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송통신 업계의 화두인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 공청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관련 업계는 물론 학계, 인가 당국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근 3개월여 동안 심사작업을 진행해 온 정부의 사실상 마지막 의견수렴을 위한 행사라는 점에서, 이후 합병인가 심사작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히 미래창조과학부로 부터 연구용역 의뢰를 받아 발제에 나서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합병과 관련한 이슈중에 어느 대목에 방점을 둘지가 관전 포인트다. 미래부는 그동안 토론회에서 제기된 내용과 이번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 공정거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에서 제시한 의견을 종합해 합병인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24일 오후 2시 더케이서울호텔(금강홀)에서 ‘SKT-CJ헬로비전 인수합병 공청회’를 개최한다.
■ KISDI 발제 후 사업자 간 난상토론 예상
공청회 순서는 크게 발제, 토론, 의견 청취로 나뉜다. 먼저 KISDI에서 발제자 2명이 방송과 통신 분야로 나눠 주요 쟁점을 중립적인 입장에서 설명한다. 이후 합병의 쟁점인 ‘방송통신시장 경쟁에 미치는 영향’과 ‘방송의 공익성 및 유료방송 발전에 미치는 영향’이란 주제로 나뉘어 토론이 진행된다.
토론은 인수합병 주체인 SK텔레콤과 경쟁 사업자인 KT, LG유플러스 뿐만 아니라 학계와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참여한다. 토론은 좌장이 이끌어 간다. 발제자를 포함한 토론자는 총 12명으로 구성됐다. 이어 40분 간 플로어 의견 청취와 이에 대한 답변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공청회의 특징은 이해 관계자들이 직접 참여한다는 데 있다. 그 동안은 학계 등 전문가들이 최대한 중립성을 지키는 쪽에서 각자의 주장을 펼쳤다면, 이번 공청회는 경쟁사들이 자사 이익의 관점에서 비판과 의문을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인수합병 주체인 SK텔레콤이 조목조목 반박하고 방어하는 토론 방식이 유력해 보인다.
특히 SK텔레콤은 근거가 빈약한 경쟁사들의 비방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하면서, 미디어 융합 시대가 되면서 시장의 구분이 무너지고 기업간 결합이 활발히 일어나는 해외 사례를 들어 인수합병의 타당성을 증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해 당사자들이 한 데 모이는 만큼 비교적 신사적으로 진행됐던 지난 토론회 때와는 달리, 난상토론이 불가피해 보인다.
■경쟁 제한성, 지배력 전이, 방송의 공익성 등 논쟁
이번 공청회 역시 이달 초 개최된 토론회 때와 마찬가지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이 몰고올 국내 방송통신 시장의 역학관계를 놓고 열띤 공방이 예상된다.
양사간 기업결합으로 방송통신 시장의 경쟁 제한성이 높아질지, 아니면 오히려 경쟁이 촉진되는 긍정적인 결과를 초래할지 각기 다른 입장과 논리가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 케이블TV 1위인 CJ헬로비전 간 지배력 전이 현상에 대해서도 각기 다른 주장이 제기될 전망이다.
아울러 방송의 공익성, 공정성, 공공성에 저해되는 부분은 없는지,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통합방송법안에 대한 엇갈린 분석들도 나올 전망이다.
경쟁사들은 통합방송법이 유료방송 사업자이면서 전국 사업자인 IPTV 사업자가 케이블TV 방송사(SO) 지분을 일정 수준(33%) 이상 소유할 수 없도록 제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지분 제한을 둘 경우 그 기준을 전국 단위로 봐야 하는지, 아니면 각 지역 단위로 봐야 하는지도 공세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역 권역별로 점유율을 제한할 경우, 23개 지역에서 유료방송점유율이 60%가 넘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게 이들 경쟁사들의 주장이다.
반면 SK텔레콤은 통합방송법의 취지를 규제 확대가 아닌 법의 일원화, 체계화를 위한 것으로 해석, 이번 합병과 통합방송법을 연계하려는 경쟁사들의 주장이 전형적인 '발목잡기식' 행동이라는 반응이다. 합병이 개정법에 위배될 수 있다는 주장에는 방송통신융합을 촉진하고자 하는 수평규제 정책에 반하고, 국제 방송통신 산업 추세를 무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으로 콘텐츠 협상력이 한쪽으로 쏠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콘텐츠 협상력이 비대해지면 콘텐츠 가격이 떨어지고, 콘텐츠 품질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콘텐츠 펀드를 조성, 이를 통해 콘텐츠 시장 발전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이번 공청회의 발제는 KISDI에서 맡아 진행할 예정으로, 민감한 이슈라 구체적인 참석자 명단을 공개하기는 어렵다”면서 “SK텔레콤을 비롯해 경쟁 기업 관계자들, 학계, 시민단체 등이 참석해 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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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과 관련해 국민들의 다양한 의견이 들어왔고, 현재 이를 분석하는 과정”이라면서 “미흡한 점을 보완하고 정리한 뒤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를 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래부와 KISDI는 이번 공청회를 끝으로 예정된 공개 토론 일정을 마무리 할 방침이다. 단, 공청회 결과와 여론에 따라 추가 일정을 결정할 가능성은 열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