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스페인)=정진호 기자> "단순한 스마트폰 제조사에서 벗어나 모바일 생태계의 주인공이 되겠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언팩 행사를 통해 나란히 모습을 드러낸 삼성전자의 갤럭시S7와 LG전자 G5는 스마트폰이 갖는 확장성과 연결성에 무게 중심을 두고 새로운 모바일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두 회사의 전략과 스마트폰의 진화 방향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과거 '다음은 무엇일까?(What's next?)'라는 화두를 던졌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제 스스로 답을 하듯 스마트폰의 한계를 뛰어넘고 단순히 스펙경쟁이나 하는 제조회사가 아닌 새로운 기회와 소비자들이 원하는 가치를 창출하는 리더로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언팩 행사 공통점은 '스마트폰 그 이상의 무엇인가 있다'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다. 하지만 이들이 가는 길은 약간 달라 보인다.
먼저 이날 바르셀로나 컨벤션 센터CCIB)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첫 데뷔 무대를 가진 고동진 무선사업부 사장은 첫 번째로 무대에 올라 "갤럭시S7과 엣지는 더 큰 혁신이고, 스마트폰 그 이상이다"라며 "우리를 새로운 기회와 경험, 세상을 연결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갤럭시S7-엣지에 적용된 ‘삼성페이’를 예로 들며 언제 어디서나 사람들이 카드를 탭하고 긁는 습관을 모바일 지갑 세상으로 바꿔 놓겠다고 했다. 이어 그는 "갤럭시S7-엣지 출시는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의 한계를 뛰어넘고 새로운 가능성의 세계를 발견하는 커다란 걸음"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내달 3월 내 중국에서 첫 서비스를 시작하는 삼성페이는 호주, 브라질, 싱가폴, 스페인, 영국과 캐나다 등 올해 7개국에서 서비스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미래 새 먹거리로 떠 오르는 가상현실(VR)과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경험과 기회도 강조했다. 이날 행사 무대에는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깜짝 등장해 삼성전자와 페이스북 자회사 '오큘러스' 간의 파트너십을 재차 확인하기도 했다.
단순한 스마트폰을 만드는 제조회사가 아니라 이를 둘러싼 다양한 제품과 콘텐츠, 서비스를 협업을 통해 묶고 엮어서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려는 삼성전자의 강한 드라이브인 셈이다.
LG전자 G5 언팩 행사에는 테판 페르손 뱅앤올룹슨(B&O) COO,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CEO, 찰스 암스트롱 구글 스트리트뷰 총괄 매니저, 니콜라스 해프터메이어 패럿 CMO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LG G5의 제품 기능과 서비스 협업을 강조했다.
이날 '놀이'와 '재미'라는 행사 컨셉에 맞춰 'DJ'가 된 조준호 MC사업본부장 사장은 '스마트폰의 혁신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러면서 조 사장은 "최근 많은 소비자들은 스마트폰 대신 드론이나 액션캠 같은 데서 흥미를 얻고 있다"면서도 "G5와 'LG 프렌즈'라면 스마트폰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조 사장은 "LG G5는 사람들의 즐기고자하는 욕망을 촉발하기 위해 태어났다"며 "스마트폰이 의미하는 바에 대한 흥분이 무엇인지, 그것을 잡아냈다. 매끈하고, 날씬한 풀 메탈 디자인의 G5는 첫 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LG G5는 그 이상의 무엇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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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LG전자는 다양한 사용자 경험과 가치에 방점을 찍은 세계 최초 모듈방식(Modular Type)의 LG 스마트폰 G5와 모듈처럼 물리적으로 탈착하거나 유무선으로 연결할 수 있는 8가지 ‘LG 프렌즈‘ 기기를 공개하면서 LG식 모바일 생태계를 강조했다. 하지만 LG는 G5, X 캠, X 스크린 등 올해 핵심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VR기기, 360도 카메라에 심지어 드론 컨트롤러까지 일제히 선보이며 주목받았지만 서비스 영역인 LG페이가 소개되지 않은 부분은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끊임없는 기술적 기준을 제시하고 스마트폰의 진화를 이끌어 모바일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두 회사의 전략이 갤럭시S7과 G5 언팩 행사에 고스란히 담긴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