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이 227년 전 서명한 영장 관련 법이 미국 전역에 ‘아이폰 백도어 공방’을 몰고 왔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17일(현지 시각) 테러리스트의 아이폰 잠금을 해제해서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그 안에 담긴 내용을 볼 수 있도록 해 주라는 법원 명령을 거부했다.
FBI는 지난 해 12월 캘리포니아주 샌버너디노에서 발생한 무슬림 부부 총기 난사 사건 수사를 위해 애플로부터 아이폰 잠금해제 기술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캘리포니아 법원의 셰리 핌 행정판사는 FBI 요청을 받아들였다. 애플 측에 적절한 기술 지원을 해주라고 명령한 것.
■ 애플 거부로 '모든 영장법' 도마 위 오를 듯
법원이 애플에 ‘잠금 해제 기술 지원’ 명령을 할 때 근거가 된 법은 지난 1789년 제정된 ‘모든 영장법(All Writs Act)’이었다. 조지 워싱턴 대통령이 서명한 이 법은 미국 연방 법원이 관할권을 보조하기 위해 영장을 강제화할 수 있다고 명기하고 있다.
그 동안 이 법은 국가기관이 공권력을 집행하는 근거로 많이 활용돼 왔다. 이를테면 정부가 특정인의 통화 기록을 추적할 때 통신회사들에 도움을 주도록 한다거나, 신용카드 회사들에게 고객 정보를 공개하도록 할 때 주로 이 법을 동원했다.
‘모든 영장법’이 개인 정보 제공의 단골 근거 조항이 된 것은 1977년 대법원 판결 때문이었다. 당시 미국 정부와 뉴욕 전화회사 간 소송에서 대법원은 ‘모든 영장법’이 판사들에게 고객 정보 제공을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것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모든 영장법’은 논란도 적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1977년 대법원 공방 당시 소수 의견을 낸 폴 스티븐스 판사는 기존 판결을 강화하는 등 제한적인 경우에 한 해 ‘모든 영장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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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스 판사는 “모든 영장법이 개인들에게 임무 수행하는 정부를 돕도록 할 경우엔 미국 역사상 전례가 없는 온전한 권한을 주게 된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이번 공방을 계기로 ‘모든 영장법’을 둘러싼 공방이 다시 한번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