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언팩 행사를 통해 전략 스마트폰을 나란히 공개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페인 대전에서는 그야말로 두 회사 간 자존심 대결이 작렬했다.
이날 오후 2시 바르셀로나 '몬주익 올림픽 경기장(Estadi Olimpic de Montjuic)' 부근 산 호르디 클럽의 LG전자 행사장에는 마치 클럽에 온 듯 시종일관 가슴을 울리는 최신 전자음악이 흘러나왔다.
무엇보다 시트콤이나 만화 형식을 빌어 G5를 소개하는 행사 진행은 젊은 참석자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LG전자는 가상현실(VR) 부문 선발주자인 삼성 '기어VR'를 의식한 듯 영상 출연자들이 삼성 기어VR을 쓰고 허겁지겁 대거나 머리가 헝클어지고 눈화장이 지워져 당혹스럽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이날 무게가 118g에 불과한 안경 스타일의 LG 360VR 기기를 선보이며 차별화를 강조했다.
LG G5는 뱅앤올룹슨 (B&OB&OB&O)와 협력해 스마트폰 최초로 ‘돌비 디지털 플러스(Dolby Digital Plus)’를 지원하는 '음악'을 강조했다.
행사의 주인공인 전략 스마트폰 G5의 탈착식 배터리도 마찬가지다. 풀메탈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모듈 방식을 적용해 배터리를 교환할 수 있다는 점을 특별히 강조했다. 삼성 갤럭시S7의 일체형 배터리를 겨냥한 듯하다.
반면 오후 7시 바르셀로나 컨벤션 센터(CCIB)에서 시작된 삼성 언팩 행사에서는 어둠에 휩싸인 대형 큐브박스가 열리며 그동안 베일에 싸였던 '갤럭시S7'의 비밀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싸움터로 나가는 장수의 비장함과 결연함이 베어있는 듯 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하드웨어 중심의 사용자 가치를 강조한 LG전자와 달리 모바일 결제 '삼성페이', 보안 솔루션 '녹스(Knox) 등 삼성만의 특화된 서비스를 강조하는 데 시간의 상당부분을 할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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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7은 '게임론처(Game Launcher)'와 '게임툴즈(Game Tools)', 표준 그래픽 API '불칸(Vulkan) 등 '게임'을 강조했다.
첫 언팩 행사 데뷔무대를 가졌던 스마트폰 사업을 책임지는 수장들의 스타일도 180도 달랐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강하고 카리스마 있는 스피치를 보여줬다면 조준호 MC사업본부장 사장은 연신 미소를 머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참석자들을 사로잡았다. 의상도 달랐다. 고 사장이 깔끔한 정장 스타일의 의상을, 조 사장이 중후한 멋이 느껴지는 버건디 컬러 자켓에 청바지, 캐쥬얼 스타일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