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행성 내부 물질 규명하는 연구방법 개발

조병익 교수 연구팀, 초고온-고압 측정기법 개발

과학입력 :2016/01/18 11:33

초고온-초고압 상태를 구현해 물질의 특성을 연구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방법이 국내 연구진이 참여한 공동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초고온-초고압 상태인 지구 중심부나 별 내부에서 물질의 특성이 어떠한지 밝혀내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물리·광과학과 조병익 교수 연구팀이 미국 연구진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초고온·고압 상태에서 물질의 새로운 성질을 측정할 수 있는 기법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초고온-초고압 상태에서 물질의 성질을 측정하면, 별과 행성의 생성, 진화와 같은 기초과학은 물론 핵융합 에너지, 신물성 연구와 같은 미래 기술 개발에 응용할 수 있지만 물리적으로 극한 상태를 생성시켜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물성을 측정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에, 그동안 실제 실험 검증은 매우 제한돼 있었다.

이번에 GIST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극초단 레이저로 구리를 가열한 뒤 초고속 x-선 흡수 분광 기법을 도입해 섭씨 2만도(℃)로 가열된 구리의 물성을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고출력의 극초단 레이저를 구리 샘플에 주사해 10조분의 1초에 걸쳐 섭씨 2만도 이상의 온도로 등적가열(열역학의 과정 중 부피가 일정하게 유지된 상태로 계의 온도를 상승시키는 과정 )했다.

이렇게 생성된 초고온의 극한 상태는 약 1000억분의 1초 동안만 유지되는데, 연구팀은 초고속 x-선 흡수 분광 기법을 이용해 약 1조분의 1초 단위로 전자구조의 변화, 전자 비열 및 전자-포논 결합 등 물성을 측정할 수 있었다.

실험을 통해 연구팀은 초고온 상태에서 구리의 비열과 전자-포논 상호작용은 알려진 것보다 3~6배 이상 증가했으며, 극한 상태에서 열역학적 물성은 기존의 물리학적 지식이 아닌 새로운 전자구조 계산을 기반으로 한 모델을 통해 이해될 수 있음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지난 1월6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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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익 교수(제1저자 및 교신저자)가 주도하고 미국의 UC 버클리,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 스탠퍼드대학교 가속기센터가 참여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자사업과 선도연구센터사업(SRC) 및 기초과학연구원(IBS) 초강력 레이저과학 연구단(GIST캠퍼스 연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조병익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구상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극한 상태 물질의 특성을 연구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한 것”이라며 “철이나 니켈과 같은 지구 중심부 물질이나, 초고밀도의 수소 연료나 수퍼다이아몬드에 대한 물성 연구를 통해 행성 진화 과정이나 신물질 개발 연구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