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스마트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모바일 분야 세계 최대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세계 이동통신사연합회(GSMA)가 주최하는 MWC는 올해 2월 22일부터 25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그란비아에서 열린다. 올해는 '모바일이 모든 것이다(Mobile is Everything)'라는 주제로 모바일 시장의 미래를 보여주는 차세대 통신 기술과 하드웨어 신제품이 전시된다.
GSMA는 올해 MWC에 모바일 업계와 관련 산업 분야에서 9만5천명 이상이 참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2천개 이상 업체가 참여해 8개 전시홀에 각양각색의 부스를 마련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200개 국가에서 9만3천명 이상이 바르셀로나를 찾았다.
MWC에서 다뤄지는 주제는 모바일 기기부터 네트워크 인프라, 소프트웨어, 서비스까지 모바일 산업 전반의 제품과 기술을 망라한다. 또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맞춰 모바일에 국한됐던 관심 분야가 웨어러블과 스마트홈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행사 성격도 과거 주로 이동통신사 관계자들이 모이던 통신 기술 전시회에서 주요 모바일 제조사와 IT 기업들이 함께 참여해 신제품을 선보이는 행사로 확장되고 있다. 최근 ICT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콘텐츠와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들도 적극 무대 중앙으로 등장하고 있다.
■뜨거운 개막 전야 스마트폰 大戰
MWC 최대 관전포인트 중 하나는 역시 글로벌 제조사들이 선보이는 스마트폰 신제품이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는 매년 MWC 기간에 맞춰 플래그십 제품인 '갤럭시S' 시리즈를 공개하고 있다. 올해는 LG전자도 같은 날 맞불 작전에 나선다. 화웨이와 샤오미, 소니, HTC 등 중국과 일본, 대만 제조사들도 신제품 공세를 예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도 MWC 2016 개막을 하루 앞둔 오는 21일 별도의 언팩 행사를 열고 신제품 '갤럭시S7'을 선보인다. 이 제품은 지난해 호평을 받은 갤럭시S6 시리즈에서 디자인은 크게 벗어나지 않는 대신 성능과 사용성 향상에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처음으로 MWC에서 전략 스마트폰을 공개한다. 삼성전자 언팩 행사가 열리기 다섯 시간 전인 21일 오후 2시 전략 신제품 'G5' 공개를 일찌감치 예고했다. G5는 G시리즈 최초로 메탈 소재를 채택하고 모듈식 착탈형 배터리로 디자인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 레노버,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의 경쟁도 볼거리다. 화웨이는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날인 21일 몬주익익스비션센터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연다. 이미 올해 초 CES 2016에서 신제품인 '메이트8'을 공개한 만큼 스마트폰 보다는 스마트워치 신제품을 공개할 가능성에 좀 더 무게가 실린다. 화웨이는 지난해 MWC에서 첫 ‘화웨이워치’를 발표한 바 있다. 모토로라를 인수한 레노버는 보급형 스마트폰 바이브 시리즈를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샤오미는 올해도 MWC 전시장에 부스를 마련하지는 않지만 처음으로 MWC가 열리는 스페인에서 전략 스마트폰을 공개한다. 휴고 바라 샤오미 글로벌사업담당 부사장은 앞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오는 24일 스페인에서 신제품 공개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되는 제품은 전략 스마트폰인 '미5'(Mi5)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글로벌 시장 진출을 조금씩 준비해온 샤오미의 해외 공략도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불꽃튀는 3번홀 "5G 시대 선점하라"
MWC가 열리는 바르셀로나 피라그란비아에는 총 8개의 전시홀이 있다. 그 중에서도 최대 격전지는 3번홀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비롯해 인텔, 퀄컴, 화웨이, ZTE, 소니, 노키아 등 주요 제조사들과 SK텔레콤, AT&T, 텔레포니카 등 글로벌 통신사들이 모두 이곳에 전시관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3번홀에서도 많은 유동인구가 몰리는 중앙 통로 옆에는 한국과 중국의 대표기업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대형 부스를 차리고 머리를 맞대고 있다. 일본 전자산업의 자존심 소니도 3번홀에 자리잡았다. 소니는 개막일인 22일 오전 자사 부스에서 프레스컨퍼런스를 연다. 외신들은 소니가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엑스페리아Z6 공개하는 대신 웨어러블 제품인 '스마트워치3'와 엑스페리아Z 시리즈 태블릿을 선보일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통신장비 업체들과 통신사업자들은 오는 2020년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5G 시대 선점을 위한 각축전에 나설 전망이다. 글로벌 제조사들을 고객사로 잡기 위한 부품 업체들의 구애도 뜨겁다.
