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헬로 M&A 경쟁제한성 “있다” vs “없다”

결합상품 결정 요소 “초고속” vs “이동전화” 공방

방송/통신입력 :2016/02/03 13:40    수정: 2016/02/03 14:00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이후 이동통신시장과 초고속인터넷 부문에서 경쟁제한성이 발생한다는 주장에 찬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또 결합상품 선택에 핵심적인 서비스가 ‘초고속 인터넷’이냐, ‘이동전화’냐를 놓고도 상반된 시각이 제시됐다.

3일 명동 은행회관에서는 미래부가 주최하고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주관하는 ‘SKT-CJ헬로비전 인수합병 전문가 토론회’가 개최됐다.

토론회 1부 ‘기간통신사업 경쟁에 미치는 영향’에서 아주대 김성환 교수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양사의 합병이 수평, 혼합합병 방식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크게 문제될 것이 없고, 만약 경쟁 제한성 심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면 사후에 제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왼쪽부터)이호영 한양대교수, 신일순 인하대교수, 강병민 경희대 교수, 김종민 국민대 교수, 염명배 충남대 교수, 권남훈 건국대 교수, 김성환 아주대 교수, 이경원 동국대 교수, 주진열 부산대 교수.

김 교수는 “시장 점유율을 보면 CJ헬로비전 알뜰폰 가입자가 84만 명인데, 이는 전체 이동통신 점유율의 1.5%에 불과하다. 1위 알뜰폰 사업자가 사라지는 건 안타깝지만 이통시장 경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면서 “초고속 점유율도 낮고, 강력한 1위 사업자인 KT가 존재하는 만큼 경쟁제한성에서 큰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대학교 김종민 교수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이 이종간 결합 상품 판매가 가능해져 국내 방송통신 시장의 심각한 변화를 우려했다. 유료방송 시장뿐 아니라, 이동통신, 초고속 등 다양한 사업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김종민 교수는 “수평결합이 (CJ헬로비전 이동통신점유율) 1.5%를 더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이 합병하면 이통시장의 지배력이 유료방송시장으로 전이되고, 유료방송시장 지배력이 다시 이통시장으로 전이되는 심각한 경쟁제한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결합상품 선택 요소 “초고속 인터넷” vs “이동전화”

결합상품 가입 및 이동에 있어 가장 중요한 서비스가 ‘초고속 인터넷’이냐, ‘이동전화’냐를 놓고도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건국대학교 권남훈 교수는 결합 상품에서 가장 큰 파괴력을 지닌 초고속 인터넷 시장에서 확고한 1위가 KT기 때문에 이로 인한 시장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권 교수는 “통계 결과 결합상품 가입시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고려하는 서비스가 초고속 인터넷이고, 다음이 방송과 유선, 그 다음이 이동통신”이라면서 “초고속 인터넷, 유선전화, 방송은 가구별로 가입이 이뤄져 결합 상품이 이뤄지지만, 이동전화는 개인별 판매가 되기 때문에 결합상품 요소로 보는 건 무리”라고 주장했다.

반면 강병민 교수는 결합 상품의 핵심은 초고속 인터넷이 아니라 이동전화라고 반박했다. 사용자들이 결합상품 선택 시 가장 큰 할인이 가능한 이동전화를 고려할 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즉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 이후 결합상품중 이동전화 요금을 할인하면 얼마든지 이통시장 점유율에 큰 변화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김종민 교수도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합병한 이후 낮은 가격 정책을 내세워 끼워팔기가 이뤄질 것을 우려했다.

김종민 교수는 “결합상품 판매 시 어떤 상품을 제일 할인해주면 이동을 할까 생각해 보면 가계 통신비 중 비중이 가장 높은 이동전화”라며 “이 때문에 50%에 가까운 점유율을 가진 SK텔레콤의 이동전화를 중심으로 결합상품 이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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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김성환 교수는 “가격이 인하될까봐 합병 심사를 하는 경우는 없다”면서 “결합 할인으로 지배력 전이가 가능할 수 있지만 규제에 있어 전세계 표준은 사후에 하는 것이다. 문제가 되면 사후에 규제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또 권남훈 교수는 "결합상품 판매와 관련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 만약 결합상품에 문제가 있다면 이미 그 문제가 드러났을 것"이라며 "이미 정부가 제도적으로 장치를 마련해 놨기 때문에 현재의 결합상품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