)’ 모드는 운전자의 주행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적절한 주행 도로 및 가속 지점 등을 차량 스스로 안내해준다.

반대로 ‘이스(Ease)' 모드로 주행하면 차량의 성격이 완전히 바뀐다. 차량 스티어링 휠과 센터 콘솔이 사라지며 차량 시트와 도어 트림이 하나로 뭉친다. 차량이 완전 자율주행 하는동안 운전자와 동승자가 서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BMW의 설명이다.

BMW 뉴 7시리즈 뒷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