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파손 혐의' 조성진 사장 항소심 5월 중 결론

檢 "세탁기 손괴 시점 원심 판단 잘못돼" vs. 趙 "1심에서 모두 검토 항소 기각해야"

디지털경제입력 :2016/02/26 16:33

정현정 기자

지난 2014년 독일 베를린에서 삼성전자 세탁기를 파손한 혐의로 기소된 조성진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장 사장에 대한 항소심 재판이 이르면 5월 중 마무리 될 전망이다.

26일 서울고등법원 형사8부(부장판사 이광만) 심리로 열린 조성진 사장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에서 재판부는 "3월 말과 4월 말 두 차례 변론기일을 진행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5월 중으로 판결을 선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사장은 지난 2014년 9월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FA 2014 개막을 앞두고 베를린 시내 매장 두 곳에 진열된 삼성 크리스탈 블루도어 세탁기를 고의 파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가 조 사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지만 이에 검찰이 불복해 항소하면서 2심으로 이어지게 됐다.

항소심에서도 조 사장의 유죄를 주장하는 검찰 측과 세탁기 손괴 혐의를 부인하는 변호인 측 주장은 팽팽히 맞서고 있다.

검찰 측은 “원심의 세탁기 손괴 시점에 대한 판단이 잘못됐다”며 피고인의 유죄를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 사장의 변호인 측은 “검사 측이 주장하는 항소이유는 모두 원심에서 상세한 심리가 이뤄졌고 새롭게 추가된 사항이 일체 없다”면서 재판부에 항소 기각을 요청했다.

조성진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장 사장

이날 검찰 측은 "피고인(조성진 사장)이 손을 대기 전에 정상 제품은 손을 떼기만 해도 자연스럽게 닫히던 상태였지만 피고인이 만진 이후에 손을 눌러야만 닫히는 상황이 된 만큼 세탁기 손괴 시점에 대한 원심의 판단은 잘못됐다"라면서 "피고인의 행위는 단순한 테스트 목적이 아니라 명백한 손괴이고 피고인은 이를 인지하고 있음에도 경쟁사 제품을 손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엘지전자 최고경영진이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해외 매장에서 CCTV가 녹화되고 경쟁사 매장 직원과 보안요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의로 경쟁사 제품을 훼손하고 아무일 없다는 듯이 한 시간 가량 더 다른 제품을 살펴보다 떠났다는 것이 공소 사실"이라면서 "이러한 공소사실이 우리가 생각하는 범위 내에서 상식적으로 있을 수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고 맞섰다. 조 사장은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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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검찰 측은 결정적인 증거물인 CCTV 영상에 대해 대검찰청에 분석을 의뢰해 줄 것과 학계 저명인사나 기관을 통해 삼성 크리스탈 블루도어 세탁기의 힌지 부분의 재질에 따른 회복력에 대한 검증을 진행해 줄 것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 중 CCTV 사실조회 요청은 증거로 채택했으며, 외부 전문가를 통한 사실조회 요청은 검찰과 변호인 측의 의견을 받아 다음 기일에 채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다음 재판은 내달 30일 오전 11시 30분 열린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서 증거 채택 여부를 결정한 후 4월 말 한차례 더 변론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