앞서 노키아와 에릭슨은 MWC를 앞두고 각각 5G 기술 투자 계획과 기가비트급 LTE 기술을 선보였다. ZTE는 4K 셋톱박스 동영상 서비스 시연과 글로벌 통신사들과의 협업을 발표할 예정이다. 사물인터넷과 자율주행차, 가상현실(VR) 등 미래 IT 기기들과 서비스 대부분이 5G 기술을 전제로 하고 있는 만큼 기반 기술 선점을 위한 경쟁이 뜨겁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 3사도 5G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청사진을 제시하고 글로벌 파트너사들을 만난다. SK텔레콤과 KT는 각각 부스를 마련하고 5G 관련 통신기술을 알리는데 집중한다. LG유플러스는 별도 부스를 마련하지는 않지만 지난해 연말 새롭게 수장으로 취임한 권영수 부회장이 국제 무대 데뷔에 나선다.
꾸준히 MWC 메인 전시장에 얼굴을 비추고 있는 SK하이닉스도 각국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만나 모바일 솔루션 시장 공략을 위한 차세대 제품을 대거 선보인다.
■글로벌 ICT 업계 거물, 바르셀로나 '총출동'
모바일 업계 뿐만 아니라 글로벌 ICT 업계에서 거물급 최고경영자들이 총출동하는 기조연설도 MWC의 백미다. 지난해에는 황창규 KT 회장이 기조연설자로 나섰지만 올해는 한국인 기조연설자는 포함되지 않았다. GSMA는 올해 처음으로 모든 기조연설 세션을 전용 채널 '모바일 월드 라이브(www.mobileworldlive.com)을 통해 서비스된다.
올해 GSMA가 꼽은 눈여겨 볼 기조연설자로는 데렉 에벌리 퀄컴 사장이 눈에 띈다. 에벌리 사장의 기조연설에는 메르세데스 AMG 페트로나스 포뮬러원(F1) 드라이버 루이스 해밀턴이 함께해 무선 기술이 자동차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지를 논한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올해로 3년 연속 MWC 기조연설에 나선다. 저커버그 CEO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인터넷 보급 사업과 함께 망중립성 등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고 드론 등 신기술에 대한 화두도 던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랄프 드 라 베가 AT&T 모바일&비즈니스솔루션 부문 회장 겸 CEO, 가빈 패터슨 BT그룹 CEO, 샹 빙 차이나모바일 회장, 비토리오 콜라오 보다폰 CEO, 수닐 바르티 미탈 바르티엔터프라이즈 설립자 겸 회장 등 전 세계 통신사 최고경영진들의 기조연설도 빼놓을 수 없다. 이밖에 통신장비 업계에서는 구어 핑 화웨이 순환 CEO, 척 로빈스 시스코 CEO, 한스 베스트버그 에릭슨 회장 겸 CEO 등이 기조연설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 사이먼 세가스 ARM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 등 반도체 업계 인사부터 조나 페레티 버즈피드 창업자 겸 CEO, 마댄 슐만 페이팔 사장 겸 CEO, 파블 두로프 텔레그램 창업자 겸 CEO, 덴 에어리 게티 이미지 CEO 등 인터넷 업계 주요 CEO들도 무대에 오른다.
또 자동차 분야에서는 마크 필즈 포드 사장 겸 CEO가 기조연설자에 포함됐고, 금융 부문에서는 앤 케언즈 마스터카드 인터내셔널 담당 사장이, 가전업계에서는 윌리엄 루 GE 수석부사장 겸 최고디지털책임자가 눈에 띈다.
MWC 기간 중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GSMA 주최 장관급 주요 행사인 미니스터리얼 프로그램(MINISTERIAL PROGRAMME)에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또 국내 전자업계에서는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사업부장 승진 이후 처음으로 언팩 행사에 데뷔할 것으로 보인다. 취임 후 두 번째로 신제품 'G5'를 들고 바르셀로나를 찾는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 사장과의 맞대결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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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조연설 외에도 5G, 기기, 디지털 상거래, 재난대응, 신흥시장, 기업 모빌리티, 게임, 금융 서비스, 사물인터넷, 기계 학습, 모바일 아이덴티티, 프라이버시, 보안, 스마트시티, 가상현실/증강현실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약 50회의 컨퍼런스 세션도 마련돼 있다.
마이클 오하라 GSMA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올해 MWC 행사는 역대 최대, 역대 최고의 흥미진진한 행사가 될 것"이라면서 "생태계 전반은 물론 인접한 산업 분야 리더와 함께하는 뛰어난 컨퍼런스 프로그램은 모바일이 전세계 수십억 명의 일상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