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돈 주고 보는데”…VOD 광고 '공방'

시민단체 "부당 광고" VS IPTV "부담 절감"

방송/통신입력 :2016/01/06 15:50    수정: 2016/01/06 16:32

“내 돈주고 보는데 왜 광고까지 봐야하나"

“광고 없으면 콘텐츠 가격이 올라갈 수도 있다”

방송 다시보기 서비스인 VOD(주문형비디오) 콘텐츠를 재생하기 전에 나오는 광고가 도마 위에 올랐다.

시민단체와 일부 소비자들은 이미 콘텐츠 비용을 지불했는데도 광고를 봐야하느냐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IPTV 업체들은 광고가 제외될 경우 VOD 콘텐츠 가격을 높여야 한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VOD광고에 대한 집단적인 문제 제기가 처음인 만큼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 당국이 조사에 나설 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 5일 참여연대는 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가 IPTV 서비스 VOD 에 강제로 광고를 삽입해 사용자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부당 이익을 챙기고 있다고 관계당국에 신고서를 제출했다.

유료영화 VOD를 구매한 후에도 광고를 시청해야한다. (사진=참여연대 홈페이지 캡처)

참여연대에 따르면 IPTV 3사는 무료 VOD 서비스, 1천500원 상당의 유료 VOD, 4천~1만 원 상당의 영화 VOD 등의 콘텐츠 재생 전에 광고를 삽입해 이용자들이 이를 강제로 시청하게 끔 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이용자가 동의한 적 없는데다, 거부할 방법도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는 무단 광고 행위이며 이렇게 얻은 수익은 부당한 광고 수입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같은 행위는 공정거래법 제23조(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 제1항 제4호를 위반하고 있고, 전기통신사업법에 명시된 이용자 보호 및 공공복리 증진의 의무도 반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이에 공정위 등에 IPTV 3사에 대한 조사와 시정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위법성을 입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지적하고 있는 공정거래법과 전기통신사업법이 매우 포괄적이기 때문이다.

참여연대 관계자도 “현재 이런 행위를 제재할 법적 제도적 장치가 미미한 것도 문제”라며 “이번 신고를 계기로 판단 기준이 마련되게 하는 것 역시 목표 중 하나"라고 말했다.

공정위 등이 실제 조사에 나설지 역시 관심사로 떠올랐다. 시민단체 에서는 집단적으로 시민들이 민원을 제기한 것이 처음인 만큼 당국이 조사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참여연대가 올 2월 영화 시작전 나오는 광고에 대해 문제를 지적하며 제출한 신고서에는 아직 별다른 답변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IPTV 업체들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책정된 VOD 가격에 광고 수익이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삽입 광고가 일정 부분 콘텐츠 가격 상승을 막아주고 있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소비자가 시청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느끼는 선에서 광고를 제공하는 것은 오히려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IPTV업계 한 관계자는 “광고로 VOD시청에 방해가돼 실제 사용률을 떨어뜨리는 진입장벽이 됐다면 이런 삽입광고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 문턱을 낮춰주는 역할을 하는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고를 보는 데서 생기는 불편함보다 광고로 인해 콘텐츠 가격이 낮아지는 효과가 더 크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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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광고 건너뛰기 등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막고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 선택을 제한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정부에 제출한 신고서에는 시정 방안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건너뛰기 기능 등을 넣어 광고를 안 볼 수 있는 권리를 준다든지, 광고를 시청하면 VOD가격을 낮춰 준다든지 선택권을 줘야한다”고 강조했다.