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바닷속 데이터센터 구축 실험

"센터 구축 결정 후 90일 내 배치-가동 목표"

컴퓨팅입력 :2016/02/02 13:20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상의 클라우드 운영 기술보다 나은 방식을 찾기 위해 1년간 바다 속에 데이터센터를 구축, 운영하는 실험을 벌였다. MS연구소가 최근 프로젝트 '나틱(Natick)'이라는 코드명으로 그 내용을 소개했다.

MS는 현존하는 지상의 데이터센터 운영 기술보다 나은 방식을 원했다. 급증하는 클라우드 인프라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다.

일반적인 데이터센터는 서버 컴퓨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처리하기 위해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바닷속에선 냉각 효율을 높이고 재생가능에너지도 얻을 수 있다. 또한 데이터센터 자원을 사용하는 인구 절반이 해안에 거주한다. 지상의 데이터센터 위치는 인구밀집지역과 먼 경우가 많은데, 바닷속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면 데이터센터 기반 서비스를 실사용자들에게 더 가까운 곳에서 빠르게 제공할 수 있게 되는 장점이 있다.

MS연구소의 수중 데이터센터 설비 및 가동 실험은 이런 착안에서 구체화했다. 그 원안은 미국 해군 잠수함에서 복무한 군인 출신인 MS 데이터센터 기술 전문가, 션 제임스가 지난 2013년 제출한 사내연구논문(ThinkWeek Paper)에 있었다. 논문은 해양의 재생가능에너지로 작동하는 수중 데이터센터를 묘사했다.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정보혁신실 부실장 출신인 MS연구소 소속의 놈 휘태커가 이걸 읽었다. 그는 물속에 데이터센터를 통째로 집어넣는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한 팀을 꾸렸다. 지난 2014년 8월 프로젝트 나틱이 본격 추진됐다.

MS연구소 해저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나틱 팀 멤버들. (왼쪽부터) 에릭 페터슨, 스펜서 포워즈, 놈 휘태커, 벤 커틀러, 제프 크레이머. 이들 뒤쪽에 작년말 첫 실험을 마치고 바닷속에서 꺼내 온 강철 용기가 보인다.

MS는 공식 사이트에서 프로젝트 나틱에 대해 "세계 각지 데이터센터를 바닷속에 배치하는 일의 장점과 어려움을 이해하는 일"이라 표현하며 "우리는 대략 1년동안 직접 해저 데이터센터를 설계, 구축, 배치해 봤다"고 밝혔다. MS 본사는 1일(현지시각) 공식사이트를 통해 프로젝트 나틱이 시작된 배경과 최근 실험 내용을 전했다.

[☞참조링크: Project Natick]

[☞참조링크: Microsoft research project puts cloud in ocean for the first time]

프로젝트 나틱의 실제 데이터센터 운영 실험은 지난해 8월~11월 미국 태평양 연안에서 1km가량 떨어진 지점의 수심 30피트(약 9.1m) 해저에서 수행됐다. MS는 데이터센터용 랙 하나를 담을 수 있는 직경 8피트(약 2.4m) 원통형 강철 용기를 만들었다. 이 용기는 '레오나 필포트(Leona Philpot)'라 명명됐다. MS의 X박스(Xbox)용 인기 게임인 헤일로(Halo) 등장인물 이름을 땄다. 원통에 충전되는 질소가 기압을 유지했다. 몸체에 붙는 100여개 센서가 원통 안팎의 압력, 습도, 진동 등을 알려 줬다. 센서는 심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관측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이 실험이 심해 생태계에 엄청난 악영향을 주진 않은 듯하다. MS 측은 레오나 필포트의 센서를 통해, 주변을 헤엄쳐 다니는 새우들이 원통에 닿아 딸깍거리는 소리가 그 속의 전산장비에 달린 냉각팬 소음을 지워버렸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원통 속의 전산장비에서 바깥 수중으로 나오는 발열량도 극히 적다고 덧붙였다. 또한 해수의 움직임에서 전력을 만들어낼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는 바닷속에 아무런 에너지를 더하지 않고도 데이터센터를 돌릴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참조링크: Microsoft Plumbs Ocean’s Depths to Test Underwater Data Center]

MS리서치 해저 데이터센터 연구 프로젝트 나틱의 실행 과정. 랙 한대 규모의 전산장비를 집어넣을 수 있는 강철 원통 용기 레오나 필포트를 캘리포니아 연안 바닷속에 넣고 있는 모습.

이위크는 프로젝트 나틱의 실용성이 기존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 방식 전반을 뒤바꿀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MS 홍보실 아티마 찬산차이는 "데이터센터를 승인이나 다른 소모적인 요소로 시간을 잡아먹는 '공사 프로젝트'에서 일종의 '제작 프로젝트'로 바꿈으로써, 데이터센터를 더 빠르게 배치할 수 있게 만드는 가능성을 보이려는 것도 이 프로젝트의 목적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MS의 벤 커틀러 프로젝트매니저는 공식 유튜브 영상에서 "데이터센터를 세계 어디서나 90일 이내에 데이터센터를 배치해 가동되게 하는 게 목표"라고 언급했다.

[☞참조링크: Microsoft's Project Natick Takes Cloud Computing Underwater]

프로젝트 나틱의 성과가 실용화한다면 MS는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과 다른 사업자들의 클라우드 인프라 공급을 빠르게 지원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다. MS 측은 공식사이트에서 "현재 프로젝트 나틱은 연구단계(research stage)"라며 "이 콘셉트를 MS와 다른 클라우드서비스 사업자들이 채택할 수 있을지 어떨지 가늠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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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비트 보도에 따르면 레오나 필포트에 탑재되는 전산장비는 5년 주기로 교체된다. 하지만 이 강철 원통 용기 자체는 계속 재사용 가능하다. 사람 손을 타지 않아도 20년 넘게 물 속에 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이 안에 들어가는 전산장비와 마찬가지로 이 강철 용기를 위한 전력도 재생가능에너지로 공급받을 수 있다.

[☞참조링크: Microsoft’s Project Natick brings data centers underwa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