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몸값, '세계최고' 애플 뛰어 넘을까

시총 224억 달러 차이…실적 결과따라 추월 가능

인터넷입력 :2016/02/01 10:01    수정: 2016/02/01 15:56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잘 나가는 구글이 애플을 제치고 세계 최고 몸값 기업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까?

구글 지주회사인 알파벳의 2015 회계연도 4분기 실적 발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두 회사 시가 총액이 뒤집어질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월29일(이하 현지 시각) 종가를 기준으로 할 때 두 회사 시가 총액 차이는 ‘224억 달러’ 수준이다. 믈론 애플이 5천397억 달러로 여전히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구글 지주회사인 알파벳도 5천173억 달러로 애플을 맹추격하고 있다.

쿼츠, 마켓워치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구글이 1일 발표할 2015년 4분기 실적 여하에 따라선 두 회사 시가총액이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래리 페이지 알파벳 CEO.(사진=씨넷)

■ 아이폰 의존하는 애플, 사업 다양한 구글

지난 해 초 애플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때만 해도 두 회사 시가총액은 비교 자체가 무의미했다. 당시 애플은 시가총액 8천억 달러 주변을 오갔다. 사상 최초로 시가총액 1조 달러 돌파 가능성까지 거론될 정도였다.

반면 당시 구글은 애플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천500억 달러 남짓한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1년 사이에 두 회사 운명을 극적으로 갈렸다.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 주가가 지난 해 40% 이상 뛰어오를 동안 애플 주가는 오히려 소폭 하락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애플의 실적이 나빴던 것은 아니다. 애플은 여전히 놀라운 성적표를 내놓고 있다. 많은 언론들로부터 ‘위기 신호탄’이란 지적을 받았던 지난 해 4분기(애플 회계연도 기준으론 2016년 1분기) 실적 역시 그렇게 나쁜 수준은 아니다.

게다가 아이폰은 또 다시 사상 최대 분기 판매량을 기록했다. 7천478만대를 판매하면서 전년 같은 분기 판매량 7천450만대를 뛰어넘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 가치’다. 애플이 지금까진 역대 어느 기업 못지 않게 잘 해오고 있지만 문제는 장기 성장성이다. 아이폰에 전체 매출의 3분의 2 가량을 기대고 있는 현재 사업 구조를 탈피하지 못하는 한 더 이상의 성장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게 투자자들의 냉철한 분석이다.

핵심 분야인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한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세계 휴대폰 출하량은 2.6% 증가할 전망이다. 금액 기준으로 할 경우엔 오히려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체 휴대폰 시장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82%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예전처럼 피처폰은 제자리 걸음을 계속하고 있지만 스마트폰은 고속 성장하는 상황도 아니란 의미다.

■ 구글, 모바일+ 동영상 사업 강점

반면 구글 지주회사인 알파벳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상대적으로 애플에 비해선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편이다. 검색, 안드로이드, 크롬 등 기존 핵심 사업이 비교적 고르게 역할을 하고 있다.

그 뿐 아니다. 최근 프로바둑 기사를 꺾는데 성공한 머신러닝 분야를 비롯해 로봇, 무인차 등 미래 성장 분야도 차근차근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알파벳이 특히 강점을 보이는 분야는 모바일과 동영상이다. 특히 10년 전 인수했던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가 새로운 매출원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실제로 알파벳은 지난 해 10월 2015년 3분기 실적을 발표할 당시 핵심 키워드로 ‘모바일’과 동영상을 꼽았을 정도였다. 당시 알파벳은 컨퍼런스콜에서 “모바일 검색 매출이 3분기 실적의 하이라이트”라고 강조했다.

‘꼬마 구글’을 이끌고 있는 선다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이 같은 설명에 좀 더 구체적인 살을 붙였다.

피차이는 당시 컨퍼런스 콜에서 “미디어의 무게 중심이 동영상 쪽으로 변해가고 있다”면서 “특히 모바일 쪽이 더 그렇다”고 강조했다. 피차이는 또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동영상 사이트가 놀랄 만한 모멘텀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알파벳이 애플을 뛰어넘는 게 간단한 일은 아니다.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정도 실적을 내놔야 한다. 1일로 예정된 구글의 4분기 실적에 관심이 쏠리는 건 이 때문이다.

■ 사상 처음으로 구글 vs 기타 부문으로 발표

마켓워치에 따르면 구글은 4분기 실적부터 자회사 구글과 기타 부문으로 나눠서 실적 발표할 예정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알파벳의 핵심 사업인 구글이 어느 정도 매출과 수익, 마진을 기록하는지 예의주시할 가능성이 많다. 여기엔 인터넷 광고를 비롯해 유튜브, 클라우드, 안드로이드, 구글 플레이 등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구글이 투자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선 ‘기타 부문’에서도 믿음을 줘야 한다. 무인차를 비롯해 로봇, 스마트 콘텍트 렌즈 같은 미래 산업 들도 어느 정도 역할은 해줘야 한다는 얘기다.

장기 성장 전망이 있어야만 투자자들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알파벳이 4분기에 주당 8.09달러 내외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해 같은 기간 주당 6.88달러에 비해 꽤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수치다.

지난 해 같은 기간 145억 달러였던 매출 역시 169억 달러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과연 알파벳은 투자자들의 높은 눈높이를 맞춰줄 수 있을까? 그 해답 여부에 따라서 세계 최고 기업 자리를 뒤바뀔 수도 있을 전망이다.

그 시금석이 될 알파벳의 2015년 4분기 실적은 1일 장 마감 뒤에 발표될 예정이다.

■ 참고 자료

- Booton, J., Alphabet earnings could push Google parent past Apple as world's most valuable company, MarketWatch, 31, Jan, 2016.

- Liedtke, M, Google parent Alphabet may soon top Apple's market value, AP, 29, Jan, 2016.

관련기사

- Truong, A., Alphabet is within a hair of dethroning Apple as the world's most valuable company, Quartz, 31, Jan, 2016.

- 김익현, '입양아' 유튜브 9년만에 구글 효자 됐다, 지디넷코리아 2015. 10. 26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